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밤과 밤

[Life] 밤의 음식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밤에 먹는 음식이 인상 깊은 영화 3

by maat


나 자신과 더욱 가까워지는 밤 시간. 낮에는 일이나 주변 환경 때문에 긴장하고 경계하느라 마음이 꼿꼿한 상태일 때가 많지만, 날이 저물면 상대적으로 마음의 경계가 느슨해지고, 말과 행동에 더 솔직해지기 마련입니다. 이런 밤에 먹는 음식은 낮에 먹는 음식과는 다르게 느껴지죠. 누군가에게는 말하지 못한 진심의 표현일수도, 자신을 위한 위로일 수도 있습니다. 밤에 보면 배고파지는 영화이지만, 동시에 밤에 만들어 먹는 음식의 의미와 그 음식이 주는 행복을 되새겨볼 만한 영화 세 편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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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엔케이컨텐츠


허기보다 마음을 달래주는 <심야식당2>


"하루가 저물고 모두 귀가할 무렵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영업시간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사람들은 이곳을 심야식당이라고 부른다.” 도쿄 번화가 뒷골목에 위치한 ‘심야식당’의 주인장 마스터의 내레이션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메뉴판에 있는 음식은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하나지만, 마스터는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다 만들어줍니다. 사랑에 빠진 상대가 범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노리코, 메밀국수 가게를을 물려주고 싶은 엄마 세이코와 갈등하는 아들 세이타, 보이스 피싱 사기를 당한 유키코 할머니의 이야기까지. 영화는 이곳을 찾은 손님들 각각의 사연을 담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마스터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기보다 손님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줄 뿐입니다. 여기에 다른 손님들의 진심 어린 응원이 더해집니다. 자기 일처럼 여기며 도와주기도 하고요. 따뜻한 음식과 진솔한 이야기가 어우러진 영화를 보고 나면 덩달아 다음 날을 맞이할 힘을 얻게 됩니다.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고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는 심야식당. 여러분에게도 이런 곳이 있나요?


개봉 2017년

감독 마츠오카 조지

출연 코바야시 카오루, 오다기리 죠 등

채널 넷플릭스, 카카오페이지,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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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키다리이엔티


나눠 먹는 기쁨에 관하여, <해피 해피 브레드>


갓 구운 빵처럼 포근한 영화 <해피 해피 브레드>. 일본 홋카이도의 외딴 시골 마을에서 ‘카페 마니’를 운영하는 부부와 손님들의 이야기입니다. 남편 미즈시마는 빵을 굽고, 아내 리에는 커피를 내리죠. 미즈시마가 좋아하는 프랑스어 단어, 동무를 뜻하는 ‘콩파뇽(compagnon)’의 어원은 빵을 나눠 먹는 사람인데요. 그만큼 빵을 반으로 쪼개 옆 사람과 나눠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음식을 나누는 위안과 기쁨은 날이 저물면 더욱 선명해집니다. 엄마가 만들어주던 호박 수프를 떠올리며 헤어진 엄마를 그리워하는 딸 미쿠와 미쿠의 아빠를 위해 리에는 호박 수프를 만듭니다. 부녀는 수프를 먹으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죠. 생의 마지막을 생각한 노부부 손님이 묵을 때에는 이웃들이 모두 모여 와인과 음식을 나누며 춤을 춥니다. 이때 나오는 내레이션을 통해 함께 음식을 먹을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임을 전합니다. 사람은 건배한 수만큼 행복해진다고. 좋은 일이 있을 때 건배하고, 아쉬운 일이 있어도 건배하고. 하루를 끝내면서 누군가와 오늘도 건배로 마무리하면 그게 행복이라고.


개봉 2012년

감독 미시마 유키코

출연 하라다 도모요, 오이즈미 요 등

채널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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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누리픽쳐스


꿈과 사랑을 담아, <아메리칸 셰프>


주인공 칼 캐스퍼는 일류 레스토랑의 셰프입니다. 유명한 비평가가 그가 일하는 레스토랑에 오기로 한 날, 오너에게 메뉴 결정권을 뺏긴 칼. 그는 자신의 요리가 혹평을 듣자 비평가에게 홧김에 트위터로 욕설을 보내는데요. 칼과 비평가가 설전을 벌이는 영상이 유튜브에 퍼지고 칼은 결국 레스토랑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후 전 동료와 그의 아들을 불러 푸드 트럭에서 쿠바식 샌드위치를 팔면서 인기를 얻고, 가족과도 사이가 좋아집니다. 다양한 음식이 나오는 만큼 영화 곳곳에는 칼의 여러 감정이 묻어납니다. 야식으로 오일 파스타를 만들어주는 칼에게는 자기 요리를 알아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을 향한 고마움과 애정이, 밤새워 메뉴를 개발하는 모습에서는 요리를 향한 열정이 묻어납니다. 장사를 마치고 아들과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일에 쫓겨 소원했던 아들에게 아버지로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자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즐기는 칼의 시간. 동시에 잊고 있던 가족의 사랑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 칼이 진정으로 나다울 수 있는 시간이기에 칼의 밤은 더욱더 환하게 반짝입니다.


개봉 2015년

감독 존 파브로

출연 존 파브로, 소피아 베르가라, 스칼렛 요한슨 등

채널 넷플릭스, 왓챠, 카카오페이지, 티빙




Editor 안명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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