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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Nov 05. 2019

[직장인 과외] 일일이 보고하지 말란 말이야~

회사에서 하면 안 되는 일 (8) - 알아서 하기


        회사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합이다. 그런데 일을 하기 위해 모인 회사 내에서 신입사원들이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이 있다.


    심지어는 그런 일이 많기까지 하다. 물론 이걸 회사 내에서 드러내 놓고 언급하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누가 알려주기 전엔 신입사원 스스로 알기 어렵다.


    신입이 아닌 사람들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사람들이 시나브로 직책과 권한을 갖게 되면 아주 '지독한 꼰대'가 된다. 무지의 순수함을 어찌 이기리오. 탓을 해도 알아먹질 못하니.


    나는 그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상상외로 많은 노력을 했노라 자부한다. 그래서 많은 노력에 따른 깨달음의 결과를 생면부지의 후배들과 나눠 볼까 한다. 아껴봤자 똥 밖에 더 되겠나!


    '하면 안 되는 일' 시리즈의 여덟 번째로 '알아서 하기'에 대해서 공감을 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알아서 한다는 것의 의미>


    보통 알아서 한다는 것은 '아'하면 '어'하고, '착'하면 '척'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정한 큐만 있으면 그다음부터는 자동으로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일단 시작을 알리는 cue가 있어야 한다. 그 시작 이후부터 정해진 순서가 있어야 하고, 정해진 방식이 있어야 한다.


    최대한 사람의 손을 안 타면 좋고, 손을 탄다 해도 명확한 가이드에 의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알아서 한다'는 것은 알아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의미고, 그 시스템에 태워서 업무를 진행하라는 뜻이다.  즉 정해진 절차와 방식에 따르고, 예외적인 판단이나 선택은 최대한 삼가야 한다.


    

<알아서 하라고?>


    의사결정권자나 상사는 '알아서 해'라는 말을 참 잘한다. 그런 말을 하면 '뭔가 있어 보인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 같다.


    하지만 참 그지 같은 말이다. 알아서 하라니. 말을 하라고 말을!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한다. '알아서 해'라는 말에 생략된 말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주어다. '네가'가 빠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알아서 하라는 말을 '네 맘대로 하라'는 말로 잘못 해석한다. 내 마음? 내 뜻대로? 내가 판단하고, 내가 선택하고?


    그러나 '알아서 해'에 빠진 말은 '네가'가 아니라 '시스템에 태워서 알아서 일이 진행되도록 해'라는 의미다.


    이 말은 안전하게 하라는 의미고, 리스크가 생기게 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게 되면 큰 사달이 난다. 엉뚱한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거나, 쓸데없이 일이 커지기도 한다.


    그래서 정말 이런 말을 들었다면 그 의중을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파악할 필요조차 없이 명확하다 생각되면 무조건 시스템에 태워야 한다.             




<시스템이 없다면?>


    업무 절차와 가이드가 명확하고 그것이 시스템으로 구축된 회사라면 오해가 덜 할 수 있다. 뭘 어떻게 해도 시스템을 타야 하니까.


    그래서 시스템을 구축하시는 분들은 '예외 사항'을 싫어라 한다. 반면 실무들은 만에 하나 생길 수도 있는 다양한 케이스의 적용을 원한다.


    대부분 그런 예외 사항은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근데 만에 하나라도 터지면 안 되니까 시스템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반영을 한다. 그러면서 시스템은 너저분해져 간다.


    그런데 모든 회사가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시스템만 가지고 있거나 기본적인 것만 가지고 있기도 하다. 매해 시스템 개발을 시도만 하고 실패하는 회사도 많다.


    이런 경우에는 알아서 시스템에 태워 일을 진행할 수가 없다. 사람의 판단이 끼어야 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줘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알아서 하기란 더욱 쉽지 않다.

    

    그런데 그걸 맘대로 한다? 오너가 아니라면 이건 사고다!



<시스템 없이 알아서 일하는 방법>


    시스템이 없는 경우에는 건건히 보고를 해야 한다. 가장 첫 번째 보고는 뭘까?


    당연히 전체적인 업무 스케줄에 대한 계획이다. 어떤 일을, 어떤 순서대로 한다고 알려야 한다.


    그리고 그 목차들이 진행될 때마다 보고를 해야 한다. 이것이 시스템이 없을 경우 알아서 하는 방법이다.


    시스템이 해야 할 일을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은 실수를 하니까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꼼꼼하게 보고를 하는 것이다.


    즉 시스템이 없을 때 '알아서 해'라는 의미는 알아서 일정 관리를 하고, 알아서 보고를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흔한 실수>


    가장 흔한 실수는 정말 알아서 하는 것이다. 하고는 있는지, 잘 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혼자, 조용히 알아서 하는 경우다.


    중요도가 낮은 일을 알아서 하라고 했어도 상사들은 보고를 받지 못하면 무시당했다고 생각한다. 업무 과정에서 배제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중요도는 의미가 없어진다.


    그런 경우 갑자기 중요도가 올라가는 경우는 흔하다. '이게 그렇게 만만하게 처리할 일이야?' 한마디면 끝난다.


    절대 의사결정에서 상사나 최고 결정권자가 배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안 그러면 피의 뒤통수가 되돌아온다.


    이쯤 되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업무인지 헷갈릴 것이다. 아니다. 전혀 헷갈릴 필요가 없다.


    회사는 원래 그런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신입&사원 여러분들이 권한을 갖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다.


    좀 실망스러울 것이다. 경쟁사와 싸우고, 고객의 트렌드와 싸우고, Tech와 싸울 줄 알았는데 결정권자나 상사의 부족한 이해력과 소심함과 엉뚱한 상황인식과 싸워야 하다니.


    그래서 회사에서 하는 대부분의 페이퍼 워크 paper work는 결정권자를 설득하고 이해시키기 위한 일이다. 때문에 스마트하고 앞서가는 결정권자와 일하는 것은 큰 복이다.


    그러니 뭔가 놀랍게 생각되는 말을 들었다면 꼭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짧은 말은 길게 부연 설명을 듣고, 생략된 말은 생략된 말이 무엇인지를 꼭 들어야 한다.




    


    적당히 성실하고, 적당히 스마트한 사람이라면 6개월이나 1년이면 일은 다 배울 수 있다. 주 5일 매일 8시간씩 무언가를 하는데 6개월~1년이면 족하고 남는다.


    그 이상은 개인이 업무와 회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있다. 그 생각에 따라서 더 넓어지기도 하고, 더 깊어지기도 한다. 물론 변화가 없기도 하고, 더 좁고 낮아지기도 한다.


    누군가는 대인관계에서 실마리를 찾기도 하고, 누군가는 사내에서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에서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겪고 나야 '알아서 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긴다. 스스로 그림을 그리고 설명하고 싶어 진다.


    그때를 잘 준비하기 바란다. 지금은 알아서 잘하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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