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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Oct 08. 2019

[사십에 초보] 초보자의 '플랭크' 실전 노하우

[누만예몸][극사실 실천법] 코어운동의 코어를 알아보자


    세상에는 사는 방법이 참 많습니다. 여러 방법 중엔 정답에 가까운 것도 있지만 절대 강요할 순 없죠. 그렇게 각자의 방법을 정답이라 여기며 살게 됩니다.


    운동에도 방법이 참 많습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서 방법과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그런데 각자에게 합당한 운동을 찾는 것은 '세상을 어떻게 살라'는 조언처럼 어렵습니다. 각자의 몸과 정신의 상태를 알지 못하면 그 합당함을 알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합당한 운동이 뭐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마치 누군가에게 모든 재정상황과 모든 소비 상황을 공개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오마카세 대신 국밥을 먹어라!', '택시 대신 전철을 타라!'와 같은 얘기를 자청해서 듣는 것이죠.


    스스로는 절대 못하고, 남에게는 절대 공개하기 싫다는 점에서 운동과 돈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스스로가 전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도 같습니다. 잘못되어도 남 탓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운동 고수나 주식고수는 절대로 먼저 나서서 무언가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너도 너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같은 것이죠.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남의 상태에 맞춰진 운동을 합니다. 요즘은 유치원 아이들도 '자기 주도 학습'을 하는데 말이죠.


    

플랭크 Plank는 어떤 운동인가요?



    '살 좀 빼볼까?' 혹은 '운동 좀 해볼까?'라고 집에서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백이면 백 다해봤을 운동이 있습니다. 바로 '플랭크 plank'입니다.


    저는 이 플랭크라는 운동을 1990년에 처음 알았습니다. 당시 교련 선생님이 벌로 시킨 자세가 플랭크 자세였습니다.


    출석부를 벌려 배 밑에 세워놓고 쓰러뜨리지 말라고 했었죠. 플랭크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거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굉장히 고통스럽습니다. 


    팔팔하던 10대도 체벌로 받던 플랭크가 어느 날 보니 국민운동이 되어 있더군요. 갑자기 그분 별명이 떠올랐지만 나이 지긋해지셨을 스승의 인격을 보호해야겠죠?



플랭크와 뱃살



    플랭크를 하는 초보분들은 대부분 '뱃살을 뺀다'는 목표를 가지고 합니다. 물론 금세 포기합니다만 40대 초보들이 그런 목표를 가지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구글링을 해보세요. 뱃살을 빼기 위해서는 플랭크를 해야 한다는 글과 동영상이 수두룩 빽빽입니다.


    '뱃살을 잡는다', '복부비만 탈출', '1분만 해도'와 같은 마음을 쏘옥 빼앗아 가는 문구와 내용으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혹할만합니다.


    일단 저 말들은 전부 거짓말입니다. 복근 운동을 한다고 뱃살이 빠진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스쿼트를 꾸준히 하면 뱃살이 빠지죠.


    두 번째 저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전부 팔팔한 20~30대입니다. 그들은 운동의 효과가 40대보다 월등합니다.


    평균치를 놓고 보면 근력과 지구력 그리고 호르몬 분비에 있어서 40대를 앞섭니다. 그들이 하는 말을 40대 이상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어쨌든 플랭크라는 운동은 뱃살 빼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많이들 플랭크를 할 줄은 알죠. 아니면 할 줄 안다고 믿고 있죠.



플랭크의 진실



    '뱃살은 아니어도 코어는 강하게 해주는 거는 맞잖아!'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틀린 말 아닙니다.


    배에 찐 나잇살이 플랭크로 빠지진 않죠. 하지만 코어가 단단해지긴 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코어를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꼭 플랭크를 해야 할까요?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군사문화의 잔재인 교련 시간에 체벌로 사용했던 플랭크입니다. 일정 시간이 초과하면 엄청 고통스럽습니다. 특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죠.


    플랭크가 아니어도 되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코어 운동의 끝판왕이 플랭크가 아닙니다.


    플랭크는 과대평가되어 있는 셈입니다. 코어 운동을 플랭크 하나로 퉁치기엔 아쉬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플랭크를 할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플랭크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다 내려놓으라고 드린 말씀입니다.


    플랭크의 어깨에서 짐을 내려주세요. 플랭크는 뱃살을 빼주지도, 코어운동의 끝판왕도 아닙니다.


    여러 코어 운동 중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운동 중에 하나고, 방바닥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 정도로 말이죠.



플랭크 동작 바르게 하는 노하우



    플랭크의 바른 동작이야 찾아보면 많습니다. 그리고 딱히 어렵지도 않고요.


