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과외] 타겟을 세분화하면 마케팅을 잘하는 것인가?
우리는 바쁜 사람들이니 결론부터 말을 하자. 타겟을 세분화 - 잘게 쪼개서 마케팅을 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세분화된 타겟팅이 항상 답은 아니다.
이유 1. 업종에 따라 다르다
부동산, 투자 같은 업종은 타겟팅의 기준이 명확하다. '소득'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소득을 추정할 수 있는 나이도 중요한 기준이다. 따라서 10대나 20대에게 부동산이나 투자를 마케팅하는 건 돈 낭비다. 이런 업종은 전체 모수에서 소득추정이 되는 타겟으로만 한정해서 마케팅을 해야 한다. 타겟팅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 경우다.
반면 10대~70대까지 쓰는 소비재 업종 같은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경우 기존의 방법은 타겟별로 콘텐츠와 메시지를 다르게 만들어서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타겟별로 콘텐츠와 마케팅 채널을 최적화해서 쓰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효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정말인가?
효율이 높아지려면 타겟에 맞는 '콘텐츠'와 '메시지'와 '채널'의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제대로 박자를 맞추면 효율이 올라가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실패의 요소도 많아진다. 타겟의 세그먼트가 5개면 5개의 콘텐츠와 메시지가 제대로 나와야 한다. 타겟의 행태와 트렌드를 분석해서 그것에 맞는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콘텐츠의 특성에 잘 맞는 채널을 찾고, 확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1개도 힘든데 5개를 모두 제대로 한다고? 실패 확률이 많이 올라가거나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이다.
이유 2. 채널의 주도권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돈을 쓰면 '노출'을 확보할 수 있었다. 돈이 바로 '트래픽'이 되는 건 아니지만 트래픽이 될 수 있는 '노출'은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게 확보된 노출은 타겟팅이 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전체 모수의 분포를 가진 고객이 섞여 있었다. 코어 타겟도 있고, 실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타겟도 있었다. 그래서 예전엔 금융, 성형, 부동산 등등 타겟이 명확한 업종들은 온라인 광고나 타겟 마케팅 대신에 DB제휴에 집중했다.
지금은 돈이 있다고 노출을 살 수 없다. 노출을 가지고 있는 매체가 강력해졌기 때문이다.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카오 등 대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강력한 매체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매체들은 노출 자체를 타겟팅을 해서 판다. 돈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매체에 적합한 콘텐츠를 요구한다. 반응률이 좋은 타겟만 주지 않는다. 자신들의 알고리즘이 적용된 미디어믹스를 제공한다.
타겟이 명확한 업종은 상관이 없다. 오히려 매체의 이런 룰이 좋다. DB제휴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했던 DB를 매체가 친절하게 타겟팅해준다. 그 타겟에만 집중하면 된다. 반면 일반 소비재나 커머스는 얘기가 다르다. 성별, 나이, 지역 등 기본적인 타겟팅이 유효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매체의 복잡한 룰을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타겟팅에 현란한 기법들이 등장했다. 그중 하나가 관심사 타겟팅. 이용자가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를 매체가 분류를 해놓는 것이다. 개념 상으로는 너무 괜찮은 접근이다. 그런데 어쩐다? 인간의 관심은 1인 1관심사가 아니다. 예를들어 패션에 관심이 있는 이용자라고 패션만 보진 않는다. 피트니스도 보고, 화장품도 보고, 성형도 보고, 뜬금없이 전쟁무기나 동물의 왕국을 보기도 한다
'나름의 빈도와 알고리즘을 가지고 분석을 해서 타겟을 분류한다'라고 하겠지만 인간의 행태를, 특정 콘텐츠의 이용으로만 분류를 할 수 없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바로 그 타겟이 아닐 수도 있고, 중복되어 있을 수도 있다. 여기에 매체가 가지고 있는 룰에 모순이 있다.
이유 3. 기여 효과에 대한 분석을 할 수 없다
내 상품에 꼭 맞는 완벽한 타겟 세그먼트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소비라고 하는 게 그 상품의 실제적인 이용자한테만 노출하면 되는 것일까? 구매자와 실제 이용자가 다른 경우도 있을 것이고, 주변의 평가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이용자도 있을 것이다. 이른바 '대세감'이 구매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 오피니언 리더들이 있다. 세상의 온갖 상품과 서비스를 리뷰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의 추천을 귀담아듣는다. 기업이 하는 얘기보다 이들의 얘기가 신뢰가 간다. 그래서 기업은 SNS 마케팅이나 블로그 마케팅을 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기업이 하는 얘기와 오피니언 리더들의 얘기를 구별해 낸다.
이렇게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시중에 기여 측정 모델이 나와 있긴 하지만 현업에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각 타겟 간의 정확한 기여를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효율이 좋지 않은 타겟을 배제해야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효율 좋은 타겟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당장의 효율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면 단기간 효율은 올라갈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전체적인 실적은 떨어질 수 있다.
일부 마케터나 의사결정권자들은 강박적으로 타겟팅에 집착한다. 잘게 쪼개면 쪼갤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비용이 절약되고, 효율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항상 그렇지 않다.
마케팅에는 왕도가 없다. 시장은 계속 변한다. 소비자도 계속 변한다. 매체 환경도 계속 변한다. 상품도, 메시지도, 트렌드도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연한 적용이 필수적이다. 마케터가 가져야 하는 핵심 역량은 '경험'이 아니라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연한 기획력'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인가? 왕도는 없다. 방법은 변한다. 어프로치는 무궁무진하다.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목적에 따라 변한다. 광고비에 따라서도 변한다. 시장의 경쟁 상황에 따라서도 변한다. 변화에 맞춰서 새로운 방법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 다양한 레고 브릭으로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과 같다.
새로운 방법은 속해 있는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한다. 거기에 채널에 대한 이해가 더해진다. 그리고 그것들이 함께 버무려지는 온라인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기반 위에 소속 회사나 팀의 목적과 현실적인 비용의 캡이 씌워진다. 달성해야 할 시점도 중요하다. 당장 취하자는데 술을 담글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현실적인 조건들을 기반하여 새로운 어프로치들을 생각해야 한다.
기존의 메이져 매체를 활용한 방법 이외에 아래와 같은 어프로치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매스미디어 + 온라인 IMC
매체 타겟 분류로 만든 기여 모델 시나리오
동영상 + SNS
다음 글에서는 위의 방법들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보자. 그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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