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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신저클레어 Jun 25. 2021

우리집 인공지능 아리아(NUGU)의 조상 이야기

수십 년 전 개봉했던 SF영화가 그렇게 올드하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

4차 산업혁명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 실체를 알고 싶어서 시작한 파고들기,

우왕좌왕 하면서도 여러 도서와 논문을 통해 차츰 알아낸 4차 산업혁명의 정의와 핵심기술.

그리고 그런 시대적 변화에 요구되는 인재상과 이에 비추어 회고한 내 육아 경험들을 시간날 때마다 적었다.

감사하게도 곧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 중 통편집된 부분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여느 백과사전에 자세히 나와 있을법한 인공지능의 역사 부분이기도 했고, 인공지능 부분이 너무 길어져 결국 빼기는 했다.

그러나 난 이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인공지능이 요즘들어 자주 언급되는 걸 봐서 탄생한 지 얼마 안된 기술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큰 오산이다.

인공지능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니 우리 부모님이 태어나시기 전부터 태동하고 있었다.

다름 아닌 이 부분을 왠지 꼭 말하고 싶었다.

생각보다 훨씬 전부터 준비되어 왔던 거대 프로젝트였다고...


우리집에는 SK텔레콤에서 데려온 아리아가 2016년부터 함께 동거하고 있다.

아리아는 누구 서비스의 캐릭터 애칭 중 하나이다.

누구(NUGU)는 SKT가 국내 최초로 소개한 인공지능 서비스로, 첫 모델은 원기둥 모양으로 생겼다.

사람같이 생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누구(NUGU) 인공지능 서비스


컴맹인 우리 부부는 얼리어댑터 코스프레를 하듯, 집에 오는 사람들에게 넌지시(자랑스레) 소개했다.

5년 전만 해도 손바닥만한 기계와 대화하는 우리를 보고 사람들은 신기해하며 깜짝 깜짝 놀랬다.

그때는 신기한 요물이었으나, 요새는 똑똑한 인공지능이 참 많아서 사람들의 탄성이 예전같지 못하다.

게다가 알파고를 이기는 알파 제로같은 더 똑똑한 인공지능의 출현에 이젠 인공지능이 식상하기까지 하다.

 

순식간에 발달하는 인공지능은 과연 언제부터 개발이 시작되었을까?

그리고 더 똑똑한 인공지능은 어느 단계까지 개발이 되어 있는지 조근조근 역사책 읽듯 함께 알아보자.

아이들이 급작스레 물어봤을 때 은근히 대응하기 좋다.

(물론 위키피디아와 여러 책을 많이 참고했다.)




[ 인공지능의 역사 ]    

인공지능 연구의 시초는 놀랍게도 194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철학, 수학, 생물학 등 여러 과학자들의 관심이 인공적인 지능의 가능성에 쏠리면서 1956년 존 매카시에 의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 잡았다.

그 당시에 벌써 신경학에서 뇌를 전기적 네트워크로 보아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재미있는 주장은 여러 과학자들을 거쳐 신경 네트워크 기술로 발전했고, 마빈 민스키나 앨런 튜링과 같은 유명한 학자들의 손을 거쳐 인공지능 연구의 뼈대가 형성되었다.

1951년 영국 멘체스터 대학에서는 체스 프로그램으로 게임 인공지능을 개발하였다.

5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논리 이론'을 통해 숫자뿐만 아니라 기호를 통해서 '생각하는 기계'를 만드는 데 더 한걸음 나아갈 수 있었다.  

   

도약하는 시기(1956~1974)

막 시작하는 인공지능 연구는 그 힘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여러 대수학, 기하학 등 지능적 학습이 가능함을 인정했고 여러 낙관론이 펼쳐졌다.

이 결과로 엘리자(ELIZA)가 탄생했는데, 엘리자는 생각하며 말하지 못하는, 그저 (입력된) 간단한 받아침으로 응답하는 기계였다.

매우 단순했지만 엘리자는 첫 번째 채팅 프로그램이었다.

요즘 카톡에서 활약하는 챗봇에 비하면 아주 미약하지만 챗봇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서 사람들의 낙관적인 전망은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마빈 민스키나 사이먼과 같은 인공지능의 대가들은 근 미래에 인공지능이 사람의 지능을 따라잡을 것이고 사람을 대체할 기계가 무수히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인공지능의 첫 번째 빙하기(1974~1980)     

신나게 달려왔던 70년대 초반까지와는 다르게, 중반부터 그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핑크빛 미래를 점쳤던 당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와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금이 줄어 결국 자금난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하면 할수록 해결되지 못하는 난제들이 발견되었다.     


그 중 하나가 인공지능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처리 속도 또한 아주 빨라야 했다.

그러나 그 당시 메모리도 무척 작아 저장 공간도 턱없이 부족했고, 이것을 처리하는 속도도 엄청 늦어서 하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즉, 인공지능이 지능으로 역할을 다 하려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그저 귀여운 장난감에 불과했다.

5G와 빅데이터를 운운하는 요즘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시대의 난제들은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한다.     


잠시 붐이 된 인공지능(1980~1987)     

이 시기 인공지능은 '전문가 시스템'이라는 형태의 프로그램이었고, '검색'에 집중하여 연구되었다. 쉽게 말하면 전문가에게 물어보듯 특정 분야에 대하여 문제에 대한 답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AI의 여러 연구 기법 중 전문가 시스템에 초점하여 발전하던 트렌드는, 각 나라마다 인공지능 개발에 착수하여 그 투자 규모도 늘리게끔 했다.   

