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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고 있니

좀 더 좀 더

by Michelle Lyu

몸이 말한다


가장 안쓰러운 것은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이다

머리가 듬성듬성 빠진 곳이 여실히 드러난다

낡아가고 있다는 것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절대 반박이니 변명이 불가능하다

확실히 드러나는 모든 갓에 그만 함락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자신을 부여잡고 있는 한 가닥 자존이 도저히 용납이 안 되어서다

계속 허둥대었다

책상 위에 늘어진 책 서류들을 잡다가 스스로 평정을 유지하는 마음으로 잣대를 대었다


괜찮아

좀 쉬었다 하렴

지금은 쉬는 게 더 나은 결정이고 좋은 결과를 이끌 거야

얼마야 아파야 알겠니

2세대를 살았고 가장 정직한 몸이 말을 하고 있는데


스스로 만든 구실 변명이 그럴듯하다

그럼에도 쉽게 쉬지를 못하는 것은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스스로 만들어 갇혀버린 강박관념 때문이다

한 줄의 글이라도 쓰며 스스로를 정리하자 했다

글을 쓰면 정돈이 될 것 같았다


급기야 여백을 열고 한 줄 한 줄에게

위로를 위안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자신의 방법으로 길을 내고 있었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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