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사실 실천법] 예쁜 몸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몸에 대한 초보 실천가들에게 휴일은 끔찍한 시간이다. 무엇에 대한 보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셀프 보상이 집중되는 시간이다. 예를 들면 주말의 여유로움을 위해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시간이다. 힙한 트렌드 탐구를 위해 외식을 불사하는 시간이다. 소확행을 위해 극단적인 맛을 아낌없이 먹어주는 시간이다.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예쁜 몸에 대한 실천에는 끔찍하지 않을 수 없다.
잊지 말자. 예쁜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배고프지 않게 클린 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가장 간단하면서 효율적인 운동을 제대로 한다. 남을 의식하지도 않는다. 잘못된 정보에 속지 않는다. 이렇게 '실천'할 수 있게 되면 생활 습관이 바뀐다. 운동을 통한 직접적인 효과도 효과지만, 간접적으로 연관된 효과들이 발생한다. 삶의 질이 높아지고, 행복감을 자주 느낄 수 있게 된다.
이게 내가 '극사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식습관과 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는 주말마다, 휴일마다 이 사실을 잊는다. 마치 금요일 밤에 잠들면서 블랙아웃(blackout)이 되었다가 월요일 아침에 깨어나는 사람들 같다. 가끔씩은 그럴 수 있다. 우린 나약한 인간들이니까. 하지만 매번은 곤란하다.
반면 주말에 먹지도, 움직이지도 않고 마치 코쿤처럼 지내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이 행위를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냥 충전하는 느낌일 뿐이다.
나약한 인간의 뇌는 쫄보다. 변화가 생기면 난리법석을 떤다. 뇌에 있는 생체시계는 하루를 기준으로 우리 몸에 똑같은 현상을 반복한다. 아주 엄격하고 고지식한 녀석이다. 한 이틀 잠을 몰아 잔다고 어찌 되지 않을 텐데 우리 뇌는 언제든 호들갑을 떨 준비가 되어 있다.
하루 단위로 우리 몸에 똑같은 현상을 반복하는 것을 '일주기 생체리듬'이라고 한다. 일주기 생체리듬을 관장하는 것이 생체시계다. 우리 눈은 말초시계인데 생체시계와 동기화되어 있다. 예를 들면 눈으로 햇빛을 본 정보를 말초시계에서 전달하면 생체시계가 받아서 동기화한다. '아침이다! 코르티졸을 뿜뿜하자!'
그런데 이틀을 내리 눈 감고 자버리면 우리 생체시계는 이를 비상상황이라 여기고 생체리듬을 천천히 작동시킨다. 그래서 금요일 밤부터 내리자면 월요일 출근 시간에 일어났는데 몸은 여전히 새벽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새벽에 일어났으니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그래서 '자도자도 피곤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피곤만 하면 다행인데 만성피로감, 우울증, 중독 위험성까지 커진다. 이런 협박을 하는 이유는 주말에 자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자야 더 좋은 휴식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과충전은 오히려 몸에 해롭다. 역시나 과유불급!
그리고 몸이 보여주는 개인적 차이는 전부 정규분포 안에 속해 있다. 양극단으로 벗어나는 것은 몸의 차이가 아니라 습관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니 '난 달라'라고 하지 마라. 몸이 힘들어한다. 몸이 힘들면 궁극적으로 '난 달라'를 외치던 정신도 피폐해진다.
'일주기 생체시계'에 대한 내용은 내 주장이 아니라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 받으신 분들이 증명하신 사실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시라.
왜 우리는 주말만 되면 관대한 군주처럼 보상을 남발하는 것일까? 우리가 주말에 먹는 것으로든, 잠으로든 보상에 집착하는 이유는 실천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셀프 보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다.
