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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Mar 06. 2021

#128. 홈짐에서 제대로 하는 로잉머신 운동

[누만예몸][극사실실천법] 당기면 얻으리라


    이렇게 길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매일매일이 생경했다. 그렇게 보낸 게 벌써 1년이다. 1년 동안 우리 사회는 집단의 이기와 탐욕과 사회적 배려에 대한 공감 없음으로 그 얕은 밑천을 자주 드러냈다. 이기적인 이들과 함께 사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또 스트레스를 받았다. 


    모두가 동시에 처한 공동의 스트레스는 선천적으로 공감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들마저도 서서히 우울하게 만들었다. 개인에게 주어진 공간, 시간, 소통의 자유가 지지하던 공감은 힘을 잃어갔다. 일상의 스트레스에 단절과 제약이 더해지며 공감할 곳도, 시간도, 대상도 찾기 어려워졌다. 공감의 대상은 스트레스의 유발자가 되었다. 이렇게 모두가 자의에 반하는 사소한 일상의 구속이 얼마나 큰 단죄인지를 알게 되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집단 면역까지는 아직도 1년이 남았다. 지금보다야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우리의 사소한 일상은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 일상 탈출과 일탈의 바운더리는 넓어지지 못하고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다.


    사소한 만남부터 여행까지 우리에게 에너지를 제공해주던 수많은 활동들은 여전히 조심스럽고 불안하다. 그래서 거실 한구석, 방 한구석에서 운동을 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을 위해 새로운 운동 하나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거듭 말하지만 맨몸으로도 얼마든지 효율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 벽과 바닥만 있으면 초고강도 운동도 가능하다. 문제는 오롯이 자신의 의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힘든 일을 자신의 의지로 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잘하지 못하는 게 정상이다. 웬만한 경쟁심, 의지력, 인내심과 강인한 체력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면 거의 불가능하다. 거기에 나이도 40대 이상이고, 이전에 운동한 이력도 없고, 현재 체력 상태도 나쁘다면 그냥 불가능하다. 사소한 통증이 있거나, 잠을 못 잤거나, 스트레스 상황에 있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흥미로운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새로운 신선함이나 호기심은 우리 몸을 움직이게 한다. 힘듦을 잊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예쁜 복장이나 웅장한 기구나 '있어빌리티'한 무언가가 있으면 우리는 어쩌다 해낸다. 

    우리의 운동기구는 그렇게 하나둘씩 늘어나게 된다. 운동은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다. 헬스장을 보라! 우리가 그날 기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구들이 넘쳐난다. 우리를 운동하게 하는 동기나 기회를 주는 것이 운동 기구의 역할이다. 

    그렇게 덤벨부터 시작하여, 바벨이 추가되고, 벤치와 스텝퍼가 영입된다. 자잘한 소품들이 늘어나다 스피닝 바이크처럼 부피가 있는 친구들이 오기 시작한다. 문틀 철봉은 풀업바로 바뀐다. 덩치가 있는 친구들이 몇 번 오면 다시 자잘한 소품들을 영입한다. 

    그렇다! 내 얘기다. 버리지 못하는 탓도 있지만 불필요한 것이 없기에 이 아이들은 집안 구석구석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테리어 파괴자다. 내 꿈은 이 아이들을 다 모아 나만의 홈짐을 갖는 것이다. 


    여전히 기본적인 기구들은 잘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기본적인 기구들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힘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바쁘고 피곤한 일상이 반복되면 운동이 스킵되기 십상이다. 풀업바는 발코니에 있기 때문에 겨울에는 사용 불가다. 핑계지만 사용 불가다. 스피닝 바이크도 운동이 되게 하려면 제법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코로나 확찐자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로잉 머신'이다. 




<로잉은 좋은 운동인가?>


    로잉 머신을 처음 흥미롭게 보게 된 것은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였다. 고뇌에 빠진 케빈 스페이시가 밤에 고독하게 로잉 머신을 타는 모습이 굉장히 '있어빌리티'하게 보였다. '촤락~촤락' 소리를 내는 워터 로잉 머신이 그의 고민을 씻어주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와중에 정치인도 체력이 중요하고 그 체력을 수시로 로잉 머신을 하면서 단련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사랑은 꽃 피기 시작했다.


