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택일 문제에서 쉬운 결정은 거의 '100대 0 게임'입니다. 한쪽 편이 너무 우세해서 결정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백해무익한 담배는 100대 0 게임의 한 예입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노담(No+담배)이라고 하더군요. 즉, 노담은 여지없이 쉬운 결정입니다.
다음으로, 어려운 문제는 즉시 결정할 수 없어서 숙고가 필요합니다. 이런 문제는 '51대 49 게임'입니다. 선택지 A와 B가 있다고 해봅시다. 선택지 A와 B를 이모조모 따지고 재 보아도 쉽사리 하나를 택할 수 없습니다. 쉽게 택할 수 있었다면 진작에 결정했을 테죠. 이런 첨예한 문제가 작은 차이, 하나로 판가름 난다는 것은 아이러니합니다. 크고 무거운 결정일수록 아주 작은 깃털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51대 49 게임’인 것입니다.
이 남자에게 육아휴직이 그러했습니다. A에 '육아휴직을 한다' 그리고 B에 '육아휴직을 하지 않는다'로 대입해 보면 51대 49입니다. 여러 고민과 함께 계산기를 두드려본 끝에, 하나 차이로 육아휴직을 결정했습니다. 계산기까지 동원했다는 건,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 문제이고 하나의 차이는 바로 '6+6 부모육아휴직제'입니다.[1] 월급쟁이가 월급은 잃었지만, 새로운 이 출산 장려 제도는 균형의 추를 무너트렸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편의점에서는 '1+1'과 '2+1'을 집중 공략하고 '3+1' 타이어집만 골라갔습니다. '1+1'의 무려 여섯 배에 달하는 '6+6' 혜택을 받은 것은 큰 행운입니다. 부디 앞으로, 남자 육아휴직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함께 이 운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6+6 부모육아휴직제'는 태어난 지 18개월 내에 두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동시에 사용할 의무 없이─대개의 경우 이와 같을 것인데─여자가 먼저 사용하고 남자가 이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자가 1년 동안, 1~3개월 간 250만 원을 세 차례 받을 수 있습니다. 4~6개월 간 200만 원을 받고 7~12개월 간 160만 원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간에 남자는 출근해서 급여를 받으니까 생활고에 시달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고생한 여자는 경력 단절 없이─그리고 직장으로 쉬러─출근합니다. 남자는 아이가 18개월 안에 육아 바통을 이어받으면 '6+6'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6개월 간, 250-250-300-350-400-450만 원을 받고 나머지 6개월 간 160만 원을 받게 됩니다. 등차수열이 1년 간 지속되었으면 좋겠지만 6개월 간 지원받을 수 있는 건 정말 큰 행운이고 혜택입니다.
좋은 나라의 시민으로 태어난 것에 깊은 감사를 느낍니다. 그것은 단연하겠지만 부모님의 은혜입니다. 또,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아내와 함께 '두원'을 맞이할 수 있어 우리나라로부터 귀한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보장 제도가 더 많이, 그리고 다양한 분께 그늘진 곳 없이 다가갈 수 있길 바랍니다.
생물학적으로 출산해야 하는 여자는 다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빈틈없이 일해야 하는 남자는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작은 틈이 허락되길.
끝으로, 세상을 맞이한 아이는 부담이 아니라 언제나 축복이고 사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삶이라는 게임에서 다섯 개의 공을 저글링 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 공은 각각 일, 가족, 건강, 친구, 정직이다.
그리고 지금 당신은 그것들을 모두 떨어뜨리지 않고 성공적으로 저글링 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일'이 고무공으로 된 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걸 떨어뜨리면 도로 튀어 오를 것이다
하지만 다른 네 개의 공, 즉 가족, 건강, 친구, 정직은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
이 유리공을 떨어뜨리면 돌이킬 수 없이 흠이 나고 이가 나거나 심어지어 산산조각이 날 수도 있다.[2]*
[1] 고용노동부 - 2025년 1월 1일부터 달라지는 육아지원제도 알아보기
[3] 브라이언 다이슨 1991년 조지아텍 졸업식 연설 문 중 '5개의 공'**
*인용구의 출처 및 오해 방지 안내: 본 인용구는 도서 <원씽>[2]에서 발췌되었지만, 코카콜라 전 CEO 브라이언 다이슨이 1991년 조지아텍 졸업식 연설에서 처음 언급한 내용입니다. 피터 드러커의 말로 오해되기도 합니다.
**브라이언 다이슨 영어 원문[3]
Imagine life as a game in which you are juggling some five balls in the air.
You name them work, family, health, friends and spirit. And you’re keeping all of these in the air.
You will soon understand that work is a rubber ball. If you drop it, it will bounce back. But the other four balls─family, health, friends and spirit─are made of glass.
If you drop one of these, they will be irrevocably scuffed, marked, nicked, damaged or even shattered.
They will never be the same. You must understand that and strive for balance in your life. - Brian Dyson, 1991
※고용노동부 카드뉴스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