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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Aug 03. 2018

#48. 걱정 없이 '육식'하는 방법

[극사실 실천법] 오늘도 죄책감 없이 고기를 먹어보자!


    94년은 이제까지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되어 있었다. 그 기록은 2018년 여름이 되어서 깨졌다. 사실 나는 94년의 더위를 기억하지 못한다. 왜냐면 나는 그때 신병이었기 때문이다.


    94년 5월 나는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다. 5월인데도 낮에 소금을 먹으며 훈련을 했다. 훈련 시간도 10분씩 단축되었다. 행군도 야간 행군으로 바뀌었다. 그땐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여기서 뭘 하는지, 나는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날씨 따위야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가장 더웠다는 94년 7월에는 자대에 있었다. 그리고 그 더위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바짝 든 군기와 긴장은 더위를 느낄 여유도 없었으리라.


    2018년 7월에 시작한 연이은 더위는 8월로 넘어가면서 정점을 찍었다. 정말이지 태양과 나 사이에 그 어떤 것도 없는 것같이 '퓨어한 열기' 그대로를 느낄 수 있었다. 피부는 물론이고 열기를 들이켜는 폐와 심장도 바짝바짝 타는 기분이 들었다.


    



    바짝바짝 타는 걸로는 삼겹살만 한 것이 없다. 고소함이 입안을 휘돌아 나가면서 담백하게 씹히는 단백질 덩어리의 식감이 입속 미각 세포들을 위로해준다. 지방의 위로에 감동의 눈물이 찔끔 나올 때쯤 살짝 얹혀진 생와사비가 땅콩처럼 고소하게 입 안에 퍼지며 약간 무겁던 맛의 짐을 덜어준다.


    이런 맛에 우리는 고기를 먹는다. 아니 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맛의 향연이 목 뒤편으로 넘어가고 나면 꾸물꾸물 올라오는 죄책감. 아~ 나는 또 살이 찌는 것인가? 아~ 나는 몸에 나쁜 짓을 해버린 것인가! 아~ 내 혈관과 지방에 미안하다~



    정말 고기를 먹는 것은 살찌는 일이고, 몸에 나쁜 것인가? 우리는 육식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훨씬 많이 들어왔다.


    육식은 '무절제'와 '쾌락'의 징표이며, '비만'과 동의어고, 스스로 건강을 해치는 일이다. 거기에 '비윤리인 소비'와 '환경'을 망친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정말 육식을 하는 것은 이렇게 나쁜 일일까? 육식은 우리의 몸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매일매일 샐러드를 먹는 채식인 여러분! 채식 동물도 가끔씩 육식을 한데요~ (!! 끔찍할 수도 있음!! https://youtu.be/R9vxHN8_jSE) 그러니 함께 생각해 봅시다!




    언제부터 육식을 한 것일까?


    260만 년 전에 전인류(pre human)라 불리는 인간은 돌로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 도구를 이용해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25만 년 전에 전인류(pre human)는 고기를 요리하기 위해서 불을 이용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굽기'의 역사는 시작한 것이다.


150만년 전 도살의 흔적


    기원전 8000년 전에는 개에 이어 '돼지'를 키웠고, 기원전 7600년 전에는 매머드가 멸종되어 더 이상 쉽게 고기를 얻지 못했고, 기원전 1700년 전에는 아이스 하우스를 지어서 고기를 보관했다.


    1493년에는 콜럼버스가 북아메리카에서 소를 기르기 시작했다. 1876년에는 미국의 목초지에 최초의 가축 사육장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키워지던 동물들은 생산량 확대를 위해 1950년대 실내로 옮겨 키워지기 시작했다.



    왜 육식을 한 것일까?

 

   인간은 원래부터 고기 중독자여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렇게 진화를 한 것일까? 많은 학자들은 기후의 변화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후 변화에 따라 안정적으로 먹을 수 있는 게 줄어들어 획득의 효율이 떨어짐에도 어쩔 수 없이 육식을 했다는 것이다. 즉, 인간 본성의 행태가 아니라 기후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먹고살기 위한 '적응의 결과'라는 주장이다.


동굴 벽화


    고기를 먹어서 두뇌가 커졌다는 주장도 있다. 고기가 높은 칼로리와 영양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두뇌의 발달을 도왔다는 것이다. 특히 고기를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음식물의 소화가 더 쉬웠기 때문에 초식류 원숭이의 소화기관보다 훨씬 작은 소화기관을 갖게 되어 뇌에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좋아진 뇌로 도구를 개량하고, 개량한 도구로 이주하는 곳마다 덩치가 큰 먹이 동물들을 멸종시켰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다 먹고살자고 그런 거니 뭐라 할 순 없지만 멸종까지 시켰다니 인간의 먹성이 놀랍다 아니할 수 없다. 즉, 인간의 육식과 뇌의 발전은 선순환을 그리고 있었던 셈이다.



    

    육식을 해도 건강한가?

 

    우리의 전통적인 상식은 육식은 나쁘다는 것이다. 하지만 채식에도 '올바른 채식'과 '나쁜 채식'이 있는 것처럼 육식도 무조건 좋다거나 혹은 모두 좋지 않다거나 하는 단편적 접근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단편적인 접근은 관련 산업계나 미디어에 의해서 잘 활용된다. 자극적이고, 재밌는 논쟁거리기 때문이다. 앞뒤 설명 다 자르고 '육식은 나쁘다' 혹은 '육식은 좋다'라고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가 적극적인 피드백을 하며 받아주기 때문이다.


