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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푸른 Feb 03. 2021

믿을 수 없을 만큼 평범한 날들. 8

점점 더 외로워지게 만드는..

서울은 정말 Big city예요.... 유럽에는 이렇게 압도적으로 큰 도시가 없어요

거기다 서울은 잠들지도 않죠.. 마음만 먹으면 24시간 내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너무 멋지지 않나요? 그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으며 여우와 나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여우가 한숨을 쉬면서 대답했다..


그 Big city에서 점점 더 외로워지고 있는걸요...

서울은 크다.. 엄청 크다

일자리를 찾아 지방에서 꾸역꾸역 올라온 촌놈들은 개봉동과 이문동의 반지하방이나 방학동 혹은 숙대입구의 옥탑방에 자리를 잡았다.

서울에서 가장 낮은 동네의 반지하와 서울에서 가장 높은 동네의 옥탑방 외에는 촌놈들이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시흥 3동 관악산 바로 아래 단칸 자취방에서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02와 031로 전화번호가 갈리는 골목의 끝집.. 서울과 안양의 경계선에 있던  

그 방이 내가 가진 돈으로 월세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집이었다.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돈을 모아 이문동 반지하 방 전세를 얻기까지 서울의 가장 마지막 역인 석수역에서 회사까지 지하철 1호선으로 통근을 했다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 때의 느낌은 '크다'였다

내가 살던 도시도 지방에서는 꽤 큰 도시였지만 서울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첫 출근한 회사 창밖으로 까마득하게 이어진 도시가 보였고 나는 압도적인 도시의 크기에 주눅이 들었다.

춥고 캄캄한 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도시는 화려해서 사람을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내 외로움 위로 간간이 겨울비가 쏟아졌고, 거리의 소음보다 내 숨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날들이 이어졌다



매주 월~ 금요일 그림과 글을 올리고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쉽니다

성실하게 주 5일 근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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