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사실 실천법] 목이 아플 때 서서 할 수 있는 코어 운동
최근에 경주 '경추'가 안 좋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름 충격이었다. 왜냐면 스스로는 자세를 바르게 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만의 뇌피셜이었던 모양이다. 몸은 정직하니까 내가 뇌피셜인걸로.
다리도 안 꼬고, 가슴도 펴고 걷고, 앉아 있을 때도 나름 도도하게 허리를 세우고 앉아 있었다. 그런데 내 경추의 간격은 좁아져 있었고, 모양도 일그러져 있었다. 디스크가 터져 나와서 당장에 수술을 해야 하는 지경은 아니었지만 나이에 비해 나쁘다는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자세에 신경을 많이 썼다. 주의하면서 생활해 보니 의외로 우리가 목을 숙이는 자세를 많이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스마트폰을 볼 때의 자세나 사무실에서 모니터를 볼 때의 자세는 물론이고 그 외에도 알게 모르게 목에 부담이 가는 자세와 동작이 많았다.
운동 중에도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있다. 대표적인 게 우리가 '체력장'이라고 하는 체력검정에서 하는 '윗몸일으키기'가 그렇다.
군에서 실시하는 장병 체력 검증은 2016년부터 머리에 깍지를 끼는 동작 대신 팔을 교차해 어깨에 대는 자세로 바꾸었다. 이유는 기존 자세가 '목인대 손상'과 '목 디스크' 등 부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2016년이나 돼서야 수정이 되었다.
'윗몸일으키기'처럼 인위적으로 목을 당기는 자세는 매우 좋지 않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목을 당기는 동작 말고도 운동 중에, 특히 힘을 쓰면서 목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자 한번 따라 해 보자. 목을 숙이지 말고 중립적인 자세를 취해보자. 그 상태에서 승모근을 써서 어깨를 움츠려보자. 어떤가? 내 머리는 중립적인 위치에 있었는데 어깨를 움츠리니 고개를 숙이는 것과 같은 긴장이 목과 주변에 생겼다.
그렇다. 우리는 힘을 쓸 때 자신도 모르게 목을 움츠리는 경향이 있다. 그 동작이 힘을 쓰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승모근 운동을 따로 하지 않는데도 승모근 부위가 아픈 이유가 자신도 모르게 이런 동작을 하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지만 '스트레스'도 경추 부위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방어하는 몸의 방어 기제가 관절을 움직이는 근육을 조여주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즉, 태아 시절처럼 몸을 웅크리게 만드는 것이다.
고개를 가슴팍에 박고, 어깨를 움츠려 목을 넣고, 가슴과 복근을 수축시킨다. 고관절을 접고 무릎을 배 쪽으로 당기고, 등을 둥글게 만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 몸의 근육을 이렇게 긴장시킨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뒷목을 잡는 것이다.
안 그래도 퇴행성 증상들이 나타나는 40대 이상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몸을 지키려다 목이 나가는 수가 있다. 목은 신경 다발이 지나는 곳이라 목이 잘못되면 온몸이 아플 수 있다. 승모근, 어깨, 가슴, 팔 등 어떤 신경이 건드려지느냐에 따라서 통증은 몸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래서 '윗몸일으키기'를 대신해서 코어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올바른 자세를 다룬 [누만예몸] 글에서도 말했듯이 단단한 코어는 바른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특히 운동 중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주고 있으려면 강력한 코어는 필수다.
경추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단단하고 플랫한 복부를 가질 수 있는 운동을 해보자! 기존에 우리가 하던 운동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런 얘기 아무나 안 해준다.
체스트 푸시 스쿼트
스쿼트 자체도 '복합관절운동'인데 한 가지 동작을 더 추가한 것이다. 기존에 하던 운동에 동작 하나 추가해서 코어까지 더 강화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자세 되겠다.
우선 덤벨이나 케틀벨을 가슴에 안는다. 그리고 허벅지가 지면과 수평해지는 자세에서 가슴 앞으로 덤벨이나 케틀벨을 쭉! 밀어준다. 그리고 다시 회수하고 발뒤꿈치로 밀고 원 위치로 올라오면 된다. 반복 횟수는 기존에 스쿼트를 하는 것을 그대로 하면 된다.
스쿼트의 버티는 자세에서도 '코어'에 힘이 들어간다. 그런데 무게를 가슴 앞으로 밀어주면 코어가 더 강한 자극을 받게 된다. 무게를 버티기 위해서는 몸 앞쪽의 근육에 힘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버티기 힘들다고 고개를 움츠리고 등을 말면 안 된다. 어깨로만 들려고 한다거나 승모근을 동원해서 등을 이용하면 오히려 부상의 위험이 있다. 무겁다면 무게를 자신의 근력 상태에 맞추기 바란다.
버드독 자세 (Bird Dog Pose)
이름은 생소할지 몰라도 보기는 많이 봤던 자세다. 왜 개새 아니... 새랑 개가 이름에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뭔가 잔디밭 위에서 하고 있으면 엄청 폼나 보이는 그런 자세다.
이 동작 역시 코어의 힘을 길러 준다. 특히 허리를 강하게 만드는데 좋다. 허리라구 허리!! 목, 등상부, 등하부, 허리를 강화시켜준다.
