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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Jun 05. 2018

#21.  '헬스장 vs 홈트'를 선택하는 방법

[극사실 실천법][기승전-운동]헬스장 vs 홈트


    예전엔 아무 이유 없이 일주일에 한 번은 양복을 입고 출근을 한 적이 있었다. '어디가?', '면접 봐?' 같은 관심은 부가적인 즐거움이었다. 아~ 난 관종인가? 진짜 즐거운 느낌은 양복이라는 '틀'이 주는 '룰'이었다. 그 '룰'을 지키는 나의 낯선 모습이 신선했다. 옷은 신선한 행동을 만들어 준다.  


    우린 흔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매너가 만드는 거 아니었나? 는 말을 한다. 물리적, 규범적, 심리적 틀에 따라 우리의 행동은 달라진다. 부여된 역할은 새로운 행동을 만들어 준다.

자자...매너를 지키라규!!


    그래서 우린 무언가를 할 때 '어디서'하는지가 중요하다. 마음자세나, 결과에 이르는 시간이나, 결과의 질이 달라진다. 특히 의지가 부족하거나, 잘 흔들리는 사람에겐 '어디서'는 의외로 중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 운동을 해야 할까? '극사실 실천법'의 주장은 실천에 최적화되어 있다. 어디서 하던 상관은 없다. 어디서 해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운동할 곳이 필요하다. 어디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


    하지만 이 질문은 정말 바보 같다. 이 질문의 답은 정해져 있다.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을 해야 한다'가 답이다. 서울 경기에만 2550만 명이 살고 있다. 옹기종기, 바글바글 모여 살고 있는 이곳에서 상황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어떤 방법이 맞다고 특정할 수 없다.


    집과 직장의 위치, 출퇴근 거리, 출퇴근 시간, 예산, 돌봐야 할 사람의 유무, 운동 경력, 운동의 목적, 하고자 하는 의지 수준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 개인적인 변수에 대한 우선순위는 각자의 판단이니 잘 결정하길 바란다. 그래서 '극사실 실천법'에서는 최종 선택지에서의 결정을 도움을 주고자 한다.


    우리가 운동을 할 수 있는 곳은 크게 보면 두 곳이다. 하나는 유료 gym을 포함하는 '공공체육시설'이다. 여기에는 집 앞 공원,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 사내 헬스클럽, 회원제 헬스클럽 등이 있다. 또 다른 하나는 private 한 공간인 '집'이다. 이른바 있어 보이게 '홈트'이라고 부르는 '집에서 운동하기'이다.


    공공 체육 시설은 공원 체육 시설을 제외하면 거의 유료다. 공원 체육 시설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매우 낮으므로 제외하자.

이걸로 '득근'의 꿈을 꾸고 있진 않겠지?


    공공 체육 시설은 우리가 알고 있는 '헬스장'과 대동소이하니 이하 '헬스장'이라고 부르자. 이런 '헬스장', '헬스클럽', 'Gym'은 어떤 면에서 우리에게 유리할까?


'헬스장'의 장점은 무엇인가?


    일단 유료다. 우리는 돈을 내면 아까워서라도 하게 된다.라는 근거 없는 미신이 있다. 그래서 다들 6개월, 1년짜리 회원권을 끊는다. 회사의 지원이 있으니 '가성비'가 짱이다. 그리곤 그 비용을 월로 나누고, 일로 나눈다. 유레카! 일주일에 1번만 가도 이익이다! 이렇게 말하고 한 달에 한 번을 간다. 첫날 넣어둔 신발과 세면도구는 6개월, 1년 뒤 문자를 통해 재회를 하게 된다. 너무 팩폭이었다. 사과한다.


    '매일 갈 곳'이 있다는 것은 계획을 지속하는데 도움이 되긴 한다. 안 가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한 경우를 제외하곤 말이다. 그런 면에서 '헬스장'은 '의지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 '헬스장'에 가면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 말고도 돈 내고 사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득실득실하다. 그래서 위안이 된다. 기본적인 동작을 잘 못해도 부끄럽지 않다. '동병상련'의 다른 이가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매우 큰 위안이 된다.

부담스러운 시선이 더 무겁다


   뿐만 아니라 운이 좋다면 운동 고수와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운동 고수의 친절한 코칭을 받을 수도 있다. 운동 나시를 입고 있는 울끈불끈 초고수의 운동 모습을 라이브로 볼 수도 있다. 교육과 자극이 많이 된다. 심지어 샤워장에서 그(녀)의 레어 한 모습도 확인하면서 미래의 내 모습을 구체화할 수도 있다.

종신 회원이 되겠어요


    머신이 매우 다양하고 많다. 트레드 밀도 많고, 사이클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무엇이 쓰는지 알 수 없는 기기묘묘한 모양의 머신들이 줄지어 있다. 심지어 양쪽에 40kg씩 원반이 꼽혀 있어서 내 힘으론 꿈쩍도 안 하는 머신들이 수두룩 하다. 가격이 한대에 수백만 원씩 한다 하니 이곳에 있는 나도 부자가 된 기분이다.