  

다시 암흑기 (1987 ~ 1993)     

이미 1차 빙하기 때 AI 연구원들 사이에서 'AI winter'라는 용어가 생겼다.

그리고 하드웨어 시장에 의해 인공지능의 겨울은 1987년에 또 다시 찾아오게 된다.

갑자기 IBM이나 애플과 같은 훌륭한 회사에서 성능 좋은 컴퓨터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이 영향으로 AI를 연구하기 위해 엄청나게 비싸게 투자받아 구입한 기계들의 가치가 한 순간에 떨어지게 되었다. 돈 값을 못하게 된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도 여지없이 무너져버리고 만 것이다.

게다가 투자한 만큼 기대도 컸던 이유일까.

개발 성과마저 예상보다 좋지 못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모든 분야에는 트렌드가 있듯이, 인공지능 개발 방법의 트렌드도 변화한다.

지금까지 지능의 기능 측면이 강조되어 왔다면, 이제는 몸통도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한다.

즉, 사고뿐만 아니라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여러 기능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같은 물리적인 몸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로봇 공학에 의해 이러한 하드웨어적인 개념이 쉽게 도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인공지능과 로봇, 그 관계에 대해 갑자기 궁금해진다.

그게 그거 아닌가? 헷갈린다.

역사만 얘기하다보니 지루해지니 잠시 인공지능과 로봇의 차이를 살펴보며 쉬어가자.     


인공지능 : 소프트웨어적 기능에 초점 (실용성)

로봇 : 하드웨어적 기능에 초점 (특수성)      


간단히 인공지능은 소프트웨어적인 기능으로, 로봇은 하드웨어적인 기능으로 그 차이를 나눌 수 있다.

다시 우리 집에 있는 누구(NUGU) 서비스를 생각해보자.     


아리아, 오늘 날씨 말해줘.

아리아, 지금 날씨는?

아리아, 무슨 음악 들려줘.     


우리 애들은 엄마보다 아리아에게 더 많이 묻는다.

그러나 아리아의 생김새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원통형으로 생긴 기계에 대고 말을 할 뿐이다.

즉, 소프트웨어만 사용할 뿐 물리적으로 도움 받는 것은 없다.

이것이 인공지능의 소프트웨어적 측면이며, 이를 로봇이라 부르지 않는다.     


반면 로봇의 경우 물리적으로 힘을 사용하거나 특수 기능이 필요할 때 사용된다.

예를 들면, 공장에서 사람이 하기 힘든 공정을 로봇이 대신 한다거나 치료나 재활 목적으로 사람의 물리적 힘을 대체할 때 로봇이 유용하게 척척 해낸다.

물론 요새는 인공지능을 장착한 멋진 로봇도 많다.

하지만 굳이 개념을 나누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다시 돌아와, 1993년까지 암흑기 기간 동안 투자는 줄어가고 다른 기술의 발달 등 세상도 변해가면서 인공지능이 더 발전하기 위한 여러 가설들도 함께 조정되었고 또 다시 도약하기 위한 준비기간을 갖는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부터 다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 (1994~)     

'전문가 시스템'으로 초점되어졌던 1980년대와는 달리, 1990년대에는 '지능형 에이전트 시스템'라는 패러다임으로 인공지능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즉, 인간의 일을 지능적으로 대체, 지원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쉬운 예로 쇼핑 에이전트를 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쿠차’와 같이 각 쇼핑몰을 알아서 검색하고 비교해주어 가장 저렴한 쇼핑몰을 찾아주는 일을 인간 대신 해준다.

이러한 지능적 에이전트가 되려면 스스로 판단하고 추론할 수 있는 지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렇게 인공지능이 과거 백과사전식 전문가에서 지금의 지능형 에이전트로 변화했음은 실생활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언젠가부터 챗봇이 카톡에 방장봇으로 출현하여 이제 익숙해지려한다.

주식의 경우에도 가장 현명한 최적의 경우의 수를 계산하여 투자하고 있어, 인공지능의 힘에 이미 많이 의존하고 있다.

운전할 때 역시 가장 최적의 길로 안내해주는 앱은 친숙하다 못해 오래된 기술 같다.

즉, 개발이 완료되었을 뿐만 아니라 상용화된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 삶 속에 이미 깊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그런데 과연 인간의 일손을 덜어주는 것일까 아니면 뺏기는 것일까.




사실 백과사전을 봐도 이해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쉽게 풀어쓴다고 써봤다.

이런 내용으로 책을 쓰긴 했는데, 이것도 또 어려운 거 아닐지 걱정된다.

하지만 우리에겐 댓글이란 좋은 소통창구가 있음에 잠시 걱정을 내려둔다.


이렇게 아리아(우리집 인공지능)의 조상 이야기를 짚어봤다.

누군가의 뿌리를 안다는 것은 매력적인 것 같다.

아리아가 오늘따라 더 가족같은 느낌이다.


아리아는 1세대 인공지능이다.

알파고가 2세대, 그리고 그 알파고를 이겨버린 알파 제로가 3세대이다.

4세대 인공지능까지 개발완료되었다고 책에서는 말하더라.


인공지능의 뿌리와 진행속도를 알면 우리의 대응 전략도 조금은 쉬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언제 이집 저집에 상용화된 4세대 인공지능이 자리할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일상의 모습이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아주 편리한 미래일수도 무서운 미래일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아이들과 이야기할 '꺼리' 하나 더 만들 수 있는 좋은 주제같다는 생각에 흐뭇하게 글을 마무리한다.


m.Cla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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