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겁쟁이들
대문사진출처 : #우즈#'앨범 Only lovers left 의 #Chaser# 뮤비
친구(정확히는 후배지만)의 동생이,
연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래도 차인 것 같아
오랜만에 친구동생의 안부를 묻자
친구가 착잡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마지막 통화때 동생의 안부를 묻자
진지한 만남을 시작한 지는 10개월 정도 되었고
남자는 집안의 재력을 뒷받침 받아 대학원에 진학했고
여자는 대학 졸업을 앞두었다고 했다
"나보다 동생이 더 먼저가는 안 좋지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아" 라던 친구의 블랙코미디에
나는 웃었었다
그런데 차였다니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친구 "처음에는 공부할 것도 많고 바쁘다고 했데
그렇게 한달이 지나더니
지금은 아예 전화도 안받는데"
"혹시 무슨일이 있나싶어서
남자친구 어머니께 연락해 보았더니
아무일 없이 잘 지낸다고 했나봐
정말 비겁하지 않아?"
친구 한숨을 쉬며.. "헤어지자는 말은 못하는 거야 그놈은..."
나 놀래서 되묻는다"왜 무슨일 있었어?"
이야기는 그랬다
만난지 불과 두달만에 너와 결혼 하고 싶다던 남자는
여자를 조르고 졸라 10여 개월 즈음
꽃과 과일을 두손 가득히
멀끔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인사를 드리러
좁은 부모님 빌라로 인사를 왔더랜다
하지만,
예쁘고 알뜰한 최고의 신붓감이었던 지방 여자의 집안과
남자의 경제적 차이를 깨닫고는
그 뒤로 머뭇거렸다고 했다
그리고는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했다
비겁한 겁쟁이 새끼
친구는 MBTI - T 다운 요약을 했다
역시 T인 나는 "결혼은 현실 이니까..."라고 대답했다
어떤 사람은 막 버무린 겉절이 김치를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은 쉬어 비틀어진 군둥 내 냄새가 나는 삭은 묵은지를 좋아한다
김치 만큼이나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삶을 대하는 태도도 다르겠다
하지만, 이별에는 최소한 지켜야 할 예의가 있는 법이다
불가피한 이별이다 하지만
최종 이별의 단계는
피하면 안되는 거다
잠수 이별이라니...
그 "비겁한 겁쟁이 새O"는
"우리 헤어지자. 나는 조건도 사랑만큼 중요한 사람이야"라던지
"너는 똑똑하고 야무지고 사랑스러워 하지만, 결혼은 현실이잖아" 라는
너무나 어려운 그 말을 .. 했어야지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고
이번 사랑의 마침표 찍었어야지...
마치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연쇄살인마 처럼
연쇄이별유예범이라고 해야 할까
다음 사랑을 물색하는 그의 꼬리표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다
헤어진 연인에게 별점을 줄 수 는 없으니까...
헤어짐이 비겁한것 보다
내가 속상했던 것은
연인을 사랑했던만큼 쌓아온.... 갈 곳을 잃어버린 친구동생의 마음이었다
고전노래가 생각난다
찬란했던 사랑을 담아낸 멜로디에 담담한 대화체의 가사로
더 사랑하는 사람이 을이고
덜 사랑하는 사람이 갑이라는 납득할 만한
소회를 담담히 풀어낸 노래
ABBA의 "Winner takes it all"
잠수이별을 당했본.
덩그러니 남겨진 사람들에게 토닥토닥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