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형LG그램 #마이크론MX500 #SSD설치오류 #m2(2280)
우리는 세상 살면서 황당한 일을 많이 만난다. 여러 유형의 황당함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황당한 것은 '기대와 전혀 다른 일'이 생기는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황당함의 유형'과 '해결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다.
나는 18년형 15인치 LG 그램을 사용한다. 이 모델은 램과 SSD를 추가할 수 있는 슬롯을 가지고 있다.
불현듯 SSD를 늘리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M2 2280 모델의 SSD를 주문했다. 어디선가 마이크론 제품이 가성비가 좋다는 얘기를 줏어 들은 바 별생각 없이 마이크론 제품을 주문해버렸다.
그 모델은 바로 '마이크론 Crucial MX500 M.2 (2280) SATA'라는 녀석이다. 가격에 비해 값어치 없게 포장이 되어 있다.
구글링을 하여 그램의 하판을 뜯는 법을 스마트폰으로 보며 그램의 하판을 열었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열려서 매우 다행스러웠다.
위 이미지의 빨간 부분이 SSD를 꼽는 부분이다. 옆에 꼽힌 애를 참고해서 새 SSD를 장착했다. 역시 수월하다.
그리곤 다시 아무런 생각 없이 하판을 덮고, 나사를 박았다.
노트북을 켰다. 잘 켜졌다. 기대감에 파일 탐색기를 열어본다.
없다!!!!!!
포맷(?)을 하고 설정을 해주어야 하는데 안 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디스크 관리하는 법을 찾는다.
시작 단추에서 오른쪽 마우스를 누르면 '디스크 관리(K)'라는 메뉴가 있다. 그걸 열어서 새로운 디스크를 설정해준다.
그런데 새 디스크가 없단다!!!!!!!!!
다시 그램의 하판을 열었다. 고무 받침들을 다 빼고, 나사를 다 빼고, 하판을 뜯어 냈다.
'반대로 꼽았나?'
보통 이런 생각을 하는데 반대로 꼽을 수 없게 해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뭔가 다른 실수가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아~ 이런!
끝까지 '딱' 소리가 날 때까지 밀어서 끼웠어야 했는데 살짝만 걸쳐져 있었다!!!!!!!!!!!
힘주어 밀어 넣어 끼고 다시 그램의 하판들 닫았다.
아~ 이제 1TB의 새로운 디스크가 생겼겠지! 하는 마음으로 다시 그램을 켰다.
그런데!!!!!! 이건 뭐지!!!!!!!!!
무슨 패스워드를 넣으란 말이냐!!!!!!
마이크론 Crucial MX500 M.2의 포장지를 훑어본다. 어디에도 패스워드 같은 건 없다.
다시 구글링을 해본다.
허걱!!!!!!!!!!!!! 이게 모야!
그램과 마이크론 MX500 사이엔 이런 문제가 있단다.
난 전혀 몰랐다. 미국 대선만큼 황당하고 어이없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구글링을 통해서 최대한 정보를 모아 본다.
말도 어렵지 'PSID 잠금'이라는 것인데 두 제조사가 서로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완전히 못쓰지는 않는 모양이다.
해결책 중에는 다른 PC에 마이크론 MX500을 물려서 락을 푸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노트북 1대로 해야 한다면??
자! 이제부터 노트북 1대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알려주겠다.
특히 본인처럼 이런 문제가 있는 줄 모르고 덜컹 장착부터 한 사람들에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노트북에 부팅 패스워드를 거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마이크론에서 제공하는 Crucial Storage Executive SSD 툴의 PSID 되돌리기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다.
다른 해결책은 없다. 깔끔하게 PSID 락을 풀면 된다. 근데 문제는 이걸 다른 PC에서 했다는 얘기뿐이라는 거다.
아니 아니~ 나는 지금 이 노트북에서 하고 싶다고!!!!!!!
해결 시나리오를 세워본다. 이렇다.
일단 부팅 패스워드를 통해서 노트북을 켜고, 노트북에 SSD를 꼽고, PSID 되돌리기를 실행한 후, 부팅 패스워드를 지워버리는 것이다.
부팅 패스워드는 보기 싫고 불편하다. 이미 로그인 암호를 쓰고 있는데 굳이.
좋아! 좋은 계획이다!
일단 다시 그램 하판을 딴다. 그리고 SSD를 뽑는다.
도대체 몇 번째냐! ㅠㅠ
노트북을 다시 켠다. 켜진다.
F2를 마구 눌러서 바이오스 세팅으로 들어간다.
거기서 부팅 패스워드를 찾아서 설정해 준다. (구글링을 해보라!)
부팅 패스워드를 잘 기억하자. 까먹으면 끝이다.
다시 부팅을 해보자!
(지금 그램의 하판은 열려 있는 상태다)
아까 보던 'Unlock ~' 하는 것 대신 부팅 패스워드가 뜬다.
부팅 패스워드를 넣으면 정상적으로 노트북이 부팅이 된다.
이제 Crucial Storage Executive SSD를 찾아서 다운로드한 후 설치해 준다.
Crucial Storage Executive SSD의 PSID 되돌리기를 하는 법은 구글링을 해보라!!
자! 이제 만반의 준비는 끝이 났다.
(지금 그램의 하판은 열려 있는 상태다)
<침착 4>에서 뽑은 SSD를 살포시 하지만 끝까지 밀어 넣어 꼽는다.
혹시 노트북을 켠 채 꼽아서 망가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현재 잘 쓰고 있다)
자! 당황하지 말고.... 시작 버튼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고 '디스크 관리(K)'를 찾아서 디스크 설정을 해준다. (구글링 해보면 다 나온다)
그러고 나서 Crucial Storage Executive SSD의 PSID 되돌리기를 한다. 무사히 끝났다.
(지금 그램의 하판은 열려 있는 상태다)
이제부터가 무서운 시간이다.
다시 재부팅을 한다. F2를 열라 눌러서 앞서 설정한 부팅 패스워드를 지워버리자. (그냥 패스워드 입력란에 엔터를 치면 된다)
그리고 저장 후 재부팅을 하면........ 두근두근...........
무사히 부팅이 된다.
자! 이제 파일 탐색기를 열어보자!
두둥! 디스크가 잘 잡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애초에 그램과 마이크론 MX500이 문제가 있는 걸 사전에 알고 있다면 미리 Crucial Storage Executive SSD 프로그램을 깔아 놓고, 부팅 패스워드를 설정해 놓은 후에 그램 하판을 따면 된다.
그러면 SSD를 추가하고 부팅을 해서 디스크 관리로 디스크 설정을 한 후 깔아 놓은 Crucial Storage Executive SSD로 PSID 되돌리기를 해버리면 끝이다.
본인처럼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덜컹 하판부터 열었다면 위와 같은 당혹감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니 희망을 가지고 침착하게 단계를 밟아보길 바란다.
19년도 그램, 20년도 그램도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18년도 그램을 쓰는 다른 분들은 부디 이런 일을 겪지 않길 바라본다.
모두 당혹엔 침착으로 잘 대응하길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