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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푸른 Mar 03. 2021

믿을 수 없을 만큼 평범한 날들. 25

그 돌멩이 하나는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남아있다

봄이 오면 풀들은 푸르게 빛나고 강물은 낮게 엎드려 멀리 흘렀다

가까운 산에는 철쭉이 피었고 벚꽃은 길을 따라 반짝였다

나는 왜 강가에 그 돌멩이를 묻어놓고 왔을까?

마을 어귀 그 강을 동네 사람들은 달성 그랑이라 불렀다

시외버스가 짙은 물을 건너서 항상 바람을 머금고 있던 서숲을 지나면

내 기억 속 유년의 동네, 기계면 현내리에 다달았다

못골띠기로 불리던 외할머니는 늘 문 앞 추자나무 아래서 손주를 기다리셨다

겨울이 지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의 짧은 봄방학을 나는 항상 외할머니와 보냈다

그곳의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밤이 되면 동네 어르신들이 택호를 부르며 찾아왔고

사랑채에서는 밤늦게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나는 햇살에 따뜻하게 데워진 도원 정자 대청에 누워 책을 읽거나 자전거를 타고 강가에 나가 시간을 보냈다 

봄방학이 끝날 무렵에 어머니가 오셨다

나는 강 가에 돌멩이 하나를 묻어놓고 어머니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돌멩이 하나는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남아있다



매주 월~ 금요일 그림과 글을 올리고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쉽니다

성실하게 주 5일 근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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