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花
한자가 익숙했습니다.
어릴 적 단칸방 한편을 차지한 책장 맨 아랫자리,
표지가 다 바래진 빨간색 작은 옥편이 제 생애 첫 책으로 기억됩니다.
시가 좋았습니다.
첫 시집은 두보와 이백의 시선집이었습니다.
정해진 틀 안에서 극도로 압축된 정형미, 그곳에서 풀려나오는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꽃이 눈에 밟혔습니다.
한 철 피었다 스러지는 찬연한 모습에,
심상 한 자리를 내어 한 장씩 쌓아 올렸습니다.
화락연불소 (花落憐不掃)
꽃이 떨어지는데 아쉬워 쓸지 못하고.
추구집의 시구 중 가장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이 구절에 따라 차마 쓸어내지 못한 꽃잎들을 가지고 한번 놀아볼까 합니다.
매주 화(花) 요일과 목(木) 요일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