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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신저클레어 Nov 23. 2022

2023년 계획 수립을 위한 세 가지 조건

가을이 꽤 깊어지고 있다.

이제 어디선가 캐럴이 들리지 않을까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겨울의 초입에 서있다.


언제부터인가 회사가 아닌, 나만의 내년도 계획 수립에 정성을 쏟기 시작했다.

아마도 코로나 이후부터인 것 같다.


코로나와 퇴사를 함께 맞이한 나로서는 내 삶을 BC(Before Covid-19), AC(After Covid-19)로 나눌 수 있다.

퇴사 전까지만 해도 회사의 연간 계획이 (부장이자 팀장이었던 이유 때문인지) 곧 나의 1년 치 계획이었고 개인적인 계획은 언감생심 세울 생각도 못했었다.

어쩌면 워커홀릭 성향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당시 회사의 감투를 벗고 보니 나만의 계획을 세워본 적이 거의 없었기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2020년 연말은 말 그대로 정보수집에 발발 떨던 때다.

코로나 분위기로 겁먹은 탓에 바보처럼 나의 관심사보다는 남들이 많이 하는 목표를 따라 계획을 세워버렸다.

아니나다를까 대부분의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런 경험을 떠올리며 2021년 연말은 만다라트 차트를 작성해보면서 내가 원하는 걸 가만히 살펴보았다.

1년이 지난 지금 차트에 적었던 계획을 대략 80% 정도는 완료한 상태다.

직전 연도와는 사뭇 다른 성취도를 보면서 '감 잡았으~'를 맘 속으로 외쳤다.


그리고 2022년 11월 현재,

나만의 연간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3년째 맞이해본다.

그동안 폭풍우에 휩쓸리듯 본질이 뭔지도 잊은 채 열심인 사람들에게 맞춰 열심히만 따라가려 몸부림치던 그 순간이 더 큰 타격으로 오면서 멈춤의 미학을 알게 되었고 리셋의 기쁨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만의 속도로 내 길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이후부터 진정한 자기돌봄을 수반한 나만의 계획 수립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내년도 계획을 수립하려는 지금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진정 좋아하는 것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은 많이 하는데 인정은 하지만 실체를 파악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사례를 들면 바로 이해하게 된다.


게임을 많이 하는 아이에게 게임을 그만하라는 뜻에서 "게임이 밥 먹여주냐?!"라고 한다.

이제는 "네, 게임 잘해서 차도 구입했어요."라는 예상치 못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다.


덕테크라는 단어를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읽었다.

덕질, 덕후 등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뜻하는 단어에서 ''을 사용한 조합어다.

덕질로 재테크를 한다는 뜻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심취함으로써 즐거움은 물론 수익까지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그림이나 웹툰, 드라마, 게임, 운동 등 관심 있는 분야에 투자를 하고 중고품 트레이딩 혹은 NFT 형태의 거래 등 여러 방법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경제 플랫폼이 생기기 시작했다. 

수익뿐만 아니라 덕질하는 과정의 기쁨까지 얻어갈 수 있는 일석이조 방법인 것이다.


관심을 조금만 가지면 새로운 수익 방식이 다양하게 펼쳐짐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잃을까 봐, 사기당할까 봐, 손해 볼까 봐 좀처럼 시도 못하는 나의 주저함이 늘 큰 걸림돌이다.

그래서 누가 뭐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항상 가족을 위해, 자녀를 위해 헌신한다는 생각에 내가 정작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본 적이 별로 없다.

그 고민을 이제 진지하게 해 볼 생각이다.

나도 좋아하는 걸 찾아 덕질 한번 해보고 싶다.

덕질만으로도 돈 벌 수 있는 경제 생태계가 생겼다고 하니 생각지도 못한 수익도 맛보고 싶다.



자족


한국인에게는 고약한 버릇이 있다.

내가 정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상대적 평가를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지금 내 성적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내 꿈은 남들에 비해 큰 편인지 작은 편인지, 내 연봉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등 남들과 꼭 비교를 하면서 목표 수준을 조정하기도 한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의도인가? 

뒤처지지 않으면 행복한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법륜 스님의 행복>이라는 책에 이러한 내용이 있다.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여기 있는 이 물병이 커요? 작아요?
작은 것 같아요.
물병을 책상과 비교하면 커요? 작아요?
작아요.
물병을 손목시계와 비교하면 커요? 작아요?
커요.
그럼 이 물병 자체만 놓고 보면 커요? 작아요?
보통 아닌가요?
......

<법륜 스님의 행복> 중 99p


열등감과 우월감은 모두 타인과의 비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내 마음이 단단하지 않으면 우월감도 열등감도 크게 느껴 출렁이게 된다.

이 단단함이 결국 멘털이다.


내가 그랬던 것 같다.

이 정도면 남이 보기에...

그러나 이제는 이 문장을 바꿔보기로 한다.

이 정도면 나의 지난 모습에 비해...


오직 과거 나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나의 성장을 바라보는 자족(스스로 만족하기)을 염두하며 계획을 세우겠다.



균형


일단 계획이 수립되면 이를 성취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밀고 나가라고 강권한다.

연초에 항상 느낄 수 있는 분위기다.


사람마다 속도가 다르겠지만 성취로 향해가는 텐션을 조절할 필요성을 언급하고 싶다.

어떤 사람은 목표를 향해 전력 질주를 하여 조기에 달성한다.

또 어떤 사람은 천천히 달리는 바람에 늦더라도 달성한다.

무엇이 맞는가?


둘 다 맞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이지,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다.


나는 그동안 초반에 전력 질주를 해서 조기 달성 후 그 속도의 루틴이 아까워 급하게 다른 목표를 세워 많은 성과를 세우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그러나 초과 달성이라는 멋진 아웃풋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더불어 만성 저질 체력과 건강 이상 증상을 함께 달성했더랬다.


다시 돌아와 두 가지 달리는 방법 중 한 노선을 선택하라면 선택하지 않겠다.

두 노선을 적절히 섞어서 가고 싶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도 용기고 지혜라는 걸 깨달았다.


충분히 달렸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김제동식 힐링 기조로 일상을 재 세팅하는 것, 그러다 원하는 목표 수준이 생기면 다시 새벽 기상이나 한계 극복을 위한 서장훈식 멘털로 무장하는 것 모두 필요하다.

목표 달성을 위해 무작정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성장과 안녕을 함께 고려하여 텐션을 지혜롭게 연주하는 내 인생의 진짜 주인이 되는 것이다.


현명하고 균형 있는 자기돌봄으로 내년을 채우기 위해 오늘부터 2023년 목표 수준과 방법을 생각해본다.


m.Claire.


pixel2013@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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