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40대'가 갖는 고민이 있다.
행복해?
좋아하는 게 뭐야?
앞으로 어떻게 살 거야?
이게 왜 '40대만'의 고민이겠는가? 어쩌면 '누구나'의 고민일지도 모른다. 스스로가 '주도'할 수 없는, '흘러가는 삶'을 사는 모든 이의 고민일 것이다.
'나는 행복한가?'를 끊임없이 묻는다. 무엇을, 누구와, 왜, 언제, 어떻게 해야 행복한지를 궁리한다. 그리고 남은 삶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좌절'한다. 다시 되돌이표처럼 '그래서 행복해?'를 다시 묻게 된다.
우린 과연 행복한가? 행복할 수 있는 건 맞을까? 그 행복한 것을 남은 인생 동안 최선을 다해서 누릴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남은 인생을 '주도'하여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현실에 발을 딛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뭘 해야 할지 모르는 나와 같은 불쌍한 영혼들에게 '이걸 함 해보자'는 제안이자 공유이다.
Q. 왜 행복해지기 위해 '등산'을 갈 생각 했나요?
A. 우리나라에는 4천 개가 넘는 산이 있어요. 국토의 65%가 지표면 위에 솟아나 있는 땅이고요. 등산을 취미라고 말하는 사람이 1500만 명이나 있고, 연간 '산'이란 곳을 오르는 사람이 무려 4억 6천만 명에 이르죠.
성인의 20%가 매달 산에 오를 정도로 등산은 흔한 취미예요. 산이 흔하기도 하고, 비용도 다른 취미에 비하면 적게 들죠. 심지어 적당히만 하면 건강에도 좋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죠.
나도 같은 이유였어요. 쉽게 '실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등산을 선택했죠. 간단한 준비로, 가까이에 있는 곳으로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건 너무 큰 장점이에요. 빠르게 '실천' 해보고, 빠르게 '성공'하거나 '실패' 할 수 있잖아요.
Q. 등산을 했더니 '어떤 점'이 좋았어요?
A. 혼자 준비하고, 산을 오르면서 느꼈던 것은 '나에 대한 집중'이었어요. 복잡한 수많은 '상황'과 '관계'에 대한 '고려'가 아니라, 오로지 나에게 '집중' 할 수 있었죠.
갈림길에서 방향을 선택하고, 쉴지 말지를 결정하기만 하면 됐죠. 내 '오감'은 좁고 삐뚤빼뚤한 산길에 집중해야 했거든요. 다른 쓸데없는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더라고요.
그렇게 내가 딛고 있는 땅과 땅에 서 있는 나 자신에게 집중을 하게 돼요. 그랬더니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랄까. 뇌의 많은 부분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 면에서 산은 혼자 오르는 것이 제대로인 것 같아요. 내가 나에게 집중하여, 나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Q. 가을 산행에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A. 둘레길이라면 '운동화'로도 족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산길이라면 '트레킹화'나 '등산화'를 신는 게 필요해요. 신발은 안전이나 편의성 면에서 꼭 신경 써야 할 품목이에요.
바지는 면바지, 청바지, 정장 바지, 면 운동복만 아니면 돼요. 면은 물을 먹기 때문에 절대 안 되거든요. 폴리 소재의 바지면 돼요. 왜냐면 하체는 추위를 잘 타지 않거든요.
문제는 상의죠. 땀을 잘 배출해주는 언더레이어를 하나 입고, 그 위에 폴리 소재의 긴팔을 입어 주면 돼요. 바람막이는 가방에 넣어가면 되고요. 높은 산을 오래 타야 한다면 보다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요.
가방에는 물 한 병과 약간의 간식만 챙겼어요. 하지만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서 더 많은 물과 더 고열량의 간식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온도 변화에 민감하면 바람막이, 경량 패딩 같은 것들을 가져가는 게 좋습니다.
Q. 아차산을 다른 분께도 추천하시나요?
A. 원래 좋은 곳은 혼자만 아는 거라고 하지만 추천합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좋아요.
일단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접근이 편리해요. 여러 경로를 통해 오를 수 있어요. 쉽게 왔다가 쉽게 갈 수 있는 건 정말 큰 장점이에요.
그리고 산 자체가 재밌는 산이예요. 높지 않지만 다양한 재미를 주죠. 돌밭도 있고, 바위도 있고, 계단도 있고, 흙밭도 있어요. 지루하게 계속되지 않는 게 장점이에요. 금방금방 다른 형태의 길이 나오니까 지겹지 않아요.
체력적으로 부담도 적어요. 높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아도 되고요. 하지만 둘레길과는 다릅니다. 높지 않아도 오르긴 올라야 해요.
또 풍경이 예술이에요.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거든요. '아차산'에 오르면 미사에서부터 잠실까지 한눈에 들어와요. 바로 옆에 있는 '용마산'에 오르면 남산 타워부터 북악산까지 한눈에 들어와요. 현실을 '관망'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내가 저런 곳에 사는구나' 싶기도 하고.
Q. 그래서 조금 더 행복해졌습니까?
A. 그 이전에도 등산은 해봤지만 스스로 준비를 해서 가본건 처음인 것 같아요. 보통은 회사나 단체가 준비를 하면 따라 갔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아차산'에 오른 것은 의미가 있었어요.
오르면서 느꼈던 '온전한 나'도 좋았고요. 오르고 내려오면서는 무언가를 '완결' 지었다는 느낌도 좋았어요.
그리고 '또 다른 산행'을 준비할 마음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더 '행복'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Q. 아차산과 행복의 관계란?
A. '아차산'이라는 지명은 참 많이 들어 봤던 거 같아요. 하지만 한 번도 '가봐야겠다'라거나 '그게 어디지?'라는 궁금증은 들지 않았어요.
나만의 '행복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아차산'을 알게 됐죠. 근처에 살아본 적도 없는 낯선 곳에 혼자 가는 게 쉽진 않았어요. 그게 나에게 어떤 걸 선사할지 상상조차 못 하였으니까요.
아차산은 내 작은 결심을 실천하게 해 준 곳이에요. 실제로 가봤더니 더 사랑스러운 산이었고요. 매우 특별한 곳으로 추억될 거예요.
이전에도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행복한 일들이 있겠지만 기억되지 못하는 시간들이 너무 많아요. 너무 아까워요. 행복의 첫 번째 기록으로 남는 만큼 매우 의미 있는 곳이고 저의 행복을 '이만큼' 높여 줬어요!
Q. 행복을 찾으시는 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A. 산에 오르면서 계속 웃었어요. 즐거워서 웃은 건지, 즐거우려고 웃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했더니 많은 것들이 너그러워졌어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원하는지, 무엇에 행복해하는지 잠시 모르면 어때요. 중요한 건 이제 몸을 움직여 찾고 있다는 거죠. 찾아서 누릴 수 있도록 현실적인 부분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막말로 돈도 없고, 시간도 없으면 내 행복이 뭔지 안들 '그림의 떡'일뿐이잖아요. 그래서 내 행복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을 산에서 참 많이 했어요.
40대를 행복을 찾아 나선 많은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단 해보자'입니다. 해보는 거랑 상상만 하는 거랑은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시뮬레이션 그만하고 실제 해보는 게 진짜 내 행복에 가까이 가는 게 아닌가 싶어요. []
*공감,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