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기준대에 울린다 서류 심사라는 명목으로 서류 몇 장으로 한 사람의 인생 학문 전체를 판단한다 그 판단은 무지몽매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다 그럼에도 가장 보편화된 기준으로서 이미 이 일반화를 모두 수긍하고 제도화했다 서류는 통과했다 서류 합격 통고를 받고 기뻐했던 것은 잠시이다
두 건의 인터뷰가 무산되었다 둘 다 일반화의 기준 나이에 걸렸다고 말들 한다 기자단과 연구원 그래 두 세대를 산 사람이다 도저히 시간을 거슬러 한 세대 전후를 산 사람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 삶의 매 순간 성실과 성심을 자신에 가치 체계에 두고 살았다 그렇게 수십 년을 왔다 그런데도 이 모두는 그저 한 사람의 삶일 뿐이다
세상이 요구하는 가장 우선하는 가치 기준인 나이에서 탈락이다 소식을 듣고 잠시 멍했다 그렇담 아예 서류 전형부터 제외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픔이 가슴을 때렸다 추스름이 필요했다 누구에게도 말을 안 했기에 추스름의 시간이 좀 덜 걸릴지도 모른다 허나 가슴에 뻥 뚫린 나이 듦 낡아감을 직시하는 마음은 다른 어떤 때보다 더 아프다
낡아가고 있다 그들은 아는가 젊은 그들도 역시 매일 낡아가고 있음을 가치 판단의 오류는 언제나 미완의 버거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