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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유나무 Jun 24. 2021

비 오는 날 예쁜 감성 놀이

천연접착제와 놀이하자.

비가 내리면 우리는 길을 나선다. 사실 비와 상관은 없지만 더욱 특별한 세상이 펼쳐진다.


비가 내려 어김없이 아이와 길을 나섰습니다.

활짝 피어 있는 예쁜 코스모스 꽃.

꽃 친구들이 은유를 바라보고 있는 듯했어요.


아이와 산책을 자주 하다 보면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 생기고 그 길의 사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멀리 있는 숲을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산책로를 아이와 자주 즐기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코스모스
코스모스 -한해살이. 6~10월 꽃을 피운다.


코스모스


코스모스 꽃에 물방울이 맺혀 있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톡톡톡 쳐서 물방울들을 떨어뜨려주는 아이.

꽃에서 물이 나온다며 좋아하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떨어진 꽃잎


비가 내려 꽃잎들이 바닥에 많이 떨어졌습니다. 우리의 예쁜 놀이가 시작되었어요.


은유는 이렇게 꽃잎이 여러 갈래로 피어있는 꽃은 거의 해바라기로 이름을 지어줍니다.

분홍색 해바라기 꽃들이 사랑스럽습니다.





꽃잎을 장화에 붙여 꽃 장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물의 특별한 힘 덕분에 접착제 없이도 꽃잎이 잘 붙어 있습니다.

바로 '물의 표면장력'이라는 힘 덕분이죠.




물의 표면장력 - 물 분자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 


꽃잎들을 모아 엄마의 장화에 붙여주는 은유 덕분에 꽃나라 왕비가 된 기분입니다.



엄마의 장화가 꽃으로 예뻐지자 은유는 자신의 장화도 예쁘게 물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화학적인 재료 하나 없이 예쁜 장화를 만들었어요.

물이라는 자연의 접착제는 아이의 손에 닿아도 안심입니다.




은유의 장화도 예쁜 꽃잎 무늬가 생겼습니다. 




전혀 다른 장화 둘이 커플 장화로 변신하는 순간입니다. 

딸과 커플 옷과 커플 신발을 신고 여행하고자 하는 엄마의 로망도 함께 이루어졌죠.

모두 자연의 재료 덕분입니다.


사실 우유네는 자연 놀이를 하며 예쁜 옷보다는 편한 옷을 추구합니다.

예쁜 원피스를 입고 예쁜 길에서 인증숏을 남기는 엄마의 로망은 물론 있지만, 안전상의 이유도 있고, 자연에서 깊이 있게 놀이를 하기에 원피스는 걸리적거리는 옷이 될 수 있죠. 

(사실 예쁘고 비싼 옷은 엄마의 성격을 나쁘게 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득음을 하게 될 것도 같아요.)




함께 걸어보았습니다.

물의 표면장력 덕분에 쉽게 떨어지지 않는 꽃들.



자연이 준 접착제로 붙인 꽃은 강력 접착이 되지 않습니다.

놀다가 꽃이 떨어지면 수시로 주워 다시 붙여주고, 모양도 한 번씩 바꿔주며 놀았습니다.

바로 무한 리필이 가능한 놀이입니다.



또 다른 길에 떨어져 있는 개양귀비 꽃잎을 주워 머리 위에 붙여주었습니다.

은유의 매끈한 비옷에 예쁜 꽃 리본이 생겼어요.




꽃 마음을 만들겠다는 아이.


본인의 마음에 예쁘게 피어난 꽃잎 덕분에 마음이 예쁘다고 이야기하는 네 살 아이입니다.




비옷이 꽃잎 드레스로 변신.

역시 예쁜 원피스보다 더 사랑스럽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유지가 되지는 않지만 디자인을 수시로 변경할 수 있음에 충분히 매력 있는 드레스입니다.)



집으로 꽃잎들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지만, 은유는 떼어내길 원했어요.


떼어낼 때는 직접 손으로 떼어내기보다 웅덩이를 이용해주세요.

손에도 물이 묻어 있기 때문에 꽃잎이 손에 달라붙기도 하지만 웅덩이에서 물을 살살 차내다 보면 꽃잎이 웅덩이 물에 따라 흘러내립니다. 




웅덩이 물에 떨어진 꽃잎들이 마치 그림을 그린 것 같았습니다.


딱딱한 아스팔트 위에 예쁜 꽃잎 그림이 생기니 기분이 좋은 은유.

한참 동안 웅덩이 물을 움직여 꽃잎이 함께 찰랑찰랑 그려내는 그림을 지켜보았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

자연이 주는 선물로 예쁜 장식을 만들어보세요.

수시로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장식이 됩니다.

무한 리필이 가능하니 놀다가 사라졌다고 슬퍼할 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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