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약에 적혀 있으면 무조건 유효할까?

법 없이도 사는 법, 그래도 법으로 사는 이야기 4

by 전희정

[계약서 한 줄이 당신을 곤란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계약서에 사인했으면 무조건 지켜야 하는 거 아닌가요?”

상담을 오신 분은 고개를 떨군 채 물었다.
내용을 자세히 보니, 해당 임대차 계약서 하단에는 '특약조항'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임차인은 계약 종료 시 별도 사유 불문하고 위약금 500만원을 부담한다.”


한눈에 봐도 불공정하고 과도한 조항.
그런데 의외로 이런 문구를 그대로 믿고 피해를 입는 사람이 많다.
‘특약’이라고 하면, 무조건 지켜야 하는 계약서 조항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약은 무조건 유효하지 않다


민법상 계약 자유의 원칙과 사적자치의 원칙에 의해서 특약사항은 특별히 유효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소비자 보호와 형평에 반하는 계약조항은 무효 또는 무효화될 수 있다.


민법 제103조 :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
대법원 2000다35881 판결 : “사회통념상 현저히 불공정한 약정은 무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 (강행규정) : “이 법의 규정에 위반되는 계약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
서울고등법원 2009나103279 판결 : “임대차계약서에 명시된 특약이라 하더라도, 그 내용이 현저히 임차인에게 불리하고 공정성을 상실한 경우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 및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이다.”


즉, 계약서에 서명했더라도, 법에서 정한 최소한의 임차인 보호 기준보다 불리한 조항은 무효다.

계약서에 적혀 있다고 무조건 유효한 것은 아닌 것이다. 고민될 때에는 변호사와 상의하자.


- 위험한 특약 조항 예시 3가지


1. 임차인이 계약 해지 시 무조건 위약금 500만원 지급


- 문제점 : 손해 입증 없이 고정 금액 요구

- 해결 : 무효 주장 가능


2. 계약 종료 후 원상복구를 위해 비용 일체 임차인이 부담"


- 문제점 : 포괄 조항, 범위 불분명

- 해결 : 일부 무효 가능(실제 원상복구 필요비용, 통상의 손모 부분 제외)


3. 임차인은 중개사무소 책임을 묻지 않음


문제점: 중개수수료 지급받는 중개인의 책임 회피

해결 : 공정위 표준계약서 위반이므로 효력 없음


상담사례 : 보증금 전액몰취 특약


최근 한 자영업자가 상가 계약을 맺고 나서 여러가지 문제로 3개월 만에 퇴거하게 되었다. 계약서에는 “계약 파기 시 보증금 전액 몰수”라는 특약이 있었고, 건물주는 이를 근거로 3천만 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내용증명을 보낸 후, 우리는 특약 무효를 주장하며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대부분의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임대차계약의 체크포인트 – 계약서 쓸 때 꼭 확인할 것

특약은 ‘서면으로 명확히’, ‘쌍방 이해 하에’ 작성된 것만 유효

불명확한 책임 전가 조항은 무효 또는 무효화 가능

계약 전, 공정위 표준계약서와 비교해보기


� ‘불리한 조항일수록 눈에 띄게 설명받아야’ 유효성을 인정받는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약관 설명의무 미이행 시 무효임)


마치며....

어떤 계약이든, 종이는 침묵한다.
말도 없고 표정도 없다. 하지만 그 한 줄이 사람을 묶고, 때론 무너뜨린다.

그래서 나는 상담 때마다 말한다. “서명 전에 꼭, 그 한 줄이 당신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무효를 주장하면서 싸우는 것보다는 서명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변호사 전희정의 한 줄 조언
“특약이니까 무조건 유효하다는 말, 이제 그만 믿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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