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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유나무 Jan 23. 2021

눈 내리면 할 수 있는 자연놀이

집 근처 산책길


겨울이 되면 아이들이 바라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눈이 내리는 것입니다.

사실 출근길의 어른들에게 반갑지만은 않죠.


아이들과 눈 놀이할 때는 잠시 출근 생각은 접어 두고 그 순간의 즐거움에 집중해보세요.

오히려 아이들에게 큰 선물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눈이 만들어준 도화지


새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자연놀이에서 이렇게 행운인 날이 없어요.


우유 남매는 눈이 오면 무조건 밖으로 나갑니다.

사실 비가 와도 나가요^^


온몸으로 느끼는 은유

무장을 하고 출발!!

눈 내리는 날 준비물 당연히 장갑과 따뜻한 신발이겠죠^^



눈사람 장인이 만든 눈사람 가족


눈이 많이 내려 우리는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동네에 눈사람 장인이 계셔서 저희는 오른쪽 끝에 얼굴을 만들어 놓아주었어요. 숟가락 얹기라고 하죠.



눈이 내리고 즐길 수 있는 자연 놀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준우의  똥똥이 나무, 은유의 호랑이 나무


첫 번째. 나무 이름 상상하기.


평소에 보았던 나무도 눈이 내리고 나면 아이들이 이름을 달리 지어줍니다.


첫째 준우는 이 나무의 이름을 "똥똥이"라고 지어주기로 했습니다. 사실 준우가 짓는 이름에 "똥똥이"가 많이 있어요. 그러나 그 똥똥이의 의미가 모두 다릅니다.

이 똥똥이 나무의 이름 이유를 물어보니 너무너무 귀엽다고 하네요.


어른의 눈으로는 '가지만 있는 이 나무가 대체 어디가 귀엽다는 거지?'생각할 수 있지만, 준우는 흰색 털이 복슬복슬 난 사슴벌레 같다고 합니다. 부르면 달려와 폭 안기는 복슬복슬 귀여운 강아지와 같은 사슴벌레를 생각했나 봅니다. 듣고 보니 정말 귀여워 보여요.


둘째 은유는 호랑이 나무라고 해요. 호랑이의 줄무늬가 생각이 났나 봅니다. 다가가 "호랑이야~ 잘 자~"라고 말을 건네보는 은유.



준우의 분수 나무 삼총사, 은유의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엄마의 수염 대머리 아저씨들


아이와 눈이 내린 후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에요.

늘 집 앞에서 스치듯 만났던 나무들이 한 번에 옷을 갈아입거든요.

아이들과 잠시 멈춰 서서 어떤 모양인지, 누구의 나무 일지, 등등 이야기를 펼쳐 나가면 어른이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서 흘러나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어른도 자연스럽게 동심의 세계로, 그리고 힐링이 되죠.


눈이 쌓인 이 세 그루의 나무가 어떻게 보이나요?


준우는 분수처럼 흰 거품 물이 뿜어져 나오는 "분수 나무"라고 이야기를 하고, 은유는 보이는 대로 "눈 나무와 눈 나무와 눈 나무"라고 하네요. 엄마는 "수염이 잔뜩 난 대머리 아저씨 삼총사"라고 이름을 지어줬어요.


아이와 이름 짓기 놀이를 할 때 가끔은 "그냥 나무"라고 이야기할 때가 있어요.

아기자기한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지 마세요. 은유의 눈 나무도 소중한 상상과 생각이 만들어낸 이름입니다. 그대로를 칭찬해주세요. "아하~!! 눈 나무구나!"



소복이 쌓인 눈


눈 자연놀이 두 번째.  바로 눈 결정 찾기입니다.


돋보기를 사용을 하면 좋아요. 그러나 저희 우유 남매는 아직 어려서 돋보기를 사물이 아닌 눈에 가까이 대고 관찰을 합니다. 이럴 때 좋은 방법은 바로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 카메라 기능을 켜 확대를 하면 눈 결정이 보인답니다.




