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기도의 비밀
시력이 조금씩 돌아오는 순간마다 감사함을 외친다.
이제 TV 드라마가 보이고, 밑에 자막이 보인다.
예기치 않게 눈을 찔리고 갑자기 보이지 않았던 4월을 생각하면 4개월이 지난 지금 아직 온전한 회복은 아니지만 너무 감사하다.
그런데 사고는 늘 예고없이 다가온다.
눈 때문에 발달센터 수업을 확 줄여서 컨디션을 조절하며 일하고 있었다.
수업이 막 끝났을 때 아이한테 전화가 왔다.
뭐라도 먹고 학원으로 출발하고 싶은데 엄마 언제 오시냐고..
센터 앞에 너무나 맛있는 떡볶이집이 있다.
아이는 원래 떡볶이를 잘 안 먹는데 이 집 떡볶이는 너무나 잘 먹는다.
빛의 속도로 떡볶이를 사고 지하철로 막 뛰어갔다.
시간 체크를 하면서 환승 구간에 들어설 때 곧 갈아탈 지하철이 도착할 터였다.
하나라도 더 먹이고자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저 지하철을 타면 아이가 지각하지 않는다!
더 속도를 낼 찰나, 비가 와서 나의 운동화 고무 부분이 평소보다 더 큰 마찰력을 뽐냈다.
즉, 전속력으로 달리는 나의 발을 건 셈이다.
나는 뛰던 속력에 운동화 고무마찰로 걸린 가속력까지 더하여 '부웅~' 날라 개구리처럼 사지를 위아래로 쭈욱 편 채 바닥에 떨어졌다.
"어머머머! 괜찮아요? 119 불러줄까요?"
환승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넘어진 내 옆으로 몰려왔다.
그 와중에 내 상태를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다리 수를 세었다.
최소 5명이 걱정스레 내 답을 기다렸다.
"괜...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안 일어나면 바로 119를 부를 것 같아 벌떡 일어났으나 두 무릎이 타박상 때문인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사방으로 날아간 가방, 휴대폰, 떡볶이를 주섬주섬 챙겨 지하철 타는 곳으로 천천히 아픈 다리를 끌었다.
60대로 보이는 한 아주머니께서 따라오시면서 말씀하셨다.
"잘 때 타이레놀이라도 꼭 먹어요... 아프겠어!"
결국 원하던 지하철은 이미 떠났고 천천히 기어가도 탔을 그다음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했고 아이는 지각하고 말았다.
하지만 엎어졌던 순간 감사 기도가 터져 나왔다.
그렇게 심하게 전복되었으나 두 무릎은 피멍은 들었지만 뼈가 부러지지 않았다.
양쪽 어깨도 돌리기 힘들지만 뼈가 부러지지 않았다.
목까지 당기고 어지러웠으나 턱이나 코뼈, 이가 깨지지도 않았다.
감사합니다!!!
평소 같았으면 우울하고 짜증 나는 일이 나에게 왜 자꾸 발생할까 신경질만 났을 텐데 동일한 사고에 오히려 감사할 게 더 많다는 사실에 나도 놀랐다.
2주째 거의 매일 침 맞고 적절한 치료를 해서 그런지 회복 속도도 빠른 느낌이다.
이것도 감사하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게 이런 걸까?
아파도 감사하는 마음이 나의 일상을, 일생을 바꿀 수 있다는 기적을 몸소 느꼈다.
여러 크고 작은 사고가 터졌으나 신체적 불편함이 조금 있었을 뿐 부정적인 감정으로 소중한 하루하루를 망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왼쪽 팔을 더 치료해야 하지만 이것도 분명 나아지리라 기대하며 미리 감사함을 가져본다.
+ 눈이 회복되니 이렇게 글을 다시 쓸 수 있어 무척 감사하다.
m.Cla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