    일단 로잉은 좋은 운동이다. 한방에 많은 것이 해결된다. 아주 효율적인 운동이다. '누만예몸'에서 강추하는 다관절 운동이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부위를 자극할 수 있어서 좋다. 팔, 어깨, 등, 코어, 엉덩이, 다리까지 모두 운동에 개입한다. 거의 전신운동이지만 유일하게 자극이 안 되는 부위가 가슴이다. 괜찮다. 따로 푸시업을 해주면 된다.


    특히 좋은 것은 코로나 시국에 하기 힘든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쿼트를 빠르게 많이 해도 유산소 운동은 된다. 하지만 혼자서 하기 힘들다. 로잉 머신이 있다면 조금은 수월하고 안전하게 유산소 운동까지도 할 수 있다. 


    로잉은 유럽과 미국의 명문대에서 하는 팀 스포츠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에 단합력까지 갖춰야 해서 팀 활동으로 아주 적합한 운동이다. 국내에서는 보트가 워낙 비싸서 대중화가 안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에게 운동의 좋은 점을 체험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된다. 어쨌든 역사와 전통의 운동이니 우리 몸에 안 좋을 리 없다. 믿자!



< 나이가 있거나 몸이 약한 사람도 할 수 있는 운동인가?>

    


    물론이다.

    짓궂은 사람들은 로잉머신을 '자발적으로 탑승하는 노예선'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건 노예의 체력을 갖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리는 '예쁜 몸'을 갖고 싶을 뿐이니 그에 맞게 하면 된다.



<어떤 유형의 로잉 머신을 선택해야 하나?>


    짧고 굵고 강력하게 설명을 하겠다.


    감성이 중요하고, 부지런하며, 쉽게 질리지 않는다면 '워터 로잉머신'으로 가라! 물소리 감성 짱이다. 다만 물통에 물때가 낀다고 하니 조금은 부지런해야 할 것이다. '촤락~ 촤락~'하는 물소리가 첨에만 듣기 좋다는 평이 있다. 소음은 물소리 말고는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공동주택에서 한밤에 할 수준은 아니다. 소음 수준은 다이슨 청소기 수준이다. 남녀노소 모두 사용 가능하다.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좀 비싸다. 


    실제 노젓기와 가장 흡사한 것을 원하고, 노예처럼 파워풀하게 노를 젓고 싶고, 오래도록 로잉을 하고 싶다면 '에어 로잉머신'으로 가라! 조정선수들이나 크로스피터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 더 빨리 세게 당길수록 공기저항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운동 강도를 엄청 높일 수 있다. 체인으로 팬을 돌리는 것이다 보니 딱히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일이 없다. 다만 겁나 큰 대형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주의에 소리에 민감한 사람이 있다면 절대 비추다. 공동주택에서 매트를 깔고 상쇄음을 틀어 논다고 해도 엄청 파워풀한 단계에서의 소음은 벽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로잉으로 HIIT(고강도 인터벌 운동)를 하지만 않는다면 '워터 로잉머신'과 비슷한 수준이니 괜찮다. 남녀노소 모두 사용 가능하다.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좀 비싸다.


    공간 적게 차지하고, 소음 없고, 비교적 싼 가격에 로잉을 하고 싶다면 '마그네틱 로잉머신'으로 가라! 무거운 원판에 자석으로 저항을 가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부피가 작다. 자석으로 저항을 주는 것이라 마찰이 없다. 그래서 소음도 없다. 한밤 중에 운동을 해야한다면 선택하라. 원판, 베어링, 마그네틱이 주요 구성품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싸고 유지보수가 쉽다. 스피닝 바이크처럼 저항 조절도 쉽다. 단, 파워풀한 로잉을 원하는 경우엔 비추다. 힘이 센 여성분이나 일반 남성분들이 하기엔 약하다는 평이다. 또한 실제 로잉과 같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면 역시 비추다. 공간을 상대적으로 적게 차지한다. 상대적으로 싸다. 


    그 외의 로잉머신은 다 비추다.


     각 로잉머신에서의 브랜드는 최상위로 한방에 가는 게 좋다. 가격은 있겠지만 중고 처분이 가능하다. 반대로 유명 브랜드를 중고로 사는 것도 좋다. 싼 거 한번 체험해 본다고 애매한 브랜드를 사면 처치 곤란이 된다. 바로 묻고 더블로 가자. 물론 뭐든 알뜰하게 잘 쓰는 사람이라면 아무 것이라도 상관없다. 



