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것 대신 ‘잘 사는(住好啲)’ 법을 팔다

더글러스 영의 ‘팬덤 설계’: 브랜드는 끝나도 커뮤니티 남는다

by 알렉

여러분은 여행 다닐 때 꼭 그 지역의 느낌을 담은 물건을 하나쯤

사고 싶다는 생각 해보신 적 있지 않나요? 저도 그래요.

왜냐하면 그 물건 하나가 여행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거든요.


오늘 소개할 홍콩의 '굿즈 오브 디자이어(Goods of Desire, 줄여서 G.O.D.)'라는 브랜드가

바로 그런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 곳이에요.


이름부터 재밌죠?

광둥어로 "잘 산다(住好啲, 주호띠)"라는

말을 영어 발음으로 하면 G.O.D.와 비슷해서 이런 위트 있는 이름이 탄생했다고 해요.


창립자인 더글러스 영(Douglas Young)은 원래 건축가였는데,

홍콩의 옛것과 새것, 동양과 서양이 섞인 독특한 도시 분위기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직접 브랜드까지 만들게 된 거죠.


혹시 어린 시절 먹던 과자 봉지를 보면 괜히 웃음 나고 기분 좋아지는 경험 해본 적 있나요?

G.O.D.가 딱 그런 감성을 살려서 티슈 케이스나 티셔츠 같은 다양한 생활 용품을 만들었어요.


예를 들어 홍콩 거리 간판의 글씨체로 디자인된 티셔츠를 보면,

현지인들에게는 추억을,

여행객들에게는 재미를 선물하는 거죠.

그런데 G.O.D.가 매력적인 이유는 제품만이 아니에요.

스크린샷 2025-07-09 162131.png 더글라스 영은 인터뷰에서 자시의 목표를 "저는 홍콩 문화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만들고 싶어요."라고 했다.


브랜드가 팬들과 소통하는 방법 자체가 아주 특별하거든요.


SNS에서는 홍콩의 옛날 사진이나 광둥어 속어 같은 재미있는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팬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특히 센트럴 지역 매장의 벽화는 인스타그램에서 인증샷 명소로 유명해져서

팬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했죠.

스크린샷 2025-07-09 162503.png

얼마 전에는 NFT를 이용한 '더 인비테이션(The Invitation)'이라는 흥미로운 프로젝트까지 했어요.

"숫자와 코드뿐인 NFT에서 무슨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저도 처음엔 그런 의구심이 들었는데요,

참여자들은 온라인에서 홍콩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친밀한 팬 커뮤니티를 만들었답니다.

신기하죠?

스크린샷 2025-07-09 162823.png 아티팩트 랩스(Artifact Labs)와 G.O.D.는 2023년 1월 초에 '請: The Invitation'(광둥어로 cing2로 발음)을 선보였다.

오프라인에서도 팬들과의 만남은 계속돼요.

G.O.D. 매장에 처음 들어서면 마치 옛 홍콩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받아요.

오래된 홍콩 간판과 레트로 스타일의 소품들이 가득하거든요.

마치 할머니 집이나 옛 동네 골목길을 걷는 듯한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런데 G.O.D.가 정말 특별한 건 단순히 예쁜 매장을 만드는 걸 넘어서,

이 공간에서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전시를 꾸준히 열고 있다는 점이에요.


스크린샷 2025-07-09 172157.png 파이다이동(접이식의자)전시회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이벤트 중 하나가 바로 '다이파이동 접이식 의자 전시회'였어요.

다이파이동은 홍콩의 유명한 노천 식당인데,

흔히 볼 수 있는 낡은 플라스틱 접이식 의자를 G.O.D.가

로컬 아티스트 24명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시킨 거죠.

상상해 보세요.

길에서 흔히 보는 평범한 플라스틱 의자가 예술가들의 손을 거쳐 하나의 멋진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얼마나 놀랍고 재밌을까요?