    돈을 더 지불할 의향이 있다면 트레이너에게 개별 코칭을 받을 수도 있다. '운알못'은 혼자서 운동하는 게 힘들다. 초반에 자세와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트레이너를 이용하자. 열몇 번 트레이너에게 배운 것 까진 아주 좋았는데 그 후에 혼자 하려니 영 진도가 안 나간다. 하지만 구석에서 트레이너에게 지도 받는 병아리들을 보며 미소를 씨익~ 지어 줄 여유가 생긴다.

10회를 하시면 1회는 무료에요 회원님! 여덟 아홉 아홉 아홉 아홉 버텨요 회원님!


    장점이 많은 '헬스장'이지만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서는 선택할 수 없는 치명적 단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어떤 단점이 있을까?


'헬스장'의 단점은 무엇인가?


    일단 유료다. 회사가 지원을 하던, 내가 돈을 내던 돈이 든다. 사내 헬스클럽은 무료다. 하지만 사내다. 그래서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 어휴... 사내... 회사에선 일만...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부담이다. 어차피 운동을 특정 기간만 할 것이 아니라 평생 하는 것이니까. 따라서 최대한 '가성비' 좋은 곳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접근성이 좋지 않다면 '헬스장'에 가는 것 자체가 일이 될 수 있다. 일단 쉽게 갈 수 있어야 반복해서 가는 것이 가능하다. 실천에 가장 좋지 않은 것은 핑곗거리다. 핑곗거리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 같은 곳을 매일 가는 것은 힘든 일이다. 회사를 가는 기분이 든다. '가야 한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은 좋지만, '매일 간다'로 연결되는 건 다른 문제다. 추가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운알못이나 운동 초보자는 오히려 사람이 많은 곳에서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다. '헬스장'에 가기만 하면 운동이 되는 게 아니다. 사전에 어떻게 운동을 할지를 공부하고, 결정하고 가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그냥 간다. 등록 전에는 그토록 친절했던 트레이너는 PT를 하라는 소리만 할 뿐 쳐다보지도 않는다. 기구마다 사람들이 늘어져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난 어디서 운동을 해야 할까? 여긴 어딘가? 난 누군가?

공간과 벤치를 점유하고 있는 고인물


    또한 월초와 월요일에만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며  인간의 나약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매일 찾아오는 내가 바보 같다. 다른 사람들은 계속 바뀌는데 나만 고인물 같다. 묘한 배신감이 든다. 그래서 운동을 빼먹어도 죄책감이 온전하게 들지 않는다. 인간의 행태를 관찰해서 새로운 핑곗꺼리를 찾아낸 것이다.


    몸이 좋은 운동 고수들을 보고 따라 하려고 했으나 그들은 왔다가 금세 사라진다. 운동은 2시간은 넘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그들이 운동하는 방법은 익히 들었던 자세가 아닌 거 같다. 그렇다. 운동 고수의 운동과 운알못이나 초보자의 운동법은 다를 수 있다. 개개인 마다도 차이가 있고, 운동 능력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그래서 고수들을 따라하는 것이 꼭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고수들이 옆에 끼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지 않다면 말이다.


    머신이 너무 많다. 머신의 이름과 운동 부위를 외우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어차피 그 다양한 머신을 다 해야 할 필요도 없다. 같은 부위를 새로운 방법으로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점이다. 하지만 그건 지속적으로 '헬스장'을 다녔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지금은 맨손이나 가벼운 덤벨이면 족할 수 있다.

우린 돈내고 사다리를 기어간다


    계속해서 유료 코칭을 받을 생각이 아니라면 트레이너에게 유료 코칭을 받는 것도 계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운동은 평생 해야 한다. 평생 유료 코칭을 받을 돈이 있다면 완전 추천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정확하게 무엇을 코칭받을 것인지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혼자서도 응용을 할 수 있게 된다.


    운동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소는 '집'이다. 이른바 '홈트'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집에 헬스장을 차리는 것'을 말한다. 집에서 맨손으로 해도 '홈트'고, 간단한 기구로 해도 '홈트'고, 머신을 설치해도 '홈트'다. 외국에서는 'Garage Gym'이라고도 부른다. 공간이 부러울 뿐이다. 아파트와 빌라가 주 거주 수단인 한국에서는 '발코니 짐', '베란다 짐'이 맞겠다. 뭔가 짐짝이 된 기분이네..ㅠㅠ


    '홈트'의 장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거실, 빈 방, 지하실, 베란다, 발코니에 있을 홈짐은 맘만 먹으면 바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이것보다 큰 장점이 있을까? 맘만 먹으면 출근 전에도, 잠자기 전에도 할 수 있다. 맘만 먹으면 우주정복도 가ㄴ...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헬스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 조금 힙한 모습을 연출하려면 의상을 준비하는 부지런도 떨어야 한다. 하지만 '홈트'는 그런 게 전혀 필요 없다. 트로트를 틀어 놓고 운동을 할 수도 있다. 누드로 스쿼트나 데드리프트를 할 수 있는 짜릿함이 있다. 개인적으론 밀리터리 프레스를 누드로 하는 걸 추천ㅎ... 구멍 난 티도, 세탁 안 한 운동복도 본인만 견뎌내면 아무 상관없다. 

