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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것

[브런치레터 17호 2025. 11. 22]

by 머신러너

2024년 중반, 첫 번째 책을 준비하고 다음 해 출간했습니다. 《챗GPT 노코드 데이터 분석》 제목만 보아도 관심 있는 분들은 극히 소수일 것이라고 쉽게 짐작했습니다. 5천만 국민 중에서 몇이나 "데이터 분석"에 관심을 두겠습니까?

그렇다고 해도 마켓 사이즈나 흥행보다는 '첫 것'에 목적을 두고 출간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보다 첫 것은 값집니다. 다작을 하는 작가도 첫 작품이 있었을 것이고, 대박 난 맛집 사장님도 첫 손님 있습니다. 커리어가 화려한 직장인도 첫 직장이 있었고, 그보다 해상도를 높이면 첫 출근이 있었겠죠.

브런치에도 첫 구독자가 있습니다. 예상할 수 있는 그 사람입니다. 네, 아내입니다. 여러분도 그러할 것 같습니다. 처음 댓글을 달아주신 분도 계시고요. 그렇죠. 첫 글이 있었으니 첫 댓글도 있네요. 이것으로 아흔 번째 글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첫 번째 브런치 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25 세종 도서에 운 좋게 선정된 것은 제게 큰 행운입니다. 물론 제가 받았다기보다 제 책이 받았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가 상 받았을 때 느끼는 대리 만족이 이런 것이리라 예상해 봅니다. 자연스럽게 1쇄 이후에 2쇄 요청이 왔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3쇄, 4쇄가 진행될 거란 희망은 진즉에 포기했습니다. 저는 2쇄로 만족합니다. 중쇄(重刷)가 된 것이 어딥니까?


11월 22일,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곧 첫눈도 내리겠죠. 첫 비는 없어도 우리가 첫눈을 기다리는 이유는 반가움입니다. 이 맘 때만 볼 수 있으니까요. 첫 것이 소중한 이유도 같습니다. 이때만 감동할 수 있는 첫 설렘을 온전히 느껴보시죠. 여러분의 첫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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