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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듀 Oct 09. 2024

번아웃이 올 때는 달려보자.

이래 놓고 안 달림 주의

이것들이 쌓이기까지는 많은 이유들, 그리고 길기도 짧기도 한 시간들이 흘러야 한다. 쌓인 이유를 묻고자 한다면, 그 답을 듣기 위해 우리는 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 수 있다.


정성 들여 마주한 내 한켠에 쌓인 것들. 어떠한 바람이었고 또 감정이었던 그것들을 마주하였을 때,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래서 이래 저래서 저래.' 하나하나 이름 짓고 정리해오지 않은 산발적인 것들이 관통되는 그 지점.


그 지점은 마냥 후련하고, 마냥 반가울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사실 나는 아니었다. 내가 마주하지 않고 쌓아놓은 데에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에게 번아웃이 찾아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벗어나는데 긴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근래 들어 그렇게 퇴근 후 개인적인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대폰을 보거나, 잠이나 자거나 그래 본 적은 오랜만이었다.


인생을 근면 성실하게 사는 사람에게는 번아웃이 오지 않는 줄 알았다. 번아웃도 올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 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번 하는 일에 나를 모두 쏟아내며 살아온 사람일수록, 나를 돌봐주지 않고 너~어무 근면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번아웃은 쉽게 찾아올 수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은 절로 에너지가 샘솟는 무언가라기보다는 일정한 용량이 있는 존재이고, 이를 망각하고 나를 채찍질하고, 따라오지 않는 나에게 실망하는 일은 안 그래도 다 써서 얼마 없는 내 용량을 더 갉아먹는 일인 것이다.


사설이 길었는데,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일하는데 필요해서 반강제적으로) 냅다 뛰었다. 여하튼 일단 뛰었다. 몸에 열이 오르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고, 목에서는 쇠맛이 느껴지고, 오래간만에 괴롭혀지는 내 몸뚱이가 낯설었다.


그 낯섬이 조금은 익숙해지고, 저녁에 뛰러 나가는 그 순간이 귀찮으면서도 뿌듯하게 느껴질 때 나는 번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달리기 전도사 마냥 써놨지만, 막상 지금은 잘 안 달리고 있다. 머쓱하네 ;;


오늘의 결론 : 성취에 둘러싸여 내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당신, 신체적 에너지마저 모두 소진시켜 보시라!

(변태처럼) 오히려 샘솟는 내적 에너지를 느껴볼 수 있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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