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다
기다린다
그대가 오기를
내가 그대에게 닿기를
기다린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할 수 없는 일이지
손톱을 물어뜯고
발을 동동 구른다
지구가 멈추고
시간이 멎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그대를
기다리는 일은
요즘은 기다리지 않는다
바로 ㅇㄷㅇ 라고 카톡이 날아온다
휴대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어디야?"라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무엇을 기다리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시대이다
GPS 기술은 시내버스가 어디에 있는지 몇 분 후에 도착하는지를 쉴 새 없이 알려준다
내가 부른 택시는 어디쯤 오고 있는지, 내가 주문한 피자 오토바이는 어디로 달려오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휴대폰 화면이 실시간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다림의 의미가 퇴색되고 가벼워졌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어떤 기다림은 대상이 어디에 있는지 최첨단 기술이 알려준다고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다
기다리는 마음은 언제나 초조하고 안타깝다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그 일분일초는 견딜 수 없이 괴롭고 영겁의 시간만큼 길다
오늘도 나는 기다린다
나의 마음이 그대에게 닿기를..
매주 월~ 금요일 그림과 글을 올리고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쉽니다
성실하게 주 5일 근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