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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학교도서관 Jul 24. 2023

사서교사인 엄마의 "아이 스스로 책 읽게 하는방법"

뛰어 놀고만 싶어하는 아이 스스로 책읽게 하는 법


사서교사인 엄마가 발견한 아이 스스로 책 읽게 하는 방법 part 1.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안에 있는 도서관이 법으로 꼭 있어야 하는 학교내의 시설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나 또한 이 업에 입문하기 전에는 도서관이란 그저 책창고의 역할이라 생각했기에 충분히 이해한다. 왜냐하면 내가 자라던 1990~2000년도의 학교에는 학교 내 도서관은 불구하고 학급문고도 없던 시절이었으니까.  


 학교도서관의 법적 필수 시설이 된 데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영부인 이희호 여사님의 역할이 있었다고한다. 미국 램버즈대학교에서 사회학과를 수학하신 여사님은 미국에서 공부하실 때 학교내의 도서관의 중요성을 인식하셨다고 한다. 도서관을 명맥만 유지하는 허울 뿐인 과거의 도서관이 아닌 살아 숨쉬고 교과과정에 도움 뿐 아니라 학교의 교육과정 밖의 창의적 주제와 학제적 영역의 지식들을 교육공동체에게 제공하고 활성화 시키는 곳으로 사용하기 위해, 여사님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셔서 2018년에 학교도서관에 전문인력을 두어야 하는 법이 재정되게 된다. (정치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하자)하여 학교도서관이라는 곳이 학교의 필수 시설로 자리매김 한 후 기존에 사서분들이 근무하시며 어렵게 일구어 놓은 터에 사서교사들도 하나 둘 자리하게 되었다.  




사서교사로 근무하며 아이 스스로 책 읽게 하는 방법을 교육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내가 근무하던 초등학교에 어느 더운 여름 오후 학부모님이 방문하셨다. (대부분의 학교도서관은 수업시정표에 따라 수업이 끝난 오후에만 학부모의 도서관 책 열람을 허용 하기도 한다) 그 어머니께서는 자녀가 빌려간 책의 반납을 위해 직접 방문하셨고 도서관을 둘러보시기에 나는 자연스럽게 말을 걸게 되었다  


(나)“어머니 혹시 찾으시는 책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제가 책 찾는 거 도와드리게요~” (초등학교 도서관의 책 찾기 난이도는 장서의 양 뿐 아니라 학생들이 제멋데로 아무 곳에나 책을 꽂기 때문에 제자리에 없는 책이 많기에 도움을 자처해 보았다)


 학부모 “선생님 ~ 찾는 책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책이 많아서 무슨 책을 아이에게 읽으라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나) 잠시 당황함 이후 정신을 차린 후 답변함 ”그럼 여기 추천도서 목록에서 골라 보시겠어요? 그런데 아이가 몇 학년이죠?”...  


위의 대화에서 혹시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면 당신은 일반 독자가? 정확히 맞다. 나는 이 대화에서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기 “어렵다”는 부분에서 속으로 갸우뚱 하게 된다. 나의 당황스러움을 이해 못하실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께 그 이유를 설명 드려야겠다.  




“북큐레이션“ 이라는 해괴한 복합어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그 괴상한 단어의 조합을 답답하게 생각했다. 도서관학에서는 책을 분류하는 방법이 있다. 쉽게 말해 책을 종류별로 모아서 책 찾기 쉽도록 정리하는 방법의 기준이 “주제별” 분류이기 때문에 도서관이라는 장소의 책장(서가)는 이미! 책이 주제별로  별도로 모아 놓은 곳인 것이다! 예를 들어 마트에 아이스크림을 냉동고에 두고 라면을 라면별로 모아 섹션을 구별하듯이 도서관에서는 책의 주제 별로 모아 두는 것이다. 자연과학/기술과학등은 과학책장에 소설류는 소설칸에 두고 요리책은 요리책 별로 모아두는 것이다.


그런데 북큐레이션 그게 무슨 뜻이냐 하면.....  책을 주제별로 모아 놓았는데 그 모아 놓은 중의 책을 또 모은다는 뜻이 되겠다. 이것은 콩에 된장을 찍어 먹는 상황 이며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먹고 삼겹살에 목살을 쌈싸먹는 상황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여기서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다면 당신은 백퍼센트 한국인 인증을 완료한 것이지만, 백 번만 양보해서 어색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가 주시기를 바란다)  


 이제 저의 당황스러움을 조금 이해하셨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그 학부모님의 물음에 속으로 적잖이 놀랐으며 반대로 책을 어려워 하는 학부모님들의 자녀들을 위해 도서관 가이드를 제작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육해야 하는 당위성을 인식하게 되었었다.


(북큐레이션이라는 느끼한 표현이 지금도 내게는 책 모음 모음집과 같은 중의적 표현이다. 북큐레이션 강의하시는 교수님께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교수님은 이 글을 읽지 않으실 테니까 몰래 웃어보자 하하하)


그때 시작된 “초등학교 도서관 분류교육법”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실은 그때 근무하던 학교가 병설 유치원을 포함하고 있었고 하여 나는 병설유치원 학생이 다음해에 초등학교에 진학하여 입학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백신접종을 하는 마음으로 병설유치원 6세 귀욤뽀짝 아가들부터 (본인들이 세상의 중심 인줄 아는 거친 삑사리의 변성기에도 복도에서 소리 빽빽 지르는) 6학년까지 도서관 분류학 이론 + 실기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이름하여 “도서관에서 보물찾기” 지도안 두둥!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십진분류법에 기초한 도서관분류법을 가르친 이유를 매우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 있겠다. 굳이 어린 학생들에게 어려운 법을 가르쳐야 할 까요? 그래서 지루한 도서관 분류학이 우리 아이 스스로 책 읽게 하는 방법이랑 어떻게 인과관계가 성립하는지 두괄식으로 말하지 않는 것에 대해 주먹을 불끈 쥐셨겠지만 잠시잠깐만 숨을 골라 주시기 바랍니다.  학생들은 실제로 실습하면서 매우 즐거워 했고 또한 책을 보물처럼 대했으며 추후 스스로 책을 읽는 지경에 이르기 까지 되었습니다. (저는 진지 합니다. 이 글은 궁서체로 쓰여졌습니다)




도서관의 분류학을 습득해야 하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AI와 직업시장에서 경재하고 인공지능 보다 창의적 통찰적 학제적 지식을 넘나들어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필수 인 이유를!! 다음화에 설명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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