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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Feb 16. 2020

[직장인 과외] 브랜드 마케팅 vs 퍼포먼스 마케팅

승자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은 '브랜드 마케팅'에 '전통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설명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에는 '새로운'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설명한다. 어떤 사람은 브랜드 마케팅은 '오프라인'에서 하는 마케팅이고, 퍼포먼스 마케팅은 '온라인'에서 하는 마케팅이라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브랜드 마케팅은 '측정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하고, 퍼포먼스 마케팅은 '측정이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정리하면 브랜드 마케팅은 오프라인에서 행하는, 측정이 불가능한, 전통적-구식의 마케팅인 셈이다. 반면 퍼포먼스 마케팅은 온라인에서 행하는, 측정이 가능한, 새로운 마케팅인 셈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말로 이 두 종류의 마케팅은 서로 완벽하게 다른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다르다는 생각은 틀렸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브랜드 마케팅의 부분집합이지, 별도의 또 다른 집합이 아니다. 다른 듯 보이지만 다르지 않은 이 개념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를 하지 못하면 마케터로서의 발전은 쉽지 않을 것이다.






    모든 마케팅의 끝에는 브랜드 마케팅이 있다. 모든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잠재적인 소비자들로 하여금 브랜드를 인지하게 하는 것이다. 단순한 인지를 넘어서는 우호적인 인지를 갖게 하고, 더 나아가 인지 그 이상의 애정을 얻는 것이 궁극적인 최종 목표다.


    이러한 '우호적이고 애정이 기반된 인지'는 잠재적 소비자가 구매 여정에 들어설 때 가장 먼저 소비자의 선택지에 오르게 된다. 심지어는 소비자의 단일한 선택지가 되기도 한다. 그러면 인지는 자연스럽게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된다. 뿐만 아니라 기업이 곤경에 처했을 때도 큰 지원군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마케팅은 브랜드에 대한 '애정어린 인지'를 목표로 한다.  


    브랜드 마케팅의 목표는 모든 종류의 마케팅 활동 목표와 같다. 고객과 관련된 모든 접점을 커버해야 하고, 그 모든 접점에서 동일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장시간 노출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스토리와 이슈를 지속해서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노력과 비용이 많이 들고 난이도도 높다.


    그런데 왜 브랜드 마케팅은 구식이고, 측정 불가능한 것이라고 '저평가' 또는 '오인지' 되고 있는 것일까?


    브랜드 마케팅의 역사는 길다. 자본주의가 소비 확대를 놓고 경쟁을 할 때부터 브랜드 마케팅은 시작되었다. 우리가 구식이라고 여는 이유는 바로 브랜드 마케팅의 긴 역사 때문이다. 오프라인에 치중된 이미지 역시 긴 역사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다. 당시엔 신문광고나 옥외광고 전부였기 때문이다.


    다른 측면으로 브랜드 마케팅의 핵심 타깃인 '사람들'의 삶터가 오프라인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디지털이 발달하고 있는 지금도 중요한 삶의 이벤트는 전부 오프라인에서 일어난다. '히키코모리'급 은둔자가 아니고선 삶에서의 비중이나 가중치가 오프라인이 훨씬 높다.


    '측정 불가능' 하다는 것 역시 약간의 오해가 있다. 분명 인쇄광고나 옥외광고의 효과를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쉽지 않지만 방법은 있다. 잠재 타깃에게 설문을 하거나, 유도된 액션을 취하게 하여 그 반응을 카운트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측정 결과는 마케터나 측정대상이 정성적으로 느껴지는 효과보다도 낮게 나온다. 그래서 믿을 수 없는 혹은 공개하기 싫은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또 상대적인 측면도 강하다. 상대적으로 측정이 수월한 '디지털'에 비해서 기존의 방식이 섞여있는 브랜드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측정 불가능하게 여겨진다.