실제로 매장을 찾은 팬들도 마치 갤러리를 방문한 듯한 기분으로 전시를 즐겼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바로 구매할 수도 있었어요.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이었겠죠?


게다가 전시의 오프닝 파티도 엄청났어요!

G.O.D.의 창립자인 더글러스 영과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직접 팬들과 어울리며 맛있는 음식도 먹고 좋은 음악을 함께 즐겼거든요.


평소 좋아하던 브랜드를 만든 창립자와 아티스트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교류할 수 있다는 건

팬들에게는 정말 특별한 일이잖아요?

덕분에 매장은 축제의 분위기로 가득 찼어요.


이런 이벤트들을 꾸준히 해오면서,

G.O.D.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팬들이 함께 모이고 교류하는 커뮤니티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요.

사실 이런 아이디어는 꽤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어요.


2008년에는 아예 ‘홍콩 스트리트 문화 갤러리(Hong Kong Street Culture Gallery)’를 만들어

브랜드 디자인 스튜디오 한쪽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했죠.


비록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당시 갤러리에서는 홍콩의 옛날 거리 모습과 사라져가는 문화들을 모아서 전시하고,

다양한 예술 행사를 개최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뿐만 아니라, G.O.D.는 홍콩에서 활동하는 로컬 디자이너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어요.

유명한 홍콩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윌리엄 림(William Lim)과

함께 전통적인 길상 문양이 담긴 특별한 제품을 출시하고 팬들을 위한 작가 사인회를 열거나,

홍콩의 재미있는 속어를 다룬 책 저자와 북토크 행사를 열기도 했어요.

팬들은 단순히 제품을 사는 걸 넘어,

이런 문화적 경험들을 함께 공유하며 브랜드와 더욱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G.O.D. 매장은 팬들에게는 그저 제품을 사러 가는 공간이 아니라,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곳이 된 거죠.

브랜드와 팬들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 정말 보기 좋지 않나요?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과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제품을 장애인 보호 작업장에서 제작해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다양한 로컬 아티스트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역 문화를 지켜나가고 있어요.


스크린샷 2025-07-09 173347.png 장애인 보호 작업장에서 제작한 지역사회 공헌 제품[ pop-up card]


이런 활동 덕분에 홍콩 사람들에게는

G.O.D. 제품을 산다는 게 단순히 쇼핑이 아니라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는 작은 행동으로 여겨질 정도예요.


글로벌 팬들과의 교감 전략

사실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엔

브랜드가 어떻게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지가 정말 중요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G.O.D.가 해외 팬들과 어떻게 교감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꽤 흥미로워요.


처음 G.O.D.가 해외로 진출했을 때는

싱가포르나 중국 본토, 대만 같은 아시아 국가에 직접 매장을 열었어요.

지금은 다시 홍콩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 다양한 부티크 편집숍을 통해 해외 팬들에게 G.O.D. 상품을 소개하고 있죠.

이렇게 자연스럽게 해외에서도 G.O.D.를 만날 수 있게 하면서,

많은 외국 팬들이 홍콩 문화를 일상 속에서 즐기고 경험할 수 있게 되었어요.


스크린샷 2025-07-09 164834.png 센트럴의 Duddell Street 스타벅스 매장 '빙썻 코너(Bing Sutt Corner)'


무엇보다 G.O.D.의 글로벌 팬 전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스타벅스와의 협업 프로젝트였어요.

2009년에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빙썻 코너(Bing Sutt Corner)'라는 이름으로

홍콩 옛 다방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매장이었는데요,

센트럴의 Duddell Street에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저도 굉장히 놀랐어요.

"세계적인 브랜드인 스타벅스와 너무 현지적인 느낌의 G.O.D.가 정말 잘 어울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잠시 들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문을 연 뒤 현장을 본 사람들은 다들 반해버렸어요.

홍콩 사람들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까지도 이 색다른 조합을 너무나 좋아했고,

스타벅스도 "홍콩의 문화와 정신을 제대로 기념했다"며 크게 만족했죠.