    플랭크의 기본은 '엎드려뻗쳐' 자세입니다. 혹자는 '할로우 자세 Hollow body posture'를 뒤집은 자세라고도 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만 몇 개 챙기면 플랭크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머리부터 내려가 보시죠.


    일단 머리를 드는 동작은 금물입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겠다며 TV 보며 한다고 고개를 쳐들면 안 됩니다.


    두 번째로는 등을 접는 동작도 금물입니다. 가슴이 지면에서 최대한 멀어지게끔 밀어줘야 하는데 오히려 가슴이 바닥 쪽으로 내려가면서 등이 접히면 안 되는 겁니다.


    세 번째는 등을 둥글게 마는 동작도 안됩니다. 등 쪽은 평평해야 합니다. 괜히 플랭크이겠습니까?


    네 번째는 엉덩이를 들거나 내리는 동작입니다. 괜히 플랭크가 아니죠.


    다섯 번째는 숨을 쉬지 않는 것입니다. 그냥 편하게(?) 평소처럼 숨을 쉬셔야 합니다.

    

완벽한 플랭크 동작


    그럼 얼마나 하면 될까요? 30초? 1분? 2분?


    정말 다행스럽게도 이걸 연구해주신 분이 있네요. 캐나다 워털루 대학교에서 척추 생체 인식과 운동 요법을 연구하는 스튜어트 맥길(Stuart McGill) 교수가 바로 그분입니다.


    맥길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플랭크는 10초만 하면 된답니다. 10초씩 여러 번을 하는 게 효율적이라네요. 기록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굳이 고통을 참아가며 할 이유가 없답니다. 

    

    맘이 한결 가뿐하죠? 맥길 교수는 10초씩 3회를 말했는데 기분도 좋으니 더 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그런데 플랭크가 끝판왕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잖습니까? 그래서 조금 더 다양한 코어 운동이 필요합니다.


    플랭크는 너무 정적이에요. 우리 몸 입장에서는 매우 비현실적이죠. 


    우리 몸은 항상 움직이면서 비대칭 상황에 놓입니다. 힘을 한쪽으로 받기도 하고, 쓰기도 하고요.


    그래서 좀 더 다이내믹하고 균형이 필요한 동작의 코어 운동을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코어가 단단하신 분들에게 플랭크는 너무 쉽죠. 2~3분은 족히 버틸 수 있단 말이죠. 


    하지만 맥길 교수가 연구했듯이 10초 이후의 시간은 그닥 효용이 없다는 거 자나요. 차라리 그 시간에 스쿼트를 하는 게 몸엔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거죠.     

     


쓸모있는 플랭크의 친구들



    우리는 캐나다의 한 연구자 덕에 맘의 여유가 생겼어요. 플랭크 10초는 할 수 있잖아요. 그거 3~5회 반복하는 것도 할 수 있거든요.


    심지어 그렇게 해도 힘이 남으니 얼마나 좋아요. 그 남은 힘을 쓸 운동이 필요해졌을 뿐이죠.


    [누만예몸]에서도 누누이 말했지만 살은 천천히 빠집니다. '훅~' 빠지는 살은 '확~' 찝니다. 


    살이 다 빠지길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죠. 살은 계속 찌고 빠지고 정체되길 반복하면서 우하향하고 적정선에 이르면 유지가 됩니다.


    그전에 삶을 보다 행복하게 살려면 코어 운동 중요합니다. 단순히 코어가 복근을 말하는 건 아니라는 건 아시죠?



    코어에 힘이 생기면 다른 운동을 할 때도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몸 전체적으로 균형이 생겨서 힘든 일도 잘 소화하게 되죠. 


    특히 배에 힘을 줄 수 있어서 배를 넣고 다닐 수가 있습니다. 옷태가 달라지죠.


    무턱대고 복근 운동만 하면 오히려 배가 더 나오는 거 아시죠? 안쪽 복근은 펌핑이 돼서 부풀었는데 뱃살은 그대로니 펌핑된 만큼 배가 더 나와 보이는 거죠.


    먹어서 찐 살이 아님에도 심적으로 매우 짜증스럽습니다. 이런 일은 운동을 안 하게 되는 핑계로 활용되죠. 


    자~ 40대 초보도 할 수 있는 코어운동을 알아보시죠.


    <사이드 플랭크 side plank>


    제가 좋아라 하는 운동입니다. 딱히 주의해야 할 점은 없습니다. 보이시는 그대로 하시면 됩니다.


    첨에는 균형 잡기가 어려우실 겁니다. 근데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 게 운동이에요. 힙을 하늘 쪽으로 살짝 들어주면 더 짜릿해집니다.


    '이거 옆구리살 운동이네!' 네 아닙니다. 코어 운동이에요. 이거 해도 복근이 단단해집니다.


