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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Lyu Oct 24. 2023

공연을 보고

대한민국 국학 관현악 축제

공연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24년 다시 2회 공연으로 볼 것을 미리 약속하면서
그때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점점이 무대가 조용히 사라진다

대한민국 국학 관현악 축제


축제를 보기 위해 세종 문화회관 M 씨어터로 가는 중이다
같은 학교에서 함께 강의했던 소쌤이 같이 가자고 권했고
수십 년 지기 절친 영순이를 위해 티켓을 한 장 더 부탁했다
공연 전날 티켓 가능하다는 톡을 받았고
감사하고 기쁜 마음에 바로 영순이에게 전했고
21일 17시 공연을 보기 위해
지하철로 움직이기로 했다
위례에서 출발해 지하철을 탔고 둔촌역에서 내려 영순이와 만나 함께 가기로 했다
3시 20분 세종 문화회관 M 씨어터 앞에서 소쌤과 만나 공연 전 간단히 점심이자 저녁을 먹기로 했다
모두 정확한 사람들이라 약속 시간까지 이동 거리 계산 후 움직였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만남은 순차적으로 진행되었다

수년 만에 온 광화문 세종 문화회관 M 씨어터에 이르자 세종 문화회관 M 씨어터를 중심으로 양쪽에서 오르는 계단에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 길거리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서쪽에서 오르는 계단에는 기타 연주하는 사람들이 행인의 귀를 잡았고
동쪽에서 오르는 계단에는 한이 서린 목소리와 함께 곁들여진 춤이 눈길과 가슴을 아프게 잡았다
순간 브로슈어를 한 권 받아 들었다
한이 주는 깊은 울림이 가슴을 아프게 전율케 해서다
심연을 붙잡은 그 울림의 소리는 다름 아닌 청춘 마이크 페스티벌의 한 채터를 담당한 실버 마이크의 목소리였다
청춘이 열정과 혼돈 사이를 마이크로 드높였다면
그 과정 한 채터를 담당한 실버는 실버 세대의 문화 참여와 사회 참여를 결합한 문화 활동을 증진하는 모습으로 다양한 장르의 거리공연을 보였다
비록 한 채터만을 자리했으나
왠지 나이가 들어가는 시간을 지나고 있어서인지
그 반향이 마음에 다가옴이 상당히 신선하고 숙연한 아름다움을 주었다

세종 문화회관M씨어터 앞에서 소쌤을 만났다
학교 동료 소쌤과 절친 영순이를 서로에게 소개했다
바로 근처 부침개 집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부침개 두 장으로 셋이서 간단히 점심이자 저녁을 먹었다
소쌤이 음식값을 지불했다
이번엔 몇 걸음 걷지 않아도 되는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차 한 잔씩을 주문하며 카드를 내밀어 내가 커피값을 지불했다
서로 사는 담소를 나눴다
소쌤의 딸 수지 결혼 이야기가 주 내용으로 이어졌다
시간이 되자 소쌤의 딸 수지가 왔다
얼마 전 딸의 결혼으로 얻은 소쌤의 사위가 오늘 공연을 한다
간략히 인사를 나누고 티켓을 찾아 세종 문화회관 M 씨어터의 티켓 좌석을 찾아 앉았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원의 안내가 끝나자 공연장은
캄캄한 어둠이 찾아왔다
포럼모터에 공연 안내 자막이 들어왔다

정전
어둠
침묵
후 무대에 환하게 불을 밝히며 지휘자 김성국이 입장했다

공연을 연 첫 번째 장르는 관현악 신내림이었다
국악의 거장 박범훈이 경기 무속음악을 주제로 작곡한  것이다
피리의 리드로 장구 북 징 바라 소리와 관현악기와 태평소가 어우러져 한 채터를 장식했다
연주를 하며 모두 모여라 모여라 모여라 가사를 반복함이 묘한 잔잔함을 주며 화합을 이뤄냈다

두 번째 장은 대금과 첼로의 협연이었다
하늘을 향한 노래
Singing to the Sky
는 하늘을 향해 담아내는 염원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게 했다
소쌤의 사위 첼리스트 심준호가 보여준 연주에서 손을 악기처럼 사용해 보여준 비트박스 기법은 아련하게 사람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듯했다
탁 타다 탁
첼로와 대금이 이렇게도 조화될 수 있음이 놀라웠다
심준호가 연주 도중 끊어진 첼로 줄을 손으로 뜯어내 정리하는 모습은 이 곡에 그가 보인 열정이 얼마나 대단하고 진심인 가를 한순간에 알게 보여주었다

세 번째 장은 춤추는 관현악이었다
두 번째 장에서 맹연을 한 지휘자가 아주 조용히 지휘봉을
지휘 단상에 내려놓자 곧 소멸하는 불빛이 어둠을 담아 왔다
장내는 모든 것을 도저히 볼 수 없는 어둠으로 화했다
어둠 속에서 한 점 무대 왼쪽에 조명이 커지고 노란 모자를 쓴 한 사람이 등장했다
그는 계속 춤을 추는 퍼포머로서 지휘를 하기 시작했다
그의 온몸이 악기가 되어 지휘봉이 되어 움직였다
유연했고 집중하게 만드는 굉장한 힘이 있었다
그가 리드하는 대로 나발 연주자는 모두를 흡입하듯 멋진 한 편의 드라마를 연주해 냈다
생동적으로 모든 관람자와 뜨거운 교감을 이뤄냈다

네 번째 장은 일렉트릭 기타와 협주로 이뤄진 능게였다
순간 능게의 의미를 생각해봤다
아직 '능게’라는 말의 뜻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통적 요소의 현대를 현존을 가미한 협주는 굉장한 호응을 유도했다
능게는 행진음악을 말한다
어떤 무슨 의미의 행진을 연주자들이 관객에게 보이고 싶어 했는가를 생각해 봤다
아마도 그것은 현존을 중심에 둔 미래를 향한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여겨진다

공연은 2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연주를 관람하고 공연장을 나서는데 저녁 어스름이 하늘을 덮었다
어두워지고 있었다
밤이 오고 있었다
아주 오랜만 수년 만에 나온 광화문은 살아 숨쉬는 문화 예술 그리고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면모를 그대로 증명해 보여주었다
광화문을 수없이 드나들었던 나날들이 그대로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번역소 일로 오가던 순간이
번역가 협회 번역으로 강의로 오가던 순간이
교보문고에서 책을 고르고 보며 행복했던 순간이
그 모두를 담았던 순간 시간들이
너무 깊게 가슴에 각인되었다

좋은 시간이었다
이런 장을 마련해 준 소쌤에게 너무 감사했다
소쌤의 외동딸 수지에게 감사했고
소쌤의 유일한 사위 첼리스트 심준호의 연주에 감동했고
쾌히 동행한 영순이에게 고마웠다

잊지 못할 순간의 시간으로 기쁜 우리 날을 추억의 한 장면으로 만들 수 있었던 축제의 모든 여정이
심연으로 남겨진다

모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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