눈 결정을 보았다면 이 눈이 어떤 모양인지 이야기도 나눠 보고, 장갑을 벗고 손으로 만져보세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준우는 손에 얹어보고 스르르 녹아 없어지는 눈을 본인의 손바닥 속으로 들어갔다고 표현을 했습니다. 아직 어린 은유는 손에서 눈이 사라지는 모습이 속상했는지 눈물을 글썽입니다. 그래서 눈을 만지지 않기로 은유는 다짐을 했어요. 해님에 곧 사라질 눈이지만 본인의 손에 의해 없어지는 것은 더 속이 상했나 봅니다.


눈 결정 찾기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이 나는 눈에 엄마는 마치 보석을 선물 받은 듯 기분이 좋았어요. 손에 쥐면 사라질 테지만 말이죠. 이 빛을 조명 삼아 우리는 눈과 관련된 동요를 신나게 불렀습니다.


자연놀이를 하며 동요는 가장 좋은 단짝입니다.


누구의 발자국일까?

눈과 함께 하는 자연놀이 세 번째. 흔적 찾기.


평소에 집 근처에서 보기 어려웠던 흔적들을 눈이 내리고 나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준우의 공룡 발자국

특히 발자국.


산책을 나왔던 강아지, 새들, 길 고양이, 사람들의 발자국 등등 딱딱한 아스팔트 길에서 발견하기 어려웠던 귀여운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죠.


아이들은 신이 나서 그 발자국을 쫓아 가보기도, 그 발자국에 자신의 발을 대보기도, 누구의 발자국 일지 상상을 하기도 하죠.



은유의 호랑이 발자국


사람 발자국 하나 없는 곳에 누군가의 흔적이 생겼습니다.

분명 눈이 내리지 않았다면 이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아요. 그러나 눈이 내리고 나면 마치 흰색 도화지에 그림이라도 그린 듯 쉽게 발견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은유는 이 흔적을 호랑이가 지나간 흔적이라고 해요. 어슬렁어슬렁 먹이를 찾고 있었을까요?


누구의 발자국일까?

눈 도화지에 그려진 발자국을 바라보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어떤 친구가 지나갔을까?."


새, 고양이, 호랑이, 공룡 정말 다양합니다.


물방울이 만든 흔적


눈과 함께하는 자연놀이 네 번째.

우리의 흔적 남기기입니다.


아이들과 산책을 할 때 물을 챙겨서 다녀요. 그 물을 이용해 우리의 흔적을 남겨 보았습니다.

은유는 호랑이가 점프를, 준우는 지렁이가 걸어간 발자국 같다고 하네요. 지렁이가 걸어갔다니 참 재미있는 상상입니다.


손가락, 발, 나뭇가지, 열매 등을 이용해서 우리의 흔적을 남겨보세요. 그리고 그림을 그려 보세요.

특별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눈이 내려야지만 만들 수 있는 귀한 작품입니다.


우리의 흔적을 보고 사람들이 재미있는 상상을 하길 기대해봅니다.


사철나무의 보물


눈과 함께 하는 자연놀이 다섯 번째.

바로 눈 속에 묻혀 있는 보물 찾기입니다.


이 날 우리가 찾은 보물은 아파트 화단에 있는 사철나무의 열매예요.

흰색 눈 사이에서 비치는 열매의 모습입니다. 그 모습이 수줍음에 숨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귀여운 꼬마의 볼 같았습니다. 이들은 귀엽다며 한참을 바라보았어요.



눈 덮인 사철나무


사철나무는 사계절 내내 푸르른 나무입니다.

"변함없다."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어 변함없이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만 같죠.

남편보다 낫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는 엄마입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 있는 든든한 나무가 되리라 다짐해봅니다.


아이들은 눈 사이에 있으면 추울지도 모른다고 사철나무에 쌓인 눈을 털어내주기도 했습니다.


눈 속에서 보물 찾기를 하며 아이들의 관찰력, 집중력 그리고 상상력은 더욱더 커질 것입니다.




평소에 자주 다니던 산책길도, 집 근처도 정말 즐거운 자연놀이 장소가 됩니다.


눈이 내리면 꼭 자주 들렀던 그 장소에 발걸음을 옮겨 보세요.

아이들의 생각이 커지고,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전시회로 양육자의 마음에 쉼표가 생깁니다.




함께 한 동요

눈 (박재훈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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