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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May 31. 2018

#20. 운동으로 '우울증' 완화하는 노하우

[극사실 실천법][기승전-운동] 우울증! 운동이 잡는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사방에서 에어컨이 작동되기 시작했다. 비염이 있는 나에겐 또 다른 겨울의 시작이다. 식당, 카페, 버스, 지하철 어디든 쾌쾌한 냄새의 에어컨이 찬바람을 쏱아낸다. 개도 안 걸린다는 오뉴월 감기를 에어컨 덕분에 체감한다. 이렇게 감기는 사계절 질병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 몸만 감기에 걸리는 게 아니다. 마음도 감기에 걸린다. 계절도 가리지 않는다. 말 그대로 시도 때도 없다. 바로 '마음의 감기'라는 우울증. 현대인에게 우울증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증표 같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겪고 있다.

마누라의 잔소리에 얼어 붙은 내 심장

 

    우리나라는 과하다 싶게 정신질환에 대해 박하다. 정신병, 정신병원은 기피와 공포의 대상이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인데 '누구도 안 겪는 일'처럼 대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다. 병의 원인이 '인격의 결핍'인 것처럼 생각한다. 정신과 처방 기록이 있으면 보험 가입이 안되거나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기도 한다. 이러한 개인적, 사회적 시스템이 편견과 공포를 가중시키고 있다.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 MDD)이란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방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다. 항상 즐겁던 일이 즐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슬픈 감정이 생긴다. 정서적, 신체적 문제를 유발한다. 일상적으로 발생하지만, 매우 중대한 질병이다.

일상적이지만 무서운 질병이다


    솔까말, 2018년 대한민국에 사는 성인들은 누구라도 '어제 즐겁던 일이 오늘 즐겁게 느껴지지 않을' 환경에서 산다. 불합리한 사회 시스템, 예측 불가능한 미래, 불안정안 고용, 치솟는 물가, 상대적 박탈감, 사회적 계급의 분화, 높은 사교육비, 부의 편중과 같은 거시적인 스트레스가 산재해 있다.


    그뿐인가 인간이라면 느낄 수 있는 관계에서 오는 고통과 스트레스도 크다. 관계가 주는 고통은 우리의 숨이 붙어 있는 한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가족과 절연하고, 연인과 이별하고, 친구와 절교하고 지낼 수는 없다. 보기 싫은 이 부장, 신 차장, 김 과장, 오대리도 봐야 한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누가 걸려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게 우울증이다.

발암 깨달음의 선구자 알프레드 아들러 선생! 관계의 고통과 기쁨을 역설 하시었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하게 '슬픈 감정'과 병으로서의 '우울증'을 구별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영원히 떠나보내거나, 실직을 하거나, 누군가와 이별을 하는 것은 견디기 힘든 경험에 속한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여 슬픔이나 슬픈 감정을 갖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슬픈 감정은 괴로움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밀물이 되어 갑자기 덮친다. 반면 우울증은 천천히 2주 정도에 걸쳐서 기분을 떨군다. 기분이 가라앉고 흥미나 즐거움이 줄어든다. 슬픈 감정이 번지점프처럼 곤두박질친다면, 우울증은 엘리베이터처럼 내려간다.


    슬픈 감정은 휩싸여 있다 해도 자존감이 유지가 된다. 반면에 우울증은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느낀다. 자기혐오를 한다. '내가 이렇지 뭐!', '난 뭘 해도 안돼!', '난 이것밖에 안돼', '나 같은 게 살아서 뭐해!', '병신 같은 내가 정말 짜증나!'

모든 책임이 스스로에게 있지 않다는걸 잊지 말자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별이나 실직이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육체적 고통이나 대형재난의 경험이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진리의 케바케 슬픈 감정과 우울증이 공존할 수도 있다. 이럴 때 슬픈 감정은 우울증보다 더 심각하고 오래갈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슬픈 감정과 우울증을 잘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우울증은 상대적으로 이상적으로 사는 사람에게 조차 영향을 줄 수 있다. 진리의 케바케 그러니 상대적으로 잘났다고 방심할 필요도 없고, 상대적으로 못났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 우울증은 생화학(호르몬, 뇌과학)적 요인, 유전적 요인, 성격적 요인, 환경적 요인으로 발현될 수 있다. 그러니 자책할 필요도 없고, 포기할 필요도 없다. 내 탓이 아니다. 이것특정 케이스에 대한 슬픔인지, 아니면 병인지 빨리 캐치하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


    이제부터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다. 우울증의 치료에 관한 것이다. 난 의사도 아니고, 정신 치료사도 아니다. 뇌과학자도 아니고, 생화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다. 주위에 우울증 비슷한 걸 겪은 사람과 살고 있고, 우울증 전조 증상을 안고 살고 있는 동료를 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러니 약물치료나 심리치료나 전기충격요법에 대해서 알리 만무하다.


