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은 처음이라

어른이 될 수 있을까

by 작은나무

본가를 떠나 독립한 지 한 달이 되었다.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지만 막상 시작하니 어색함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듯하다. 새롭게 마주한 환경 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곰곰이 생각했다.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부지런히 생활하고자 했다.


일찍 일어나는 것. 머무는 공간을 깔끔하게 하는 것. 밖으로 나가 운동을 하는 것. 끼니와 영양제를 잘 챙겨 먹는 것. 가계부를 쓰는 것.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자기 전 감사 일기를 쓰는 것. 통제할 수 없는 일들에 마음 쓰기보다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을 아끼고 챙겨보기로 했다.


지내면서 몰랐던 것들, 부족했던 것들을 알게 되기도 한다. 일과 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 생각보다 복잡하고, 신경 써야 할 게 많다. 시행착오와 부모님 찬스를 통해 하나둘씩 이제서라도 배워가는 중이다.


독립을 하게 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건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나의 세계는 멈춘다는 것, 그리고 내가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건 누군가의 노력 때문이었다는 것. 이제야 느끼다니, 괜히 부끄럽다.


스스로를 마주할 시간도 많아졌는데, 지난날의 나는 내가 어른인 줄 알았다. 참고, 참고 또 참아내는 것이 어른의 가장 기본적인 태도라고 생각했다. 나보다 남의 기분을 먼저 헤아리는 것이 성숙함이라 생각했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앞서 걱정하는 것이 현명함이라 생각했다. 근데 어느 날 그게 꼭 정답은 아닐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애석하게도 생각지도 못한 시기에,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고꾸라지는 순간은 찾아오는 것 같다. 한참 힘들어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잃은 것만 세고 싶지 않았다. 지금 당장 나에게 남아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분명 많이 아프지만, 분명 숨이 많이 차오르지만, 툭툭 털고 일어나 보고자 했다. 대단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영원히 고꾸라져 있을 수는 없으니 해야 되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상처는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난 후 조금 더 성숙해진 자신이 해결해 주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다들 그렇게 어른이 되는 걸까. 분명 앞으로 살아가면서 지금보다 더 큰 감정을 느끼는 순간을 경험하겠지. 그때는 지금보다 더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역시 어른이 되는 건 어렵다.



매거진의 이전글대체불가능한 '나'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