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신저클레어 Apr 03. 2023

봄이 왜 그리 좋나 했더니

내 생일이 있어서 그런 줄

가장 좋은 계절을 물어본다면 단연코 이다.

언제나 봄이라고 답했고 수년간 변함이 없었다.


봄이  좋냐고 물어본 사람도 거의 없었지만 뭐, 물었더라도 그냥..이라고 답했으리라.

올봄은 특히나 더 신나길래 한번 자문해 봤다.




1. 만개한 여러 꽃들이 봄빛에 더욱 반짝이며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피어나는 꽃들도 신기하지만 사람들의 옷차림도 꽃들처럼 밝아진다.

조금은 따가운 봄빛을 안으면 꽃도 사람들도 더 싱그러워진다.


움츠렸던 만물이 어깨를 쭈욱 펴고 주위를 살피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나 역시 검정 신발 대신 하얀 운동화를 신고 현관문을 나선다.


다들 새로운 계절에 하하 호호 탄성을 아끼지 않는다.

사람들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살랑거린다.

뭐든 가벼워지는 이 기분, 이유 없이 들뜬다.


JillWellington@pixabay



2. 벚꽃이 가져다주는 봄의 향연


4월에 내 생일이 있어 그저 봄이 좋은 줄 알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생일 당일은 그저 그랬다.

오히려 생일이 다가올 즈음 생각지 않은 대대적인 벚꽃축제가 곳곳에서 펼쳐지는 게 좋은 이유였다.


잠실 5단지, 여의도, 양재천 등 벚꽃놀이로 사람들이 붐빈다.

연인은 연인대로, 가족은 가족끼리, 친구들은 또 그들만의 멋진 추억을 만들며 순간순간을 저장한다.

벚꽃만큼 훌륭하고 화려한 자연적 스튜디오가 또 어디 있으랴.


그러나 영원하지 않기에 더더욱 벚꽃과의 시간이 참으로 귀하다.

게다가 벚꽃비까지 흩뿌리며 가는 뒤안길마저 황홀하게 아름답다.

짧디 짧은 봄의 절정을 그래도 만끽했다면 그 안도감에 여름이 빨리 찾아와도 조금은 덜 억울하다.



manseok_Kim@pixabay



3. 새로 시작하는 계절


봄은 사계절의 처음이다.

특히 3월에는 새 학기도 시작한다.

학생도 아니면서 심지어 1분기의 끝달을 시작이라 생각할 정도로 새로운 기분이다.


해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늘 겨울이었다가 실제로 변화를 체감하니 드디어 시작하는 느낌인가 보다.

뭐든 마지막보다는 시작이 늘 설레고 희망적이다.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마지막보다 아직 기회가 많다는 그런 마음 때문이리라.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지만 그래도 그 나이의 시작점이니 마냥 새롭고 신난다.

괜히 어려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봄을 사랑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수만 가지가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본 적 없었던 나의 봄사랑 이유를 꼽아보니 봄이 가져다주는 선물이 생각보다 큰 것을 느낀다.


사람들은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또 왜 좋아하는지 생각보다 잘 알지 못한다.

생각할 기회도 없었을뿐더러 중요하다고 느끼지도 않기 때문이다.

더 골치 아프고 진중한 일이 많을진대 그깟 내가 좋아하는 걸 굳이 아까운 시간 들여 꼽아봐야 하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주인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자기돌봄 강의를 하면서 이것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걸 경험했다.

내가 나로 살고 싶다면 정작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아가처럼 아주 간단한 것부터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나는 봄을 무척 좋아한다.

부활을 상징하는 듯한 생기 때문에 봄을 사랑한다.

덕분에 나를 차츰 이해한다.


m.Claire.





작가의 이전글 누군가의 유한함을 뚫고 나아가는 우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