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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텀을 시작하며

사유

by Michelle Lyu

일요일 하루 종일 도서관에 있었다

큰 아이 아들이 점심때 전화를 했다


어디 계세요

도서관


뭐 필요한 것 있으세요 커피 한 잔 사다 드러요

아니 괜찮아 밥은 먹었니


그리고 한 10분 후 큰 아이 전화가 다시 온다


도서관 앞이니 잠시 나오세요

괜찮은데


잘하고 오세요

그래 너도 도서관에서 공부하면 좋을 텐데

알아서 할게요

그래 그러렴


읽던 책이 종반을 향해 가고 있었다

두 권의 책을 들고 나왔고

두 권 모두 셰익스피어 관련 책이다


셰익스피어의 화가들

그리고 맥베스

맥베스를 몇 번째 읽는 것인지 모르겠다

페이지마다 읽은 흔적이 무수하다

번역가 아는 이름이고 아니 동문이기에 한 두 번 차를 나눈 적이 있다

단단한 사람이었고

학문에 진심이었으나 국내파와 유학파 사이의 묘한

거리감이 있었다

아무튼 전공자로 많은 해설을 담아냈다

찬찬히 읽었다

다 읽고 다시 읽은 소감과 날짜를 남겼다


종일 책으로 지내서인지

저녁 복통이 일었다

밤새 화장실과 친구가 되었고

그 관계성이 새벽을 지나 아침까지 진행 중이다


9 알의 일상 먹어야 하는 약을 먹었다

Usb

강의안을 넣고

강의 가방을 챙긴다


7월 7일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한 텀이 시작되는 달이다


잠시 숨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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