    이 동작을 기본으로 다양한 변형 동작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한 다리를 들어도 되고, 하늘로 뻗었던 팔을 아래로 넣었다 뺐다를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버드독 bird dog>    

    

    개 모양이 됐다 새 모양이 됐다해서 붙은 이름 같죠? 이게 무슨 운동이 되나 싶지만 일단 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같은 쪽 팔과 다리를 뻗을 수 있다면 그대는 40대 꿈나무입니다. 좋은 코어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처음에는 개 같은(?) 자세에서 서로 맞은편 팔과 다리를 뻗어 줍니다. 천천히요. 그리고 반대쪽도 똑같이 반복해 줍니다. 


    배를 최대한 넣고, 회음부도 최대한 조이고 해 보세요. 즉, 배를 쏙 넣은 상태에서 케겔운동을 하는 거죠. 그럼 일거에 '양득'이 아니라 '다득' 하실 수 있습니다.


    버드독 자세도 변형이 가능합니다. 뻗었던 팔의 팔꿈치와 뻗었던 다리의 무릎을 닿게 하는 식으로 역동성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데드 버그 dead bug>


    버드독 자세를 반대로 해볼까요? 그럼 데드 버그 자세가 됩니다. 죽기 직전 벌레가 뒤집어져 버둥거리는 모습을 닮아서 붙은 이름 같죠?


    등을 바닥에 대고 하는 버드독 자세입니다. 등을 바닥에 대고 있으니 매우 안정적으로 코어에 집중을 할 수 있겠죠? 다른 부위에 무리도 안 가고, 부상 위험도 없습니다.


    이 동작은 코어의 안정화에 큰 기여를 합니다. 코어의 안정화는 다른 운동을 했을 때 빛을 발하게 되고요.


    역시 배를 한껏 집어넣고, 회음을 조이고 천천히 해보세요. 치골 부위가 단단해지면서 에너지가 마구 모이는 느낌적 느낌이 듭니다.


    

40대와 플랭크



    자 10초 플랭크 덕에 남은 힘을 써버릴 수 있는 3가지 운동을 알아보았습니다. 배에 경련이 나게 했던 윗몸일으키기나 롱 타임 플랭크는 이제 그만.


    어차피 배에 경련 나게 해도 뱃살은 빠지지 않거든요. 차라리 우리가 사랑하는 걷기, 계단 오르기, 스쿼트, 데드리프트와 같은 것들과 조화로운 효과를 내주는 코어 안정화 운동을 해보아요.


    40대 이후의 몸 관리의 핵심은 '균형'입니다. 어릴 때는 몸의 불균형도 나이 빨로 이겨낼 수 있습니다. 


    과하고 급격한 운동도 몸이 그냥 받아줍니다. 그렇게 친절하고 포용력 넓던 몸이 불혹을 넘어서면 점점 새침해집니다.


    사소한 자극에도 발끈합니다. 인내심도 점점 얇아집니다. 금세 삐져서 파업도 쉽사리 합니다.


    하루 이틀 하던 파업이 주 단위로 바뀌고 '만성'이라는 이름을 달게 됩니다. 평생 아파본 적이 없는 병명으로 아프기도 합니다.


    불균형의 일상화가 시작되어 할 수 있는 것이, 누릴 수 있는 것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마흔이 넘으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 균형의 중심에 있는 것이 코어입니다.


    그 중요한 부위를 뱃살과 연결시키는 것은 너무 저렴하죠. 뱃살이 코어 부위에 있는 것 일뿐이랍니다.


    식스팩 만들어서 대회 나갈 것도 아니고, 죽어라 식스팩 유지하면서 배 까고 다닐 것도 아니니 뱃살 생각은 좀 접으시고 그 안에 있는 코어에 집중을 해야 합니다.


    반대로 뱃살 얇다고 코어가 튼튼한 게 아닙니다. 뱃살 얇다고 코어 운동을 소홀히 하시면 그냥 뱃살 맷집도 없는 약한 사람 되는 겁니다.


    




    물은 98도에 끓지 않습니다. 코어 운동은 부족한 2도를 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단단한 코어는 모든 다른 운동에 쉽게 도전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삶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줍니다.


    10초 플랭크, 사이드 플랭크, 버드독, 데드 버그를 놓치지 마세요. 그리고 꼭 천천히, 숨을 쉬면서, 배를 홀쭉하게 넣고, 회음과 엉덩이를 조이고 하세요.


    이렇게 해야 코어의 위아래, 양 옆과 앞뒤를 모두 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게 코어죠.


    덜 힘들다고 중요하지 않은 운동이 아닙니다. 이제부터 잊지 말고 에브리데이 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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