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발전하는 생명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뱀과 거미에 대한 공포 정도만이 '유전적 편견'으로 DNA에 남아 후세에 전달될 뿐 그 외의 중요한 시행착오 정보는 유전정보에 남지 않는다.
오늘날의 인간사는 과거만큼 생존이 중요하진 않다. 생존이 기본적으로 보장받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존만큼 중요한 다른 것들이 생겼다. 자존감이 그렇고, 관계가 그렇고, 생존과는 직접적으로 무관한 건강도 그렇다.
이런 중요한 것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그래서 선인들은 문명을 만들고, 글을 만들고, 기록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친절하게 글로 남겨줘도 인간은 시행착오를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존재다. 남을 잘 믿지 않는다. 이기적이지 않으면 탄생하고 생존하기 어렵다. 짝을 속이고, 의도를 숨기고, 치열하게 경쟁해서 탄생한 생명체이고 그 후손이다. 그런 특성을 사는 내내 보인다.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인간은 당연히 자신의 경험을 우선시한다. 그 경험이 일천하던 풍부하던 상관없다. 자신의 지식을 우선시한다. 지식도 자신의 입맛에 맞게 변형하여 수용한다. 그러다 보니 부실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절대시 하며 남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관계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주위의 도움보다 부실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의 기준을 믿는다.
모두가 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기준으로 삼다 보니 당연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것이 인간사 고통의 시작이자 끝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득도의 경지는 바로 이런 인간의 이기심을 내려놓은 상태를 말한다. 자신의 기준이 아니라 남의 기준을 받아들일 줄 아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보통은 '남보다 덜 이기적인 사람들'이 먼저 자신의 이기심을 내려놓는다.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지 않고 남의 기준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남보다 더 이기적인 사람들'은 '덜 이기적인 사람들'을 이용한다. 그래서 이타적인 사람 곁에는 항상 이기적인 사람들로 들끓는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이기적인 것 같은가? 그런데 어쩌면 당신이 더 이기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 역시 인간사다.
운동도 시행착오가 많은 분야다. 개개인마다 타고나는 유전적 기질이 다르다. 누구는 근육이 쉽게 만들어지고, 지방이 쉽게 빠진다. 뱃살의 두께도 타고난다. 골반의 모양도 그렇고, 가슴의 크기도 그렇다.
누구는 얼굴부터 살이 빠지고, 누구는 가슴부터 살이 빠진다. 심지어는 운동을 참고 인내하며 하겠다는 태도도 타고난다. 그러다 보니 개인의 경험이 운동의 실천과 결과에 영향을 많이 준다.
운동에 대한 정보와 지식도 영향을 많이 준다. 인간의 몸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절대불변의 진리는 몇 개 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지식을 습득해서 자신의 실천 방식과 몸에 적용을 해야 한다. 꽤나 귀찮은 일이다. 그래서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잘못된 정보와 지식을 기반으로 운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가 흔하게, 쉽게 하는 운동 중에 부상의 위험이 높거나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은 운동들이 있다. 역시 누구에게나 그렇지 않을 순 있다. 부상의 위험과 비효율을 이겨내는 몸도 있다. 잘 타고나고, 어리고, 튼튼한 몸은 부상이나 비효율 따위 개의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린 아니잖는가!
Chair Dips 체어 딥스
초보자들이 많이 하는 운동 중 하나다. 집에 있는 아무 의자나 붙잡고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처럼 보인다. 등산하다 보면 벤치에서 '체어 딥스'로 몸을 푸시는 분들도 많다.
체어 딥스는 보통의 딥스보다 하기가 수월하다. 발을 바닥에 대고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만큼 체중의 일부를 발이 지탱해 줄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 체어 딥스의 문제는 '쉽게 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그게 무슨 문제냐고?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어깨의 가동범위가 너무 커진다. 어깨의 극단적인 내회전에 의해 과도한 마모와 찢김이 생길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타겟 근육인 삼두근에 효과적인 자극이 가지 않는다.
실제로 함 따라 해 보시라. 삼두근이 아니라 어깨가 아픈 느낌이 있을 것이다. 어깨의 가동범위가 작거나 잘 스트레칭이 되어 있지 않다면 더더욱 아픈 느낌이 있을 것이다.
삼두근을 효과적으로 자극하려면 그냥 제대로 된 푸시업이나 벤치 프레스를 하는 것이 낫다. 설마 아직도 '팔뚝살 정리'와 같은 말은 믿는 건 아니리라 믿는다.
Upright Row 업라이트 로우
업라이트 로우는 측면 삼각근, 후면 삼각근, 승모근을 운동할 수 있는 운동이다. 어깨와 등을 운동할 수 있다.
강한 어깨, 완벽한 자세, 뛰어한 기술이 있다면 부상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운동 되겠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과도한 어깨 내회전에 의해서 부상이나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바벨을 가지고 해 보면 손이 고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어깨에 부담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는 걸 체감할 수 있다.
어깨는 작은 근육들이 복잡하게 붙어 있다. 그래서 부상을 당하기도 쉽고, 부상을 당하면 쉽사리 낫지도 않는다. 생활 불편도 큰 편이다.
덤벨이나 케틀벨로 바꿔서 할 수도 있겠으나 그럴 바엔 사레레(사이드 레터럴 레이즈)를 하는 게 부상 위험도 적고, 어깨 근육을 자극하기에도 좋다.
Shoulder Press Machine 숄더 프레스 머신
숄더 프레스 머신은 운동범위가 너무 제한적이어서 제대로 자극이 되지 않는다. 이는 모든 머신이 갖는 문제점이다. 몸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제한해서 운동이 갖는 다양한 효과를 제한한다.
또한 모든 어깨 부상은 과도하고 반복적인 동작에서 나온다. 견봉(어깨뼈 윗부분)에 대한 어깨 근육의 과도한 마찰이 부상을 유발하는데 이는 모든 유형의 어깨 압박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프레스 머신은 자유도가 없다. 같은 근육을, 같은 동작으로 반복하기 때문에 자극을 늘리기 위해 무리를 하게 되면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그냥 밀리터리 프레스를 하는 게 좋겠다. 바벨보단 덤벨로 하면 동작의 자유도가 더 높아진다. 그럼 부상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Babell Overhead Squat 바벨 오버헤드 스쿼트
스쿼트는 훌륭한 운동이다. 하지만 바벨 오버헤드 스쿼트는 좀 생각해봐야 한다. 바벨 오버헤드 스쿼트는 완벽한 힘과 균형 그리고 빠른 민첩성이 필요하다.
바벨 오베 헤드 스쿼트는 역도의 인상과 같은 동작이다. 순간적으로 힘을 써서 바벨을 들어 올리고 균형을 잡는 역도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어깨 유연성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할 경우 어깨에 심한 과부하가 걸린다. 직접 해보면 어깨가 꽤나 어색한 동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몸의 무게중심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힘들다. 운동 고급자가 아니면 득 보다 실이 많을 수 있으므로 잘 생각해 봐야 한다.
Elliptical machine 이클립스
이클립스라고 불리는 운동기구다. 헬스장 터줏대감인 트레드밀, 헬스 바이크와 함께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로 알려져 있다.
보통 트레드밀이 꽉 차면 헬스 바이크로 가고, 헬스 바이크도 꽉 차면 이클립스로 가는 패턴을 보인다.
이 운동의 문제점은 '너무 쉽다'는 것이다. 뭔가 움직인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줄지 몰라도 운동으로 부족하다. 운동은 적당한 부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기구는 너무 쉽다. 체력이 소모되는 것은 아깝지 않은데 시간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