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뜬 Apr 14. 2020

4월 14일

그저 그런 날에, 장마처럼 무엇인가 쏟아지는 날.


분명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제각기인 것처럼

세상에는 수많은 형태의 사랑이 존재할 테죠.

     

오래전 나 역시도 사랑 비스무리한 것들을 해왔었습니다.

다 다른 모습이었고 또 다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었어요.

과거의 감정들을 사랑이라고 단순히 표현한다는 것이

당신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일입니다.

     

그 역시 사랑이라는 말로 포함시킬 수 있는 그 어디쯤의 과거이기는 하였으나

그대와 내가 하는 사랑은 그것들과는 또 다른 것이죠

.

예전의 유물 같은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며

더 커다랗게 다가오고 있기에 같은 사랑이라 불리는 것이

참으로 애석할 따름입니다.

만약 사랑 위 더 상위의 단어가 있다면 당신에게 붙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지난 밤 당신은 아픈 몸으로 다양한 고민들을 이야기했고

불안감이 장마처럼 내리는 밤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분명 삶의 모든 것들은 불안정한 것들이죠.

나 역시 정말 오랜 시간 끙끙 앓는 아이처럼

열이 너무 올라 숨마저 헐떡이는 어느 구석진 방의 가냘픈 숨소리처럼

그렇게 고민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을요.

다행스럽게도 나는 남들보다 그런 시간이 빨리 찾아왔고

20대의 에너지 대부분을 그 답을 찾는데 사용했기 때문에

지금은 그런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불현 듯 위기가 찾아와도 또 우울과 걱정이 장마처럼 쏟아지더라도

이제는 그것에 휘둘리지 않는 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무엇이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군요.

당신에게 무엇을 전해야 그 고민들이 바람에 밀려가는 구름처럼 떠나갈지 알 수가 없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릇이 커지는 일과 같습니다.

그러니 산다는 것 자체가 모든 것이 성장통이죠.

만약 그릇을 넓히는 일을 외면한다면 더 큰 것들을 담을 수 없을 것이고

매번 그릇보다 큰 일을 만난다면 깨지고 휘어지고 또 잃고 말 것이겠죠.

그러니 잠이 많은 나 역시도 그런 생각들을 들 때면

또렷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느 날 당신이 눈을 떴을 때 당신은 변하였음을 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이든 세상 모든 것이 가능성임을 인지하길 바랍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한편에서 보면 참으로 지옥 같은 일일지라도

또 한편에서 보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니까요.

신은 이미 우리에게 숨을 불어 넣는 순간 기회를 준 것 일지도요.

    

 


매거진의 이전글 4월 11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