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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월 7일 수요일)도 달렸다.
저녁을 대충 먹고 기온일 1도라도 더 떨어지길 기다렸다. 근데 너무 피곤했다. 의자에 앉아 있다가 꾸벅꾸벅 졸았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30분 알람을 해놓고 잤다.
그 짧은 시간에도 꿈을 꿨다. 꿈은 꿨지만 무슨 꿈인지 기억도 안나는 꿀잠이었다. 알람을 끄고 30분을 더 잤다. 몸이 너무 무거웠다. 순간 '혹서기에 너무 무리했나? 오늘은 그냥 쨀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째도 나가서 째자'는 마음으로 주섬주섬 나갔다. 도무지 발이 안 떨어질 것 같았다. 그냥 워밍업이나 하고 들어오자고 트랙 위에 섰다.
트랙 위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가만히 서 있는 것이다. 바르게 서는 것이 달리는 것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등을 펴고, 배를 넣고, 턱을 당기고, 장요근을 펴고, 엉덩이를 넣고, 무릎을 살짝 구부린 자세가 바르게 선 자세다. 달리기는 이 자세에서 시작한다.
가만히 서 있다가 뛰듯이 천천히 걷는다. 뛰는 모양을 생각하면서 걷는다. 그렇게 발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천천히 느낌이 온다. 그 느낌을 기억하면서 워밍업을 시작한다.
워밍업을 하면서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봤더니 달리고 싶어졌다. 전에 육상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본 적이 있었다. 육상은 너무 멋지고 흥분되는 스포츠였다. 강렬함과 아름다움이 공존했다. 결 대로 갈라진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피드가 원초적인 본능을 불러일으키기 부족함이 없었다. 인간 몸에 대한 경외와 짜릿한 재미가 있었다.
요즘 협회를 까는 게 유행이긴 한데, 육상을 비인기 종목으로 내버려 두는 협회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충분히 재미와 팬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벨류가 있다고 보였다. 더군다나 과거에 비해 발전한 촬영 기기와 기술은 육상의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안세영 선수 말대로 변화가 필요해 보였다.
워밍업으로 마무리 지을까 했으나 어느새 달리고 있었다. 한 바퀴만 돌자 했다가 결국 스무 바퀴를 돌고야 말았다. 남들이 보면 우스운 수준이겠지만 너무 힘들었다. 남들이 더 우습게 보게끔 해야 될 것 같았다. 내일 하루 쉬고 다음 3연런은 더 우습게 보일 수 있도록 애를 써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