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왜 그리 좋나 했더니
내 생일이 있어서 그런 줄
가장 좋은 계절을 물어본다면 단연코 봄이다.
언제나 봄이라고 답했고 수년간 변함이 없었다.
봄이 왜 좋냐고 물어본 사람도 거의 없었지만 뭐, 물었더라도 그냥..이라고 답했으리라.
올봄은 특히나 더 신나길래 한번 자문해 봤다.
1. 만개한 여러 꽃들이 봄빛에 더욱 반짝이며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피어나는 꽃들도 신기하지만 사람들의 옷차림도 꽃들처럼 밝아진다.
조금은 따가운 봄빛을 안으면 꽃도 사람들도 더 싱그러워진다.
움츠렸던 만물이 어깨를 쭈욱 펴고 주위를 살피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나 역시 검정 신발 대신 하얀 운동화를 신고 현관문을 나선다.
다들 새로운 계절에 하하 호호 탄성을 아끼지 않는다.
사람들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살랑거린다.
뭐든 가벼워지는 이 기분, 이유 없이 들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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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벚꽃이 가져다주는 봄의 향연
4월에 내 생일이 있어 그저 봄이 좋은 줄 알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생일 당일은 그저 그랬다.
오히려 생일이 다가올 즈음 생각지 않은 대대적인 벚꽃축제가 곳곳에서 펼쳐지는 게 좋은 이유였다.
잠실 5단지, 여의도, 양재천 등 벚꽃놀이로 사람들이 붐빈다.
연인은 연인대로, 가족은 가족끼리, 친구들은 또 그들만의 멋진 추억을 만들며 순간순간을 저장한다.
벚꽃만큼 훌륭하고 화려한 자연적 스튜디오가 또 어디 있으랴.
그러나 영원하지 않기에 더더욱 벚꽃과의 시간이 참으로 귀하다.
게다가 벚꽃비까지 흩뿌리며 가는 뒤안길마저 황홀하게 아름답다.
짧디 짧은 봄의 절정을 그래도 만끽했다면 그 안도감에 여름이 빨리 찾아와도 조금은 덜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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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새로 시작하는 계절
봄은 사계절의 처음이다.
특히 3월에는 새 학기도 시작한다.
학생도 아니면서 심지어 1분기의 끝달을 시작이라 생각할 정도로 새로운 기분이다.
해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늘 겨울이었다가 실제로 변화를 체감하니 드디어 시작하는 느낌인가 보다.
뭐든 마지막보다는 시작이 늘 설레고 희망적이다.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마지막보다 아직 기회가 많다는 그런 마음 때문이리라.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지만 그래도 그 나이의 시작점이니 마냥 새롭고 신난다.
괜히 어려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봄을 사랑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수만 가지가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본 적 없었던 나의 봄사랑 이유를 꼽아보니 봄이 가져다주는 선물이 생각보다 큰 것을 느낀다.
사람들은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또 왜 좋아하는지 생각보다 잘 알지 못한다.
생각할 기회도 없었을뿐더러 중요하다고 느끼지도 않기 때문이다.
더 골치 아프고 진중한 일이 많을진대 그깟 내가 좋아하는 걸 굳이 아까운 시간 들여 꼽아봐야 하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주인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자기돌봄 강의를 하면서 이것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걸 경험했다.
내가 나로 살고 싶다면 정작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아가처럼 아주 간단한 것부터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나는 봄을 무척 좋아한다.
부활을 상징하는 듯한 생기 때문에 봄을 사랑한다.
덕분에 나를 차츰 이해한다.
m.Cla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