채식의 함정(좌) vs 육식의 반란(우)


    이런 단편적 정보가 축적되다 보니 우리는 육식을 죄악시한다. 심지어는 꼭 필요한 사람들도 섭취를 꺼려한다. 나이가 점점 들어갈수록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이 필요하다. 그런데 오히려 많은 사람들은 고기 섭취를 줄인다.


    육식은 건강과 근육을 지켜줄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하지 않은 양과 잘못된 유형의 육식은 건강을 망칠 수 있다. 결국 '올바른 육식'을 한다면 우린 더 건강해질 수 있다.

    


    올바른 육식이란 무엇인가?


    매년 자동차 사고로 전쟁 수준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사고가 날 확률이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차를 안 이용하지 않는다. 튼튼한 차를 선택하고, 안전벨트를 하고, 안전수칙을 지킨다.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육식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육식은 암을 유발하고, 비만을 촉진하며, 많은 질병의 시초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채식을 하면 모든 암과 비만과 질병이 사라지나? 그렇지 않다.


1+ 등급의 소고기는 지방량이 20% 이상이여서 소비자에게 이야기 하기에는 적절하지........


    육식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잘 자란 고기를 선택하고, 가공되지 않은 고기를 먹으면 된다. 가끔은 생선이나 견과류, 식물성 지방을 대신 섭취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도 먹으면 된다. 이것이 육식의 '안전벨트'이고 '올바른 육식'인 셈이다.


    이렇게 하면 육식의 위험을 '완충'할 수 있다. 그러면서 육식의 '즐거움'과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신념이 없다면 굳이 채식주의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


    

    육식! 할까? 말까?


    채식에는 먹거리에 대한 정체성과 신념이 필요했다. 오히려 육식에는 죄책감을 갖지 않을 '먹거리 자존감'이 필요하다.


    다른 생명을 비윤리적으로 키우고, 잔인하게 죽여서 먹는다는 비난받는다. 축산 산업 때문에 사람이 먹어야 할 곡식을 가축들이 먹어 기아가 생기고, 가축 배설물로 환경 피해가 생기고, 많은 양의 물을 소비하고, 목초지를 위해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온실가스 배출을 유발한다고 비난받는다.


    먹을까 말까 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육식으로 인한 정신적 폐해가 더 큰 것 같다. 물론 이런 문제들은 실존한다.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미해결 된 문제로 육식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고기를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연계의 순환 시스템의 일부이다. 260만 년 전부터 먹었던 고기다. 일부 타락한 축산 자본주의자들의 행태 때문에 그 행위를 죄악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소비자 연대를 통한 법적, 행정적인 압박이 필요하다.


    환경 문제도 이견이 있다. 미국의 예를 들면 미국 방목지의 약 85%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작물을 키울 수 없는 땅이라고 한다. 오히려 환경을 잘 활용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반대로 미국 경작자의 90%는 최상위 토양에 피해가 있고, 미국산 대두의 92%는 제초제에 면역이 있는 유전자 콩으로 만들어진다. 제초제에 대한 면역성은 더 강하고 많은 제초제를 사용하게 되어 '슈퍼 잡초'가 생기게 만들 수도 있다.


    육식을 하는 것에 죄책감 대신 감사함을 갖자. 보다 안전하고 좋은 식재료가 될 수 있도록 전 과정에 관심을 갖자. 이게 '먹거리 자존감'을 지키면서 육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다.




    재밌게도 논란의 떡밥인 '채식'과 '육식'의 '핵심'은 같다. '무엇'을 먹느냐는 핵심이 아니었다. 그 무엇이 '어떤' 무엇이냐가 핵심이었다.


    나쁜 채식과 나쁜 육식은 우리 몸을 건강하고 예쁘게 만들어 주지 못한다. 반대로 '올바른 채식'과 '올바른 육식'은 우리가 추구하는 건강하고 예쁜 몸에 합당한 먹거리였다.


    문제는 올바른 채식도 올바른 육식도 실천을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바르게 먹는 것은 참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일단 바른 식재료를 찾아야 하는데 그것부터가 쉽지 않다. 바른 식재료는 가격이 비싼 것도 문제다. 바른 식재료를 바른 방법으로 맛있게 만드는 것도 어렵다.


     결국엔 올바른 먹거리를, 올바르게 먹는 것은 죽기 전까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일희일비하지 않는 게 실천을 함에 있어 중요하다. 한 끼 고기 좀 많이 먹었다고 우리 몸이 어찌 되지 않는다. 우리 몸은 그렇게 허술한 시스템이 아니다. 다만, 그런 식습관이 지속되지 않도록 자각하고 다시 올바른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



    채식이 좋다! 육식도 좋다! 이렇게 결론이 났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그런 건 없었다. 착한 풀과 고기를 기쁘고 행복하게 먹는 게 우리에게 가장 유리하고 좋은 것이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먹자. 그러다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 채식도 해보고, 동물복지 인증 제품도 먹어보다가 동물복지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결국은 우리의 관심이 바르고 착한 식재료를 풍성하게 해주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게 '잘 먹겠습니다'를 외치고 바른 고기를 먹어보자! []


    * 공감, 댓글, 질문 등은 글을 풍성하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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