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믿음과 용기에 대하여
내 유년의 겨울은 항상 따뜻했다. 눈이 잘 내리지 않는 남쪽 지방이어서가 아니라
기억 속에서 몸으로 전달되는 온기 때문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코로나에게 일상을 강탈당한 지 1년이 되었다
작년 이맘때쯤 도처에서 창궐하는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외신에서 보도되기 시작할 때만 해도 메르스처럼 잠깐 지나갈 대수롭지 않은 감염병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고 모두가 상상하지 못했던 혹독한 날들이 왔다
희망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날들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이 믿음에 근거는 없다
혹한의 날들이 지나면 봄이 온다 봄은 반드시 온다
새싹이 움트고 꽃이 피면 이 추위는 거짓말처럼 사라질 것이다
사람들은 체온을 나누어 서로 용기를 얻고, 멀어졌던 일상을 일구어 나갈 것이다
이 믿음 때문에 길고 혹독한 계절을 또다시 견뎌 낼 수 있을 것이고
아이들이 자라나 따뜻했던 이 겨울을 추억하게 될 것이다
매주 월~ 금요일 그림과 글을 올리고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쉽니다
성실하게 주 5일 근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