    그런데 우울증 치료에 관한 자료들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우울증 치료에 운동이 너무나도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기승전-운동'을 주장하는 '극사실 실천법'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결과 아닌가!

운동이 글루타메이트와 가바를 증가 시킨다고 한다


    한 논문에 의하면 신체활동과 운동은 우울증과 양방향의 관계가 있다고 한다. 강도 높은 신체활동과 체력 수준이 우울증에 대한 보호 메커니즘을 제공한다고 한다. 그리고 운동은 다른 치료법과 비교해도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우울증 치료 이외에도 비만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춰주는 추가적인 이익도 있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출처 : Physical Activity, Physical Fitness, and Depression / Felipe B. Schuch and Brendon Stubbs)


    또 다른 논문에서는 하루에 8~10시간 또는 10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에게서 MDD의 위험이 증가했다는 결과가 있다. 장시간 앉아 있는 한국 성인의 MDD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 : The impact of sitting time and physical activity on major depressive disorder in South Korean adults: a cross-sectional study)


    운동과 우울증에 대한 논문은 차고 넘친다. 이미 과학적으로 검증이 된 것이다. 잘 생각해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감정을 느끼는 것은 뇌다. 뇌는 신경전달물질에 의해서 감정을 느낀다. 신경전달물질은 움직이거나, 먹거나, 보거나 하는 활동에 의해서 생성된다. 조화롭게 움직이고, 먹고, 보고, 쬐고, 느끼고 하면 생성되는 것이다. 우리 몸의 항상성이 잘 유지되어야 잘 분비된다.

어떻게든 움직이기만 해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 몸의 항상성이 깨지면 문제가 생긴다. 그것이 움직이는 것이든, 먹는 것이든, 무엇이든 말이다. '나는 잘 먹고, 잘 움직였는데 애인이 배신 때렸다! 그랬더니 너무 힘들다!' 그건 파도처럼 밀려오는 고통이고 슬픔이다. 원래 그런 거다. 그것 역시 몸이 항상성을 지키기 위해서 슬프게 하고, 눈물 나게 하고, 계속 자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괜찮아져야 정상이다. 실제로 멀쩡해져서 양푼에 밥 비벼 먹..


    꾸준히 잘 먹고, 잘 운동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려면 매일매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방법을 써야 한다. 월요일은 요가, 화요일은 필라테스, 수요일은 복싱, 목요일은 크로스핏, 금요일은 발레핏 하면 좋다.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월요일은 발레, 화요일은 드럼, 수요일은 꽃꽂이, 목요일은 기타, 금요일은 붓글씨 하면 좋다. 얼마나 즐겁겠는가?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실천이 문제다.


    지금 우울증의 전조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꾸준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이미 슬프거나 우울한 감정에 지배를 당하고 있어서 조언이 안 들릴 수 있다. 모든 활동에 대한 흥미가 사라졌을 수도 있다. 잠을 못 자는 걸 더 큰 문제로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너무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이게 뭔 소용'이냐며 가치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렇게 된 스스로에 죄를 지은 느낌일 수 있다.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 필요 없고 죽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운동을 통해 우울증으로부터 도망치라는 것이 아니다. 앤드류 솔로몬이라는 우울증 전문가는 우울증은 밀어 낼 수록 강해진다고 했다. 도망치려 할수록 더욱 자라나고, 과거를 부정하면 더욱 벗어나기 힘들다고 했다. 오히려 우울증을 인정해야 더 나은 삶을 꾸릴 수 있다고 한다.

앤드류 솔로몬은 '우울증의 반대는 행복이 아닌 활력'이라고 했다


    우울증의 반대는 행복이 아닌 활력이라고 한다. 활력에 운동만큼 좋은 것도 없다. 약물 치료과 같은 수준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거나, 전조 증상이 있어서 불안하다면 그 사실을 인정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다짐해야 한다. 그 치료 중에 스스로 할 수 있는 치료가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만능이 아니므로 우울증의 재발을 막아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예측 가능하게 하고, 보다 쉽게 견디게는 해줄 수 있다. 균형이 잡힌 육체는 쉽게 우리를 사지(死地)로 몰지 못할 것이다. 우울증이 주는 지옥 같은 고통을 즐거움으로 채우고 싶은가? 그렇다면 고통을 잊기 위해 꾸역꾸역 '즐거운 일'을 하기 전에 준비를 하자. 보다 쉽게 즐거운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울증에 뺏긴 인생의 활력을 채우는 첫 번째 일로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고 나서 다른 재밌는 일도 하고, 다른 사랑도 찾고, 다른 인생도 즐기면 어떨까?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취미 활동이 아니라 '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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