<어떻게 로잉머신 운동을 해야 하나?>


    역시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준다. 주 4회 이상. 회당 최소 15분~ 최대 45분 이상. 저항 댐퍼는 중간 강도(5 of 10). 분당 20회에서 25회 정도의 스트로크로 로잉을 해주면 된다. 당연히 시간이 짧을 수록 강도는 높여야 한다. 빡세게 15분을 선택하던, 조금 널널하게 45분을 선택하던 그건 자유다. 뭐든 하기만 해라.


    노예선 탑승 자격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 다이어트와 컨디셔닝 운동으로 손색이 없다. '이 정도 운동 강도로 운동을 하려고 로잉 머신으로 하냐?'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가볍게 비웃어주자. 그런 사람들 나중에 부상으로 고생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꾸준히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와 동기다. 그걸 충족시켜주면 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누만예몸]은 행복한 삶을 지속하기 위한 것이지 괴수 같은 몸을 갖는 게 아님을 잊지 말자. 



<로잉 머신 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첫째도 자세고 둘째도 자세고 열째, 백째도 자세다. 로잉은 자세가 젤 중요하다. 로잉 머신을 이용한 운동은 다른 어떤 기구 운동보다 많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일한 단점은 정확한 자세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편하고 쉽게 로잉이 된다면 그건 분명 흐트러진 자세로 반칙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바른 자세라면 천천히 로잉을 해도 몸이 몹시 불편하다. 허벅지, 엉덩이, 코어 등에 불편한 자극이 마구 간다. 그런데 몸은 편하면서 모니터 상의 수치만 올라가는 경우는 반칙 중인 것이다. 수치가 아닌 자세에 집중해야 하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로잉의 예측하지 못한 효과가 있다. 바로 무념무상의 득도 모드가 가능하다. 바른 자세로 로잉을 하다 보면 온전히 내 몸과 몸의 자세에 집중할 수 있다. 자세가 틀이 잡히고 나면 무념무상에 빠진다. 분당 스트로크 횟수나 스트로크 당 미터는 무의미하다. 몸의 움직임과 자극에 집중을 하다 보면 잡념이 사라진다. 육체적 피로가 올라오면서 정신적 고뇌는 사라진다. 


    이런 부차적인 효과를 제대로 얻으려면 자세를 바로 해야 한다. 캐치 - 드라이브 - 피니시 - 리커버리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해야 한다. '수평적 데드리프트'라고 이해하면 편할 것이다. 로잉 선진국의 자료들이 많으니 검색해 보기 바란다. 



    

    우리는 나약한 인간이다.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전 세계가 집단 우울증에 빠졌다. 그간 잘 유지해 오던 좋은 습관들이 무너지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우리는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건강한 몸이 필요하다. 다시 의지를 불태워야 하지만 그게 '의지를 불태우자'라는 말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왜냐면 우린 나약한 인간이니까. 괜찮다. 우린 원래 다 그런 존재다.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서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때론 그것이 시간과 돈을 낭비할 지라도 말이다. 돈을 그러라고 버는 것이다. 그렇게 쓰이는 돈 때문에 경제도 돌고, 우리도 행복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로잉머신은 꽤나 괜찮은 이유다. 


    로잉머신 하나로 전신 운동, 유산소, 무산소를 전부 다 할 수 있다. 물을 치는 소리도 좋다. 실제 노를 젓는 느낌도 좋다. 핸들을 당길 때 각 부위가 받는 자극의 느낌도 좋다. 생뚱맞게 비싸고 크지만 그래서 운동을 지속하고 효과를 볼 수 있다면 머리에 이고 있을 수도 있다.


    곧 집단 면역이 생기고 외출과 여행이 자유롭게 되는 어느 날, 호수를 빠르게 가로지르는 한 척의 보트를 보게 될 것이다. 한 줄 외로운 항적은 거실 한구석에서 무념무상으로 노를 젓던 이의 고뇌의 흔적이라는 것을 알아주자. 그리운 이에 대한 외로운 편애의 눈물 자국임을 알아주자. 오늘도 나는 노를 젓는다. [] 

    



* 공감, 댓글, 질문은 항상 감사합니다.

*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많은 공유 부탁드립니다.  

* #127은 2019년 4월 24일 포스팅된 ['건강한 돼지'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차지함 / 넘버링 실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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