자세는 사진을 잘 보기 바란다. 몸을 받치고 있는 팔과 다리의 위치, 허리의 모양, 배의 모양, 시선의 방향을 잘 살펴보자.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사진과 같은 자세에서 5초씩 멈추고 최소 10회는 반복하자.
팔이 너무 앞으로 나가도 안되고, 다리가 너무 뒤에 있어도 안된다. 허리가 동그랗게 아치가 되어서도 안되고, 배를 쭉~ 내밀어도 안된다. 고개를 숙이거나 너무 쳐들어도 안된다. 팔과 다리를 너무 올려도 안된다. 안 되는 것이 많아 보이지만 중력을 이기고 자연스러운 중립 자세를 취하는 것이 이 운동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어깨나 손목이 아프다면 이 동작은 과감하게 포기하자. 이 동작을 꾸준히 하면 어깨 모양도 예뻐지고, 복근도 생기고, 다리도 예뻐지겠지만 아픈 걸 참고하면 안 된다.
워리어 III (Warrior III)
버드독 자세와 비슷하지만 더 어려운 자세가 있다. 요가 자세 중에 하나인 전사 III 자세다. 버드독 자세와 원리는 같다. 당연히 워리어 1, 워리어 2 자세도 있다. 3이니까 끝판왕 난이도가 더 있다. 뭔가 '영적'인 느낌이 나는 자세라서 더 강한 우월감도 느낄 수 있다.
다리, 엉덩이, 어깨, 팔, 허벅지, 허리, 복부를 강화시켜준다. 균형 능력, 조정 능력, 유연성은 덤이다. 심지어 요가 자세다 보니 마음도 진정시켜 준다고 한다. 경건하게 매일 아침에 해주면 좋다!
다리를 너무 높거나 낮게 들면 안 된다. 서있는 다리를 너무 펴거나 구부리지 말아야 한다. 목을 숙이거나 쳐들지 말아야 한다. 견갑골을 너무 모아서 어깨가 귀 쪽으로 올라가면 안 된다. 배에도 힘을 줘서 아래로 처지지 않게 버텨줘야 허리를 보호할 수 있다. 버드독 자세와 마찬가지로 중립적인 자세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팔을 뻗는 게 힘들면 벽을 잡거나, 몸통 옆에 움직여 균형을 잡자. 머리 앞쪽에서 손바닥이 마주보는게 정석이지만 균형을 잡고 서는게 더 중요하다. 난이도가 있는 자세니까 안된다고 좌절할 필요 없다. 자꾸 해보면 어느 순간 된다.
우리가 알고 있던 '스쿼트'와 '싱글 레그 데드 리프트'와 비슷한 동작을 통해 코어를 강화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새로운 동작을 익히는 것보다 기존에 알고 있던 동작을 응용하는 게 '실천'에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코어 운동법은 많다. 하지만 목에 부담이 있다면 위와 같은 운동들로 대체해 보자.
매달릴 곳이 있다면 '행잉 레그 레이즈'도 좋다. '슈퍼맨 플랭크'도 좋다. 목과 척추를 강화하는 동작으로는 '슈퍼맨 자세'가 좋다. 병원에서도 추천을 해줬다. '플랭크' 및 그 변형 동작들도 좋다. 한번 소개했었던 '브릿지 자세'도 좋은 코어 운동이다.
이제 차츰 많은 운동들을 알게 되었다. 자신에게 필요하고 취향에 잘 맞는 운동을 잘 골라서 실천만 하면 된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운동 부위와 동작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것들 위주로 잘 '조합'을 해보자.
알고 있는 운동과 운동 부위를 한번 쭉 적어보자. 그리고 전신 운동과 부위 운동을 나누어 같은 부위끼리 묶어보자. 2개로 나누면 2 분할, 3개로 나누면 3 분할이 되는 것이다. 어렵지 않다.
역시나 중요한 건 '꾸준히' '실천' 하는 것이다. 바른 자세로 자신의 체력에 맞게 하면 운동 후 통증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면 꾸준히 실천하는데 도움이 된다. [누만예몸]의 올바른 자세와 관련된 글을 봐주기 바란다.
몸은 안 아플 땐 소중한 걸 알지 못한다. 아프고 돈이 들어가면 그 불편함과 소중함이 극대화된다. 특히 눈에 띄는 사고나 부상이 아니라 자고 일어났는데 아픈 건 고통, 불편함과 더불어 슬프기까지 하다.
특히 우리 40대 동지분들. 퇴행성 질환들에 대비 하자. 경추, 척추를 비롯한 각종 관절과 인대, 힘줄 부상에 조심하자. 이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의 안전한 운동과 운동 후 충분한 근육 이완이 필수다. 또한 평소에 관절 주변부 근육들을 잘 발달시켜 놓아야 부담이 줄어든다. 마음은 20대인 거 다 알지만 몸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 무리하지 말자.
우리 30대 '운알못' 동지분들. 첫술에 배부르지 않다. 차근차근 1년만 해보자. 매우 건강한 변화가 온다. 인생에서 1년도 투자를 못하나? 평생을 위한 투자다. 행복의 양과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 믿어라! 그리고 처음에 좋은 자세를 익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유 없는 부상이 지속된다.
자! 모두 모두 스마트폰 꺼놓고 목에 부담이 없는 코어 운동으로 '불금'을 맞이하자! 요즘은 '냉금'을 맞이하자라고 해야겠다. 모두 모두 시원한 코어 운동으로 냉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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