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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잘 먹고 잘 뛴 결심 47일 차

#누만예몸 #실천법 #달리기 #러닝 #런린이 #펀러닝 #나이트런 #무더위

by Maama


오늘(7월 10일 수요일)도 달렸다. 어제의 트라우마 때문에 선뜻 나서기 쉽지 않았다. 심지어 오늘은 해가 떴다. 파란 하늘도 보였다. 수도권엔 예보만큼 비가 오지 않아서 몰랐는데 충청 이남에선 비가 많이 와서 피해가 심했다고 한다.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보내본다.


사실 트라우마는 핑계고 지글지글 끓을 트랙을 상상하니 나가기 싫었다. 구름이 많이 사라져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그 사이로 자외선이 작렬했다. 안 되겠다! 오늘은 나이트런이다!


오후에 강아지 산책을 시키면서 생 옥수수를 샀다. 뛰기 전에 먹을 요량이었다. 삶아 파는 옥수수 가격이 많이 올랐다. 3개 5천 원이라니. 옥수수를 산 지 너무 오래된 것인가? 어릴 적 옥수수는 따먹는 것이지 사는 것이 아니었다. 방학 시작 하자마자 내려갔던 시골 할머니네 텃밭엔 옥수수며 토마토 같은 것들이 항상 있었다. 장작불에 삶아 먹던 옥수수는 귀함이 하나도 없었지만 맛은 귀한 사람이 먹을 맛이었다.


오랜만에 생 옥수수를 접했다. 대를 꺾어 겉껍질을 정리하고 수염을 잡아 뽑았다. 소금과 뉴슈가를 넣고 30분을 삶았다. 하나 먹어보고 15분을 더 삶았다. 사 먹는 맛과 제법 유사해졌다. 어릴 적 먹었던 찰진 맛이 나는 옥수수는 아니었지만 맛있게 먹을 만했다.


저녁을 먹고 디저트로 옥수수를 먹었다. 배를 든든하게 채웠으니 어제 같은 일은 다신 없겠지. 해가 진 후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트랙으로 나갔다. 장마 중 맑은 날이라 트랙은 만원이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사람은 줄지 않았다. 그나마 바람이 불어주어 달릴만했다.


하지만 습함은 어쩔 수 없었다. 어제처럼 땀이 몸에 찐득하게 묻었다. 몸 전체가 염전이 된 것 같았다. 흡사 짠기가 김장철 천일염 같았다. 나트륨 특유의 미끌거림까지 똑같았다. 여담이지만 천일염은 일본식 소금 제조법이라고 한다. 우리 방식은 소금물을 끓여서 만드는 것이다. 태양초처럼 햇볕을 받아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더 좋을 것 같지만 딱히 그런 건 없다. 요즘엔 청결 문제나 미세 플라스틱 문제로 굳이 천일염을 쓸 필요가 있나 싶다.


역시 든든하게 먹어야 잘 달릴 수 있었다. 페이스 조절도 잘 됐고 시간 내에 목표한 거리도 잘 달렸다. 쿨다운 할 때도 에너지가 남아 있었다. 라면만 먹고 달렸다던 임춘애 선수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는 정 안되면 라면이라도 먹고 뛰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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