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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푸른 Feb 22. 2021

믿을 수 없을 만큼 평범한 날들. 19

기다린다

기다린다

그대가 오기를

내가 그대에게 닿기를 


기다린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할 수 없는 일이지

손톱을 물어뜯고

발을 동동 구른다


지구가 멈추고

시간이 멎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그대를 

기다리는 일은

기다리는 쪽이 괴로울까? 기다리게 하는 쪽이 괴로울까? - 다자이 오사무

요즘은 기다리지 않는다 

바로 ㅇㄷㅇ 라고 카톡이 날아온다

휴대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어디야?"라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무엇을 기다리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시대이다 

GPS 기술은 시내버스가 어디에 있는지 몇 분 후에 도착하는지를 쉴 새 없이 알려준다

내가 부른 택시는 어디쯤 오고 있는지, 내가 주문한 피자 오토바이는 어디로 달려오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휴대폰 화면이 실시간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다림의 의미가 퇴색되고 가벼워졌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어떤 기다림은 대상이 어디에 있는지 최첨단 기술이 알려준다고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다

기다리는 마음은 언제나 초조하고 안타깝다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그 일분일초는 견딜 수 없이 괴롭고 영겁의 시간만큼 길다


오늘도 나는 기다린다 

나의 마음이 그대에게 닿기를..



매주 월~ 금요일 그림과 글을 올리고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쉽니다

성실하게 주 5일 근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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