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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뜬 Apr 04. 2020

4월 4일

밤의 끝을 잡고서


     

때로 사랑이라는 것이 하늘에 뜬 별 같은 것이 아니라 땅에 선 꽃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늘의 별은 바람이 몰아쳐도 여전히 빛나고 있고 차가운 서리가 내려도 변함없이
제 모습을 지켜가지고 있지만 이 땅에 피어나는 것들은 그렇지 못하지요.


바람에 휘날리고 서리에 쓸리고 때가 되면 결국 지고 마는 생의 숙명을 지고 있습니다.
사람처럼 말이지요.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들이 굴레입니다.
사랑 역시 때로는 이런 굴레에서 별보다는 지상에 머문 피조물처럼 머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나부끼는 모습을 보며 나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당신이 쓸려 가는 모습을 보며 생각할 수밖에요.  

살아간다는 것이 답은 없지만 때론 가면 길이 되기도 하고 가다보면 해결책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삶에서 피어나는 봉우리 같은 것임에도 그렇질 못하는군요.
사랑에는 기다려줌이 없고 사랑에는 돌아봄이 없는 까닭입니다.
그저 그 시간이 날아가 버리면 그 순간이 날아가 버린 다음에는 사랑은 이미 찍혀버린 한 장처럼 남습니다.


사랑은 시간을 닮아 있고 시간처럼 흘러버림으로서 오늘을 닫아버립니다.
첫 걸음을 막 옮긴 초보 순례자 같은 나에게는 참으로 무서운 일이기도 합니다.

때론 운명론에 목매여 있던 나도 이제는 더 이상 운명론을 입에 담지 않게 되었습니다.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우리를 살얼음판 같은 미래로 던져 버릴지도 모르니.
그러니 나는 노력하고 쟁취하는 기획자이자 투사처럼 운명론이 말고 개척론을 우리 앞에 내세우게 된 이유입니다. 그러니 만남은 운명이었고 나아갈 길은 개척이겠죠.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울렁이는 감정의 파도 속에서 나는 또 고민합니다.

 오랫동안 회피하고 모르겠다는 핑계로 멀리했던 그 답을, 당신이 나타난 순간 난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저 당신과 함께 하는 나날들 속에서 오롯이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었죠.

오늘도 치성과 같은 기도를 올리며 답을 찾아 나섭니다.

어둔 밤입니다. 그리고 차가운 밤이 도래했네요. 봄은 깊었지만 밤은 여전히 차갑운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떠드는 밤입니다. 그리고 나도 우리의 이야기를 곱씹어 봅니다.

당신의 하루는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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