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나무 이름 지어주기.
종종 자연 놀이에 관한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중 하나가
"자연 놀이는 봄부터 시작하는 게 좋죠? 언제부터 하는 게 좋아요?"
라는 질문입니다.
자연 놀이를 시작함에 있어 그 시기가 중요하지는 않지만 저는 겨울이 적기라고 답변을 드립니다.
겨울나무를 생각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잎도 없고, 꽃도 없고, 열매도 없습니다. 동네 산책길에 만난 이 나무의 이름이 궁금합니다.
아이들에게 이 나무의 이름이 무엇일까 하고 물어보세요.
"모르겠어."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사진 속의 나무가 늘 푸른 소나무였다면? 엄마도 아이들도 이미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그럼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
아이들은 또 "모르겠어."라는 대답을 할 테죠. 사실 엄마도 이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럴 땐 상상을 해보세요.
'어떤 모양의 잎이 생길까? 어떤 색의 꽃이 필까?'
아이와 함께 하는 산책에서 양육자도 생각이 커집니다. 그 생각을 바탕으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유대관계 또한 깊어집니다.
아이들은 "몰라."라는 대답 대신 상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재잘재잘 자신의 상상을 밖으로 꺼냅니다.
아이가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밖으로 꺼내는 작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창의력이 발달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아이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죠.
아이들의 생각을 충분히 들어주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고 그 이야기를 경청하는 양육자의 자연스러움 속에서 아이의 자존감과 자아존중감은 높아집니다.
사진 속 나무의 이름을
준우는 '바람 나무'라고 지어줬습니다. 바람에 날아가는 뭔가를 잡으려는 것 같다고 말입니다.
동생 은유는 '사슴 나무'라고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아마도 사슴의 뿔 같았나 봅니다.
잎과 꽃, 열매가 없는 나무의 이름 지어주기를 할 때면 신기한 이름들이 많이 나옵니다.
거미줄 나무, 파도 나무, 우유 나무, 아빠 나무, 별 나무 등등.
자연놀이를 하며 엄마 아빠의 가슴이 더 꽉 차는 기분입니다.
곧 우리가 이름을 지어준 나무에게서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예쁜 꽃과 열매가 생깁니다. 그리고 알록달록 단풍이 들 테지요. 우리가 이름을 지어줬던 그 나무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바람 나무가, 사슴 나무가 점점 변하는 모습을 준우 은유 남매는 어떻게 바라볼까요? 과연 어떤 나무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