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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푸른 Jan 28. 2021

믿을 수 없을 만큼 평범한 날들. 4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여우가 말했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냥 아름다운 거야.. 이유 따위는 없어"

내가 아름 답다고 느끼는데 이유가 왜 필요하지?

'개취'라고 하길래 처음에는 나물 이름인가 했다.

그게 '개인의 취향'의 줄임말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조금 놀라웠다.

또래들끼리 통하는 은어를 만들어내는 건 예나 지금이나 흔한 일이라 특별할 건 없지만 '개취'라는 줄임말이 나올 만큼 '개인의 취향'이라는 말이 빈번하게 사용된다는 게 신기했다


중화요릿집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짜장면 짬뽕으로 통일을 외치는 사람들 틈에서 꿋꿋하게 잡탕밥을 주문해본 사람은 안다.

집단주의로 범벅된 대한민국의 조직문화 속에서 개인의 취향을 고수하는 일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우리라는 강력한 테두리 안에 소속되지 않고 아싸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나의 취향이 다른 것을 인정받고 싶다면 타인의 취향이 다른 것을 인정해야 한다

왜 너는 다르냐고 선을 그어 따돌리기보다 쿨하게 취향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타인을 배척하기보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 속에 나를 용해시키기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꼰대들에게 "개취!"라고 통쾌하게 한방 날리는 시건방진 인간들 더 많아지길..

나는 너의 개취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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