안타깝게도 우리 몸의 변화는 그리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작은 우주라는 우리 몸은 아주 치밀하게도 항상성을 추구한다. 이 얘기는 우리 몸이 항상성을 지킬 수 있게 생활해 준다면, 우리는 영육의 건강에 이를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몸이 가지고 있는 항상성의 관성을 이겨 내는 게 쉽겠는가? 쉽지 않아서 몸의 변화에 대한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피나는 노력으로 몸을 만드신 분들에 대해서 높게 평가한다. 특히 직업이 아닌 일반인으로서 실천을 통해 결과에 이르신 분들은 우리의 롤모델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지난번에 했던 얘기와 연결이 되는가? 몸이 가지고 있는 항상성의 관성을 이기기 위해 간헐적 운동이 아닌 명확하게 근육을 자극하는 것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반복을 지속해야 비로소 몸이 인지를 한다. '아~이건 비상 상황이 아니구나!'라고 말이다. 그때부터 우리 몸은 변하기 시작한다.
올여름 삼각 빤스와 비키니가 목표라면 당장 뒤로 가기를 눌러서 브런치에 있는 '허벅지 안쪽 살 빼는 법'이나 '팔뚝 안쪽 살 빼는 법'같은 글을 찾아보기 바란다. 단기간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예쁜 몸 - 즉, 바른생활습관을 몸에 인지 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피나는 노력을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몸 어딘가에서 진짜 피가 날지도 모른다. 현재 단기간에 뺄 수 있는 가장 명확한 방법은 우울증 약으로 쓰이는 식욕억제제를 먹어 섭취를 줄이고, 유산소 운동을 미친 듯이 하는 것이다. 그럼 몸이 가늘어지긴 할 거다. 명줄도 가늘어질 수 있다
들은 소문으로는 식욕억제제를 다이어트 약으로 처방해주는 병원에서 꼭 하는 말이 있단다. '억지로라도 꼬박꼬박 식사를 하려고 애를 쓰라'는 말을 꼭 한다고 한다. 얼마나 밥맛이 떨어지면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사람에게 밥을 꼭 챙겨 먹으라는 얘기를 할까? 이게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단기간에 살을 빼고, 예쁜 몸을 만드는 것은 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건강하게 살을 빼고, 계속 예쁠 몸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걸 해준다는 약품, 식품, 기구, 방법, 서비스, 책 등등은 전부 거짓말이다. 일 가능성이 높다.
'속성 살 빼기'가 바로 후회 3종 세트다. 돈 잃고, 시간 잃고, 건강 잃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에 하나다. 꼭 바닷물이 짠지 찍어 먹어보고 싶으면 찍어 먹어봐야지 어쩌겠나. 아프리카 바닷물은 단맛이 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런 희망이라도 있어야 하는 건가?
'얼마나 걸릴까요?'
열심히 한다면 2~3개월이면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천이 가능할까? 우린 입금되면 몸 만드는 영화배우가 아니다. 특정일까지 몸 만들고 월급 받는 사람도 아니다. 출퇴근과 회식이 삶의 일부인 사람들이다. 나약한 인간이라 때론 알코올의 힘을 빌려야 하기도 하고, 고기를 먹어야 마음에 위안이 되기도 한다.
단기간에 불가능하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실천하기 어렵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브런치 메인에도 많이 등장하는 '~하면 살 빠지는 ~ 운동'은 실천하기 어렵다. 뭐든 적당한 강도로 반복해서 꾸준히 하면 운동이 된다. 하지만 글 제목처럼 드라마틱하진 않다. 진행 과정은 똑같이 지루 할 것이다. 지루함은 포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엔 실천할 수 없는 '희망 고문'일 뿐이다.
아예 얼마나 걸릴지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루 종일 식이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몇 주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운동할 힘도 남아 있지 않는 일상과 바른 음식을 먹을 수 없는 환경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현실을 고려한다면 길게 봐야 한다. 하루하루의 실천을 모으고 모아야 한다. 매일매일 반복하는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 제대로만 실천한다면 내년에는 몸에 틀이 잡히고 중수 레벨의 실천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 우리 몸은 어떤 과정으로 변하나요?'
우리 몸은 천천히 변한다. 가장 빨리 변할 수 있는 조건은 바르게 먹고, 꾸준히 운동하고, 푹 잘 쉬어주었을 때다. 물론 보다 전문적으로 공부를 해서 필요한 영양소와 섭취방법을 찾고, 운동을 세분화하고, 휴식을 컨트롤한다면 조금은 시간을 단축할 순 있다. 하지만 실천의 난이도는 엄청 올라간다.
