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수채화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에 서서
그대 숨소리 살아있는 듯 느껴지면
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나와
거리에 투명하게 색칠을 하지
비 오는 날
별다방도 좋고 콩다방도 좋고 아무 데나 분위기 좋은 카페에 들어가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여유 있게 가진 거라고는 시간밖에 없던 날에는
아낀다고 영원히 소유할 수 없으니 그까짓 젊음은 그냥 낭비하는 거라고
어차피 사용법을 모르니 그저 이렇게 흘러 보내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젊음은 가고 예전처럼 시간이 넘쳐나진 않지만
아무렴 어때. 오늘도 흥얼흥얼 노래나 부르며 비 오는 오후를 보낸다
세상 사람 모두가 도화지 속에 그려진 풍경처럼 행복하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