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유나무 Feb 18. 2021

겨울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자연놀이

part 3. 나무 이름 지어주기.

종종 자연 놀이에 관한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중 하나가

"자연 놀이는 봄부터 시작하는 게 좋죠? 언제부터 하는 게 좋아요?"

라는 질문입니다.


자연 놀이를 시작함에 있어 그 시기가 중요하지는 않지만 저는 겨울이 적기라고 답변을 드립니다.

겨울나무를 생각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나무일까?


사진에서 보이는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잎도 없고, 꽃도 없고, 열매도 없습니다. 동네 산책길에 만난 이 나무의 이름이 궁금합니다.

아이들에게 이 나무의 이름이 무엇일까 하고 물어보세요.

"모르겠어."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사진 속의 나무가 늘 푸른 소나무였다면? 엄마도 아이들도 이미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그럼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

아이들은 또 "모르겠어."라는 대답을 할 테죠. 사실 엄마도 이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럴 땐 상상을 해보세요.

'어떤 모양의 잎이 생길까? 어떤 색의 꽃이 필까?' 

아이와 함께 하는 산책에서 양육자도 생각이 커집니다. 그 생각을 바탕으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유대관계 또한 깊어집니다.



"이 나무 이름이 무엇일까?" 보다는 이렇게 물어봐주세요.

" 어떤 꽃이 필까? 어떤 열매가 생길까?" 보다 구체적으로 말이죠.


아이들은 "몰라."라는 대답 대신 상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재잘재잘 자신의 상상을 밖으로 꺼냅니다.

아이가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밖으로 꺼내는 작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창의력이 발달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아이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죠.


아이들의 생각을 충분히 들어주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고 그 이야기를 경청하는 양육자의 자연스러움 속에서 아이의 자존감과 자아존중감은 높아집니다.



나무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이제 나무의 이름을 지어줄 차례입니다.


사진 속 나무의 이름을

준우는 '바람 나무'라고 지어줬습니다. 바람에 날아가는 뭔가를 잡으려는 것 같다고 말입니다.

동생 은유는 '사슴 나무'라고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아마도 사슴의 뿔 같았나 봅니다.


잎과 꽃, 열매가 없는 나무의 이름 지어주기를 할 때면 신기한 이름들이 많이 나옵니다.

거미줄 나무, 파도 나무, 우유 나무, 아빠 나무, 별 나무 등등.

자연놀이를 하며 엄마 아빠의 가슴이 더 꽉 차는 기분입니다.


곧 우리가 이름을 지어준 나무에게서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예쁜 꽃과 열매가 생깁니다. 그리고 알록달록 단풍이 들 테지요. 우리가 이름을 지어줬던 그 나무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바람 나무가, 사슴 나무가 점점 변하는 모습을 준우 은유 남매는 어떻게 바라볼까요? 과연 어떤 나무였을까요?


매서운 추위,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바깥 활동을 하기 어렵다면 창밖을 바라보세요.

작은 나무 한 그루가 본인에게 어울리는 이름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자연놀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