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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는 마음

49제

by Michelle Lyu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자연 속에 그는 말이 없었다.
사진 속에 얼굴은 우는 듯 웃는 듯 가슴을 아프게 했다
49제
그래 그가 세상에 이별을 고한 지 꼭 49일이 된다.

그의 아들들 종인이와 종오가 제시간에 왔다.
약속 시간과 장소에 정확히...
차에 오르며 아침을 못 먹었을 두 사람을 위해 준비한 김밥과 커피를 건넸다.
동시에 두 사람은 받아 들자마자 먹었다.

어미 잃은 새끼들 둥지를 잃은 새끼들의 모습이었다.
추모관으로 가는 길 자연스레 진경이 가던 날의 상황과 떠남이 주었던 직시할 수 없었던 사실이 가슴에 다시 조용히 밀려와 가슴을 저미게 했다.
많이 오늘을 기다렸다.
밤새 뒤척였고 마음이 순간순간 울컥했다.

한참을 달려 의정부 영주에 도달했다.
곳곳에 자리한 감동 도시 영주란 팻말이 감동이란 단어를 되새기게 했다
산 입구에 차를 세우고 마아가렛 흰 꽃을 한 다발 샀다
진경이가 무슨 꽃을 좋아했더러 순간 생각했다
그러다 늘 프리지어를 보고 좋아했는데 하는 생각에 머물렀다
프리지어는 꽃가가에 없었다
대신 하얀 잎에 노란 봉우리를 한 마아가렛을 골랐다
산을 타고 돌고 돌아 감동 도시란 개톨릭의 성지로 구성된 추모관에 도착했다
진겨이고 잠든 곳은 묻힌 곳에서 바로 앞으로 산등성이가 이어져 굽어져 보고 있었다

병원에서도 산이 보이는 병실에 있더니만
'언니 바로 산이 보여 너무 좋아'
병문안 간 손을 끌어 보여주던 그가 바로 산이 보인 곳에서 다시 말하는 것 같이 생생했다.

눈을 감았다.
핑그르르 눈물이 돌았다
평안히 지내 모두를 다 편하게 도와주고 언니의 평안도 남은 날 지켜주고
추모를 와서도 그의 평안과 모두의 평안을 염원한다

언니 왔어 소리도 없다
왜 이리 춥게 있고 왔어
바쁜데 뭘 왔어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들을 수 없고 답을 들려줄 수도 없다

수십 년지기 대학 후배
49제 추모를 하며 많은 수십년 시간 세월이 고이 잠잠해진
추억과 기억과 마음과 사랑과 연민과 아픔을 가슴에 묻는다

굽이굽이 되돌어 진경이를 두고 내려오는데
진경이를 만나던 그 시간에 반짝이던 햇살이
이른 어둠처럼 흐린 하늘로 배웅을 서두른다

가슴에 다시 말을 남기며
진경아 언니가 살아 있는 한은 종오도 종인이도 좀 더 가까이 두마
내년 생일에 다시 만나자

후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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