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의 소매 속엔 언제나, 달게 목 축일 감주가 흐르네.
감의 한자는 보통 감나무 시(柿) 자를 씁니다만, 본 글에서는 ‘감이름 록’이라는 한자로 차용했습니다.
나무 목 부수(木)에 거칠 추(蔍) 자가 결합되어 감이름 록(木蔍) 자가 됩니다.(뜻 : 감의 이름, 감나무)
거칠 추 자를 파자해 보면, 풀 초 부수(艹)에 사슴 록(鹿)이 되는데 거칠다란 뜻 이외에 ‘원추리 꽃’이란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원추리 꽃을 찾아보았으나, 감 꽃과는 모양이 달라 이 한자는 감의 떫은맛을 표현한 글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주 쓰이는 한자가 아닌지, 현재 네이버 한자사전에만 등록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글자의 모양을 들여다보니 일본 지브리 사 원령공주에 나오는 사슴신을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풀을 머리에 인 사슴이 나무 옆에 있다는 글자 모양이 꼭, 어느 신화 속 산신의 모습을 표현한 것만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접하게 되는 달고 단단한 감은 단감이라 하고, 연시와 홍시, 곶감등을 만드는 감은 떫은맛이 강하고 크기가 큰 감으로 만듭니다. (대표적으로 대봉감이 여기에 쓰입니다.)
우리나라 가을철하면 자연스레 떠오르게 되는 감은 9월 26일 탄생화이며, 꽃말은 자연미, 자애, 장수 등이 있습니다.
감의 이명 중에는 금의옥액(金衣玉液) 이란 이름이 있는데, 황금빛 옷 속에 신선이 마시는 단물이 들어있단 뜻입니다.
시구를 지을 때 저는 이 이명을 조금 변형하여 상상해 보았습니다.
소매 속에 단술을 숨겨두고 홀짝이며 유유자적하게 취해가는 산신의 모습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