온몸의 항상성 유전자들이 납득을 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때가 가장 지루하고 어렵다. 그래서 '극사실적 실천법'은 실천할 수 있는 것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어려운데 지겹다니..... 이걸 실천하려면 당연히 어프로치가 달라야 하는 것이다.
처음 운동을 하면 운동을 한 날보다 다음날 몸이 더 아프다. 계속 그럴 것이다. 그렇게 근육이 파괴되었다가 회복하는 것을 반복하면 단단하고 커진다. 어랏! 근데 근육이 단단해지고 커지는 것보다 피하지방이 빠지는 속도가 엄청 더디다.
그러니 몸은 더 부해 보인다. 안쪽의 근육은 커졌는데 피하지방은 그대로니까 당연하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좌절을 경험한다. 그래서 체중계에 매달린다. 눈으로 보이는 외향에 변화가 없으니 저울의 눈금으로라도 보상을 받고 싶은 것이다. 부질없지만 매달리게 된다.
운동을 했으니 식욕은 마구 돈다. 거기에 보상심리까지 더해진다. 운동은 공원 한 바퀴만큼 하고, 식사는 마라톤 풀코스처럼 먹는다. 안 하던 운동에 몸은 피곤하고, 식욕은 넘치니 미칠 것 같다. 주변에선 변화 없는 내 몸을 비웃는 것 같다. 힘들어 죽겠는데 다들 포기하라고 비아냥 거리기만 한다. 하던 일을 떼려 치고 이것만 하고 싶다. 그럼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 얘기는 '운동만 할 수 없으므로' 지금은 할 수 없다는 소리다.
이 과정을 잘 넘여야 한다. 몸이 부어 보인다고 운동을 중단하면 안 된다. 초기 운동량이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먹는 걸로 보상하면 안 된다. 그냥 묵묵하게 3~6개월은 실천해야 한다. 습관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꾸준히 해야 한다.
기초 체력이 쌓이고 습관이 어느 정도 몸에 배면 운동 강도를 올리는 시점이 온다. 이 시기를 지나면서 가시적인 만족을 느끼게 된다. 지금부터 시작했다면 내년 여름을 목표로 삼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의지력과 실천력이 엄청나다면 다른 글을 읽기 바란다. 빠르게 몸 만드는 방법은 차고 넘친다. 나는 건강한 삶에서의 행복을 위해 몸이 예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인생은 길다. 매일매일 몇 시간씩 1년 정도는 투자를 해볼 만하지 않을까? 장담하건대 1년이 되기 전에 높은 수익률을 맛보고 추가 투자를 하게 될 것이다. 시작이 제일 어렵다. 그리고 기본이 제일 어렵다.
항상성을 가진 우리 몸은 방심하면 금세 고래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의 지침을 따른다. 몸의 항상성은 관성만 있는 게 아니라 탄성도 있다. 빠르게 효과를 본 건 빠르게 원복 될 가능성이 높다. 엄청난 의지력과 실천력으로 초단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분들을 존경한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모두가 평생 가져갈 자산은 아닌 것 같다. 왜? 우리는 언제든 흔들리고 나약해질 수 있는 연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예쁜 몸을 유지할 생각이라면 극사실 실천법의 대원칙을 지켜라! 절대 배고프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바른 방법으로 반복적으로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 실천할 수 없는 정보도, 체중계도, sns도 버려라. 거울을 통해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믿어라.
절대 빨리 되지 않는다. 빨리 되지 않은 만큼 절대 빨리 없어지지 않는다. 타고난 몸은 축복임에 분명하지만 나이 먹으면 다 똑같아진다. 나이 앞자리에 3자 들어가면 노력 여하가 더 중요해진다. 자기 몸에 대한 책임을 올곧이 지게 되는 것이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천천히 실천하면 된다.
조급해하지 말기 바란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는 우리 몸에 대해서 잘 모른다. 우리 몸이 그리 간단하지도 않다. 그걸 알아가는 시간이라 생각했으면 좋겠다. SNS에서 보여지는 울퉁불퉁 탄력 넘치는 선수들의 몸은 정상이 아니다. 시합에 참여하는 선수의 방법을 일상을 사는 우리가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모든 딜에서는 조급한 쪽이 진다. 우리 몸과의 딜에서 이기려면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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