오해 마시라! 살구빛 레깅스 일 뿐!

    위생적으로 보다 안전하다. 많은 사람들이 내뿜은 노폐물에 찌든 장비로 운동하는 것보다 환경이 깨끗하다. 물론 장비는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스스로 닦고, 조이고, 기름쳐야 한다.


    귀찮은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오지랖 넓은 분들의 간섭에서 벗어 날 수 있다. 배 나온 터줏대감이 알려주는 운동법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 뿐만 아니라 한번 당기고 주야장천 스마트폰 쳐다보고 있는 고인물 때문에 내 운동 시간이 늘어지지도 않는다. 혼자 기구를 독점하는 쾌감을 매번 느낄 수 있다.


   생생한 교육의 현장으로 만들 수 있다. 매일매일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자. 그래서 변하는 몸도 보여주자. 이것만큼 정직하고 효과 좋은 교육은 없다. 매일매일 못 지키거나, 몸이 변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교육하자.


    마지막으로 장기적으로 비용 효율성이 높다. 한번 구입한 헬스장비들은 일부 소모품을 제외하곤 무덤까지 가져갈 수 있다. 평생 돈이 들어가는 '헬스장'에 비하면 오히려 싸다 할 수 있다.

가성비는 극대화, 가심비는 폭망


'홈트'의 단점은 무엇인가?


    '맘'을 먹는 걸 방해하는 요인들이 많다. 운동 기구가 가까이 있는 만큼 냉장고도, 컴퓨터도, TV도 가까이 있다. 아내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 달라고 하고, 아이들은 놀아 달라고 한다. 가족의 협조나 독한 맘이 아니면 '홈트'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 내가 직접 헬스장을 차리는 거니 당연히 많이 든다. 물론 이것은 머신을 설치했을 경우다. 간단한 매트와 덤벨 정도라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할 수 있는 운동의 종류와 강도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추가 구매를 하거나 '헬스장'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된다. 실제 헬스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기구가 있다. 소품도 많다. 모두 따로 구입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들이다. 그만큼 다양한 운동이 가능한 곳이 '헬스장'이다.

꿈의 홈짐! 방 하나가 집 하나 가격일 듯 ㄷㄷㄷ


    그나마 이것도 설치할 공간이 있을 때 얘기다. 외국은 차고를 활용한다고 하지만 국내 환경은 생활공간의 일부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간에 맞춰서 장비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가족의 생활공간에 기구를 설치해 놓으면 당연히 빨래가 걸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헬스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게 맞다.


    외로움과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헬스장에서도 운동은 어차피 혼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엔 눈이 많다. 특별한 위험에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홈트는 정말 혼자다. 스스로 외로움과 위험을 대비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혼자 할 땐 무리하지 말고 기본을 잘 지켜야 한다


    앞서 '어디서 운동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애초에 답이 있다고 했다. 상황에 맞춰야 한다. 집이 좁다면 '홈트'는 하고 싶어도 못한다. 한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장비를 이용한 운동만 할 수 있다. 집 앞에 헬스장이 있거나,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헬스장이 코 앞에 있거나, 사내에 헬스장이 있거나 한다면 헬스장에 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헬스장과 홈트는 일장일단이 너무 확실하다. 바로 이것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의 기구로 홈짐을 꾸리고, 헬스장을 못 갔을 때 홈짐을 활용하자. 이런 식으로 '실천의 가능성'을 높여야 꾸준히 운동을 할 수가 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휴전선 지뢰'처럼 뿌려놓자. 그렇게 계속해서 운동을 하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헬스장 중에는 포인트 멤버십을 활용한 제휴형 서비스가 있다. PASS를 구매하고 제휴되어 있는 제휴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딱 한 곳을 지정해서 가는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단, 꾸준히 가는 경우는 비용이 더 비싸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못할' 핑곗꺼리를 없애주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다.

'헬스'를 하기 싫다면 '네일'을 받아도 되는 신박한 모델이다


    우리의 몸은 생각보다 강하다. 회사에서 스트레스 좀 받았다고, 전날 잠을 좀 못 잤다고, 연인과 사이가 좋지 않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지 않다. 그러니 그 몸을 유지하 약한 건 우리 마음이다. 그러니 초기에는 비용이 좀 들더라도 핑곗꺼리를 없애는데 주력하자.


    가성비 좋은 헬스장도 끊어 놓고, 간단한 장비도 집에 구비해 놓자! PASS도 몇 개 사서 다른 지역에 갔을 때도 이용해 보자. 가방에 운동복 하나쯤은 넣고 다녀보자. 그래 봐야 병원 가서 검사 몇 개 받는 것보다 싸다. 운동 못해서 생기는 온갖 부작용의 뒤치다꺼리하는 것보다 낫다.


    제발 운동과 관련해서는 '바닷물 찍어 먹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 그걸 꼭 먹어봐야 짠지 안다는 건 너무 슬프다. 의심을 해보라고 권할 게 있고, 아닌 게 있다. 운동은 아니다. 그냥 믿어라 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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