    그런데 디지털의 측정은 정확할까? 정말로 디지털 광고의 효과가 있을까? 있다고 믿어도 될까? 이 논의는 추후에 따로 해볼 필요가 있다. 여하튼 이러한 이유로 브랜드 마케팅은 오프라인에서 행하는, 측정이 불가능한, 전통적-구식의 마케팅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목표는 브랜드 마케팅과는 다르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단기적인 성과를 목표로 한다. 우호적 인지가 아니라 고객의 행태에 집중한다. 심지어 디지털 디바이스의 소소한 사용 행태까지 염두에 둔다. 그래서 퍼포먼스 마케팅은 디지털 마케팅이라 칭하고, 온라인 상에서 모든 마케팅 활동을 일컫는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1차적 목표는 '리드'에 해당하는 사이트의 트래픽을 높이는 것에 있다. 그래서 첫 번째 지표는 클릭(유입수, CTR 또는 앱설치수)이다. 사실 첫 번째이자 마지막 지표다. 그런데 요즘은 퍼포먼스 마케팅의 목표를 매출로 삼는 경우가 많다. 매우 비상식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유입 이후 구매까지의 여정은 길고 험난하다. 우선 랜딩 페이지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상세 페이지의 친절한 설명도 중요하고, 주문서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직관적인 UI도 중요하다. 주문서 페이지의 편의성도 중요하고, 결제 수단도 다양하고 쉬워야 한다. 결정적으로 상품도 맘에 들고, 가격까지 합당해야 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통해 한 명의 소비자가 유입이 된 후에도 여러 단계를 거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어느 한 단계라도 소비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소비자는 애정에 기반한 '자발적 방문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는 험난한 구매 여정의 단계에서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 반면 '비자발적 방문자'는 아무리 좋은 것을 준다 해도 쉽게 이탈한다. 그런데도 요즘은 퍼포먼스 마케팅의 결과 측정 지표로 구매전환율(CR)을 보는 곳이 많다. 어떤 채널의 구매전환율이 높은 지를 보고 해당 채널의 광고비를 책정한다. 자! 이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퍼포먼스 마케팅을 매우 협소하게 이해하게 되면 큰 문제가 생긴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 케이스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분야가 퍼포먼스 마케팅이다. 유입 이후 구매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런데 구매율을 지표로 삼는다. 뭔가 말이 안 되지 않나?


    퍼포먼스 마케팅을 통한 방문자를 이해해보자. 퍼포먼스 마케팅을 통한 방문자는 0) 인지가 없는 비자발적 방문자 거나 1) 비자발적 방문자 중 인지가 있거나 2) 필요도가 높은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3) 자발적 방문 의사가 있는 사람 중 퍼포먼스 마케팅을 단순한 게이트웨이로 이용을 하는 사람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즉, 브랜드에 대한 인지가 있는 사람들이 퍼포먼스 마케팅의 방문자에 포함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들 중에는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높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사람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면 구매전환율은 높아진다. 그리고 광고 플랫폼에서는 그런 사람이 광고 결과에 포함되길 원한다. 그래야 광고 실적이 좋아보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에 대한 미인지자가 유입 이후 구매로 전환되는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특히 해당 업종이 고관여 카테고리 거나 가격 비교가 활발한 카테고리인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퍼포먼스 마케팅은 유입이 아닌 매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뭔가 앞뒤도 안 맞고,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 측정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공허하기 그지없다. 특히 사이트가 거지발싸개 같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터에게 구매전환율을 챌린지 하는 미친놈들을 보면 뇌를 열어 보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가 없다.


    이런 마케터들의 분노를 이해한 디지털 광고 솔루션 업체들은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브랜드에 대한 인지'가 있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이것이 요즘 유행하는 '리타겟팅 마케팅'이다. 리타겟팅 마케팅은 브랜드와 접촉을 했던 흔적을 가지고 다시 그 사람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매우 합리적인 추론이다. 브랜드에 대한 인지가 있는 사람과 해당 상품에 대한 필요도가 높은 사람을 찾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다. 이 경우는 유입수와 더불어 보조적인 지표로 구매전환율을 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브랜드에 대한 인지가 전혀 없는 '신규 소비자'를 타겟팅 할 수도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를 시도하는 것 역시 합리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리타겟팅 마케팅도 완벽하진 않다. 아주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타이밍'과 '행태'다. 마케팅의 대상은 잘 정했다. 하지만 그 대상에게 언제, 어떤 형태로 브랜드 콘텐츠를 보여줄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요즘에는 타이밍도 정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리 일률적으로 적용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인백색의 다양한 케이스를 대상으로 단순하게 룰을 적용하는 게 맞을 리가 없다. 뿐만 아니라 광고를 클릭하게 되는 행태도 문제다. 광고 콘텐츠의 메시지나 브랜드를 인지하고 클릭이 일어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오히려 클릭 이후에 인지의 하게 되는 '불편한 경험'은 전반적인 성과와 브랜드 이미지를 낮추게 된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온라인에서 행해지는 것은 맞다. 측정이 가능한 것도 맞고, 계속 진화하고 있는 새로운 마케팅인 것도 맞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퍼포먼스 마케팅은 온라인이라는 반쪽의 세계에서, 디지털 디바이스라는 정해진 플랫폼 내에서만 소비자를 만날 수 있다. 더군다나 이 생태계는 경쟁까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측정은 가능하지만 측정된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매우 불안정하다.


    우선 노출수는 컨트롤이 불가능해졌다. 엄청난 노출 영역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돈이 있다고 원하는 노출을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타깃을 지정할 수 있다고 하지만 몇 가지 변수만 넣으면 타깃의 모수는 급속도로 작아지고 원하는 노출을 얻을 수 없다. 변수 지정을 마케터가 하기 때문에 마케터에게 결정 권한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체 플랫폼의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움직 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런 노출 상황에서의 클릭 전환율(CTR)도 약간의 노이즈를 갖게 된다.

