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부 속 '점유일자'가 순위를 바꾼다 – 임차권등기명령의 법적 작동원리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아 등기부를 열어보면, 날짜 세 개가 적혀 있습니다
최근 상담실에 들어선 30대 초반의 임차인이 가져온 서류도 마찬가지.
서류봉투를 꺼내며 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확정일자도 받았고, 등기도 했는데… 그래도 뒤로 밀릴 수 있나요?”
그가 내민 임차권등기명령 결정문에는
‘점유일자’, ‘전입신고일자’, ‘확정일자’
세 개의 날짜가 기재되어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다 갖춘 듯 보였지만,
실제로는 순위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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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항력은 언제 생기는가: 두 요건의 만남
임차인의 법적 보호는
단지 ‘계약을 했는가’가 아니라
그 주택을 실제 점유했는가,
그리고 주민등록을 마쳤는가로 판단된다.
이 두 가지가 모두 완성된 다음 날,
비로소 임차인은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갖는다.
표현을 달리하면,
점유일자와 전입신고일자 중 늦은 날짜 + 1일이
법원과 채권자가 바라보는 임차인의 ‘실질적 권리 취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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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등기된 날짜 세 개의 의미
임차권등기명령서를 받아보면
다음과 같은 정보가 찍혀 있다.
점유일자: 실제로 주택에 들어간 날짜
전입신고일자: 행정상 주민등록을 옮긴 날짜
확정일자: 우선변제권 확보용 법적 표식
표면적으로는 ‘확정일자’가 가장 눈에 띄지만,
실제로 순위를 가르는 건 ‘대항력 발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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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사례: 날짜 하나가 만든 우선순위
임차인 점유일자 / 전입신고일자 / 확정일자 = 대항력 발생일
2023.03.05 / 2023.03.01. / 2023. 3. 5. = 2023.03.06
이 경우, 아무리 전입신고를 먼저 했어도
실제로 짐을 옮긴 날이 늦었다면
그만큼 대항력 발생일도 밀린다.
그리고 그것이 경매 배당에서 수천만 원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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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임차권등기명령은 무엇을 보장하는가
임차권등기명령은 임차인이 거주지를 떠나면서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임차권등기를 했다고
처음 대항력 취득일이 바뀌는 건 아니다.
이미 취득해둔 ‘대항력 발생일’은 그대로 유지되고,
그 날의 앞뒤에 따라 배당 순위도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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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주목할 디테일
1. 전입신고만 하고 짐을 늦게 옮기면 대항력이 늦어진다
점유를 실제로 언제 했는지가 핵심이다
2. 임차권등기명령 후에도 대항력 발생일은 변하지 않는다
3. 확정일자가 같을 경우, 결국 ‘점유일자와 전입신고일자 중 늦은 쪽’이 판가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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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실에서 자주 나누는 말
"이거, 순서가 좀 늦은 건가요?"
그 물음에 나는 법전을 꺼내지 않는다.
대신, 함께 등기부등본을 들여다본다.
거기 적힌 작은 날짜 하나가
임차인의 보증금을 지킬 수도, 놓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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