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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푸른 Feb 04. 2021

믿을 수 없을 만큼 평범한 날들. 9

만약에 이 길이 아니었다면..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길이 아니었던 것 같아..

뒤돌아 가기가 싫어서 앞으로 걸어왔는데

슬프게도 길을 잃어버렸어

잠시 쓰러진 나무 등걸에 앉아

어떡할까

확 돌아가버릴까

쉬엄쉬엄 가던 길로 그냥 갈까

해는 지고

마음은 바빠지고

아쉽고 슬프고

만약에 이 길을 가지 않았다면 나는 행복했을까?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만약에' 위에 서 있는 것일까?

만약에  이 길이 아니라 다른 길로 갔다면.. 만약에  그와 마주치지 않았더라면...

그날 거기에 가지 않았더라면.. 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그 버스를 타지 않았다면..

만약에.... 만약에...


삶이 불안하게 흔들릴 때, 어쩔수 없이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때 나는 스스로를 들여다보기보다는 먼곳에 있는, 가고 싶은 곳을 바라보았다

살아고 있는지 스스로 확신이 들지 않을 때 이루어야 할 것들을 향해 가면 될 것이라 믿었다

오늘은 내일을 위해 거쳐가는 과정일 뿐이라 생각했다

나는 불안하고, 약하고, 믿을 수 없기에 믿을만한 목표와 도달 가능한 미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갈 수 있었던 많은 길들을 지나쳐 지금의 길로 접어들었다.


어떤 것은 옳았고, 어떤 것은 틀렸었다.

대체로 힘겨웠고, 때로는 지루했고, 가끔은 반짝였다

어쨌든 그 모두가 내가 살아온 삶이 되었다

내가 내렸던 수많은 결정들과 선택들이 오늘의 나 자신이 되었다


우리는 늘 결정적 순간의 한 복판에 서있기 때문에  흔들린다 

시험과는 달리 삶에는 정답이 없어서 늘 상황에 맞는, 할 수 있는 선택을 할 뿐이다

살아가면서 또 얼마나 많은 운명적인 "만약에"와 마주치게 될지..그 결정적 순간의 '만약에'에서 또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나는 모른다

단지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이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기를 바라고 기대한다.


매주 월~ 금요일 그림과 글을 올리고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쉽니다

성실하게 주 5일 근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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