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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May 29. 2018

18년차 마케터가 본 '채널별 유입 분석'의 진짜 의미

[직장인 과외] 마케팅 분석 어디까지 해봤니?


    이제는 개나 소나 온라인/모바일을 하겠다는 시대다. 온라인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고객과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Fulfillment를 통해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것처럼 느끼게 해줘야 한다. 보통은 그걸 잘 모른 채 Front에만 집중을 한다. 그리고 광고를 하고 웹로그를 본다.


    GA 같은 웹로그 분석 툴을 가지고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채널별 유입', '채널별 매출', '채널별 구매전환'일 것이다. 많은 회사들은, 많은 마케터들은 '네이버라는 채널에서 얼마의 유입이 들어왔다'를 본다. 그래서 그 유입이 얼마의 매출을 냈는지를 본다. 정말 웃긴 일이다.


    왜 웃긴 일일까? 왜 웃긴 일인지를 알려면 A라는 채널에서 유입이 되는 과정을 상상해보자. 아마도 A라는 채널에 '게이트'가 있을 것이다. 그게 '텍스트'면 'SA'인 것이고, 그게 '배너'이면 'DA'인 것이다.


    그 '게이트'가 있는 위치도 있다. 위치 중요하다. 마우스를 사용할 때 좋은 위치가 있다. 엄지손가락을 사용할 때 좋은 위치가 있다. 당연히 위치에 따라 결과도 달라진다.


    그 '게이트'가 열려 있는 시간도 있을 수 있다. '게이트'를 누구에게 보여주느냐도 있을 수 있다. '게이트'가 노출되는 빈도도 있을 수 있다. '게이트'를 클릭했을 때 지불하는 비용도 있을 수 있다.


    와우! 눈치를 챘는가? 단순히 A라는 채널에서 유입이 얼마라고 하는 건 그냥 결과일 뿐이다. 그럼 내일도, 모레도 계속 그만큼만 유입이 되는 것인가? 아니라는 건 그냥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그게 아니라면 마케터가 왜 필요한가?


    안타깝게도 변인이 게이트의 종류, 위치, 게재 시간, 타깃 세그먼트, 노출빈도, CPC만 있는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변인 중에 하나가 '무슨 제안을 하였는가'이다.


    A라는 채널에는 '50% 할인'을, B라는 채널에는 '신상 오픈'을 제안하였다면 과연 어느 채널의 유입이 많겠는가? 물론 요즘엔 [A채널 + 50% 할인 + 쇼핑 관심고객 + 경쟁사 이용고객 + 최상위 노출 + 노출 최대 + 비용 CAP] 이런 식으로 세팅을 할 것이다.


    B라는 채널에서 '신상을 좋아하는 고객'으로만 세그먼트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만 B채널도 먹고살아야 하니 그렇게는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다들 자체 로그를 축적해서 자체 고객의 행태를 분석하려고 하는 것이다.


    유입의 크기를 결정하는 변인은 많다. 특히나 어떤 것을 제안했느냐는 변인은 매우 강력하다. 그래서 단순히 특정 채널의 유입수만 확인하는 게 의미가 없다. 다시 말하면 A라는 채널로 유입이 된 후에 매출이 일어난 것의 인과관계가 없다. 유입 후 회원가입이 된 것과 A채널의 인과관계가 없다. 그게 여자인지 남자인지, 서울인지 아닌지, 무엇을 샀는지도 A채널과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단순히 채널별 유입을 가지고 열심히 로그 분석을 해봤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없다. A, B, C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A가 유입이 가장 많다. 그럼 A채널에 비용을 더 투입하자고 의사 결정할 수 있는가? 진짜?


    A에는 50% 할인, B에는 나이키, C에는 포인트 적립을 내세우고, 게재 위치와 노출 빈도가 다 다른데 A의 유입이 가장 많다고 A에 비용을 쓸 수 있는가? 만약 B가 구매가 가장 많이 일어났다면 어쩔 것인가? C에서 회원 가입이 가장 많이 일어났다면 어쩔 것인가?


    위기에 처한 마케터는 이렇게 할 것이다. A는 유입채널이고요! B는 매출 채널이고요! C는 회원가입 채널입니다. 진짜? 한 번의 위기는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핵심은 이게 아니다.


    특히나 주요 채널들의 요즘 영업 전략을 간파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전체 노출을 잘게 쪼개서 판매한다. 허울 좋은 타겟팅이라는 명분이다. 세그먼트가 많다. 광고의 목적과 타겟의 정교함이 높은 성과를 가져온다고 얘기한다. 반만 맞는 얘기다. 어떤 콘텐츠를 제안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 채널들의 모든 영역들은 치열한 전쟁터다. 모든 업종의 광고주가 경쟁자다. (일부 영역은 업종 제한을 두기도 한다) '누구에게'는 타겟팅을 할 수 있어도 '언제'는 힘들다. '누구에게'도 아주 정교하지 않다. 그러니 의도보단 경쟁의 논리에 더 많이 휘둘리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팅 분석의 핵심은 채널별 유입/매출/회원가입이 될 수 없다. 채널의 특성이 완전히 뚜렷하지 않다면 채널 간의 차이는 크지 않다. 네이버를 쓰는 사람 중에는 다음과 구글을 같이 쓰는 사람이 많다. 다음과 구글을 쓰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네이버 이용자와 크게 다른 건 없다. 왜? 워낙 많은 사람들이 쓰기 때문에 채널 간의 특성이 구별되지 않는다.


    온라인/모바일 이용자들의 행태는 비슷하다. 특정한 정보의 취득 경로 정도가 차이가 있을까 대부분은 비슷하다. 비슷한 이메일을 쓰고, 비슷한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고, 비슷한 SNS를 한다. 이걸 엄청 다른 것처럼 말하는 건 의도가 있는 거다. 이런 의도겠지. '엄청 달라서 넌 하기 힘들고 나한테 돈 내고 하렴!'


    채널에 맞는 콘텐츠는 채널의 가이드만 봐도 알 수 있다. 그게 노하우일 이유가 없다. 채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정한 가이드에 맞춰서 콘텐츠를 만들어주면 완전 쌩큐인데 굳이 그걸 숨기고 일부만 아는 노하우처럼 만들겠는가?


    거듭 말하지만 마케팅 분석의 핵심은 '채널별'이 아니다.  (여기까지! 나도 먹고살아야 하니까~ )


    채널별 유입에 목매지 말기 바란다. 간단하게 확인해 볼 수 있다. '내 사업을 하는데 유입이 많은 A채널에 돈을 더 쓸 것인가?'를 결정해 보라. 콘텐츠 엉망으로 만들어 올린 B채널은 버릴 것인가? A채널에 돈을 더 쓰는 게 최선인가? 진짜?


    마케터들은 좌절할 필요 없다. 유입 이후 즉 랜딩 이후는 사이트의 구성과 완성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상품/서비스에는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러니 모든 짐을 어깨에 지고 죽을 상을 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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