이 협업은 전 세계 팬들에게 G.O.D.라는 브랜드의 특별함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답니다.


그리고 캐세이퍼시픽 항공과 함께한 협업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G.O.D.는 중국 전통의 길상 문양과 행운의 메시지를 재치 있게 표현한

어메니티 키트나 파우치를 디자인해서, 비행기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물했어요.

"홍콩에 이렇게 재밌는 브랜드가 있었어?" 하고 놀라는 해외 팬들도 많았다고 하니,

글로벌 팬들에게 아주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알린 거죠.


자신들의 뿌리인 홍콩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내세우면서도

세계 각지의 팬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이 균형 잡힌 전략 덕분에,

G.O.D.는 전 세계에 수많은 팬들을 얻었어요.


문화적인 특색을 지키면서 글로벌 팬들과도 깊이 있는 공감대를 만드는 브랜드,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이런 특별한 팬 커뮤니티를 만드는 중심에는 역시 창립자인 더글러스 영이 있어요.


더글러스 영은 G.O.D.의 창의적인 리더이면서 동시에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정신적 멘토 같은 존재예요. 사실 그가 없었다면 G.O.D.가 지금 같은 특별한 팬덤을 가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그는 CNN이나 타임지 같은 세계적인 언론에서도

홍콩의 독특한 문화를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젊은 디자이너들에게도 늘 "홍콩에서 영감을 찾아라"라고

이야기하며 지역 문화를 지키는 데 힘써왔어요.

"나는 홍콩 문화를 더 재미있고 신나게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열정 덕분에,

많은 팬들이 홍콩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죠.

더글러스 영은 직접 매장에 나타나 팬들과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고,

브랜드의 기념일이 되면 팬들과 함께하는 워크숍과 파티를 열어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팬들은 그와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거죠.

특히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홍콩이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더글러스 영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홍콩의 회복력에 베팅한다"며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어요.

그의 이런 진심 어린 용기 덕분에 팬들도 다시 열광하며 응원을 보냈답니다.


팬덤은 위기에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걸 G.O.D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하면서 팬들과 깊이 교감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지 않나요?

G.O.D.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단순히 제품을 예쁘고 멋지게 만든다는 데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이 브랜드를 통해 얻는 건 그냥 평범한 기념품이나 소품 이상의 가치잖아요.

어쩌면 G.O.D.가 만드는 물건 하나하나는

홍콩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자신의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거울 같은 역할을 하는지도 몰라요.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봤던 낡은 간판이나,

추억 속 과자 봉지를 재현한 작은 소품들은

그저 보기 좋은 디자인을 넘어서 사람들에게

"우리가 누구인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해줘요.


그렇게 각자의 정체성과 추억을 담은 물건을 통해

팬들은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거죠.


이런 면에서 볼 때 G.O.D.의 팬 커뮤니티는

이제 단순한 팬덤을 넘어서 하나의 작은 문화 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랜드가 주는 즐거움과 자부심을 공유하면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결국, G.O.D.가 수십 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사람들 마음속 깊이 숨어 있는 그리운 추억과 향수를 꺼내서,

그것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도와줬기 때문이 아닐까요?


G.O.D.의 제품과 공간 덕분에 팬들은

"나란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기회를 얻게 되는 거죠.


이렇게 브랜드와 팬들이 함께 성장하고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G.O.D.가 팬들에게 주는 진짜 선물도 바로 그런 게 아닐까요?

팬들과 브랜드가 함께 자신들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것을 지켜나가면서 성장하는 모습 말이에요.


앞으로도 “잘 살고(住好啲), 잘 즐기는” 이 브랜드와 팬들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계속되길 바라요.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여러분이 사랑하는 브랜드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함께 나누고 즐기면서 더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가길 응원할게요.


당신의 브랜드도 당신의 삶 속에서 잘 살고(住好啲) 있나요?

스크린샷 2025-07-09 175226.png G.O.D 공식 홈페이지 머릿글 "모두를 위한 홍콩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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