    

    또한 클릭 이후 구매까지는 마케터가 컨트롤할 수 없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 가격 경쟁력은 구매전환의 가장 큰 요인이다. 그리고 가장 큰 요인인 '경쟁'이 있다. 특히 한국 온라인 시장처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선 경쟁자의 액션 하나하나가 구매 전환율에 영향을 준다. 우리가 지정한 타깃은 모든 경쟁사의 타깃이기도 하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그들에게 온전히 우리의 메시지나 게이트웨이가 전달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온라인 생태계의 구조 때문이다.


    우리가 매체 플랫폼 사업자라고 해보자. 특정 업체만 광고 효율이 좋고, 경쟁업체는 광고 효율이 나쁘면 사업이 되겠는가? 매체 플랫폼 입장에서는 정해진 노출(타겟수)을 잘 쪼개서 모두가 일정한 효과를 얻어야 최대의 사업 성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일정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준을 높여 일정 금액 이상의 광고비를 써야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짤 수밖에 없다. 즉, 일정 광고비 이상을 써주는 메인 광고주들과 기대감에 찔끔찔끔 돈을 써주는 소형 광고주들의 적절한 비율을 갖는 노출 배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원하는 타깃에게 노출하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어찌어찌 랜딩까지는 끌고 왔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구매로 바로 가는 비율 매우 낮다. 심지어 구매 페이지에서도 가격비교 페이지로 이탈하거나, 블로그의 리뷰로 이탈을 한다. 소비자는 자신의 소비가 합리적임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개된 정보를 검색한다. 그리고 일부는 결국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일부는 가성비를 선택하여 자신의 합리성을 증명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무슨 기여를 하고 있는가? 퍼포먼스 마케팅이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결국은 텍스트 두어 줄과 새끼손가락 사이즈의 영역 밖에는 없는 것 아닌가? 보여주는 위치나 타이밍을 지정할 수도 없다. (그래 안다. 일부 매체는 가능하다. 하지만 그 수준은...)


    이쯤 되면 퍼포먼스 마케팅의 측정 가능함이란 것이 공허해진다. 컨트롤이 불가능한 숫자들은 우리에게 어떤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리는 브랜드 마케팅은 고비용의 낡고 후진 것이라는 생각이 맞는지 돌아봐야 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나이스 하게 결과를 측정하여 매출을 올리는 수단이 맞는지 돌아봐야 한다.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을 구분 짓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마케팅의 한 부분의 명칭일 뿐이다. 이것을 단순하게 구분 지어 '퍼포먼스 마케팅만 해도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돈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이런저런 마케팅 활동들에 이름을 붙여서 모두 구분 짓는 것도 잘못된 일이다. 이렇게 되면 마케팅의 핵심을 쉽게 놓치게 된다. 이렇게 마케팅을 세분화시켜놓으면 좋은 건 매체와 대행사뿐이다. 그리고 일부 마케터들은 일을 했다는 마음의 안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브랜드에 대한 인지나 선호가 있어야 퍼포먼스 마케팅의 성과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퍼포먼스 마케팅이 고객의 구매 여정 마지막 단계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상은 순수하게 낚여서 구매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결국 퍼포먼스 마케팅이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두어 줄의 텍스트나 새끼손가락만한 영역에 보여줄 콘텐츠가 무엇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그게 '가격'이라고? 그게 가격이 전부라면 가격으로 승부 보는 누구든 성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많은 종류의 마케팅은 결국 모두 브랜드 마케팅이어야 한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나 경쟁력을 콘텐츠화하여 고객의 인식에 남을 수 있어야 한다. 그 콘텐츠들은 다양한 채널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되고, 채널의 특성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


    브랜드 콘텐츠는 브랜드의 컨셉과 스토리와 가치가 담겨 있어야 한다. 그 내용이 일방적인 주장이 아닌 인정 할 법한 공감이어야 한다. 그런 의도와 방향성이 녹아난 콘텐츠여야 한다. 그래야 이 콘텐츠가 어떤 채널에 노출이 되더라도 제대로 된 기여를 할 수 있게 된다.


     모든 마케팅은 한 바구니에 담겨야 한다. 브랜딩이라는 바구니에 담지 않은 마케팅 활동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게 안보이기도 하고,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숫자의 패러독스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누가 아니라고 말하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큰 과외비를 지출하게 될 것이다.


    모를 땐 기본이다. 헷갈릴 때도 기본이다. 왕도가 안 보여도 기본이다. 끝이 안 보이고 힘들지만 그래도 기본이다. 그게 가장 빠른 지름길이고,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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