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됨을 매력으로 ☞ 코스기유가 바꾼 사용성

코스기유, 코엔지 목욕탕이 ‘지역 커뮤니티 허브’가 되기까지(2)

by 알렉

혹시 마음 한쪽에 이런 생각이 남아 있나요?

“좋은 얘기인 건 알겠는데, 현장에선 뭐가 달라지죠?”

앞선 글에서 코스기유를 ‘열린 거실’로 느꼈다면, 이제 그 감각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옮겨볼게요.

코스기유가 택한 건 거창한 선언이 아니에요.

오래됨은 보존과 보강으로 다듬고,

‘깨끗하고 기분 좋은 물’은 매일의 습관으로 만들며,

동네와의 관계는 절차로 차곡차곡 쌓는 것이었죠.

그 위에 우유탕과 테마탕, 러닝과 전통놀이 같은 작은 변주가 재방문을 부르고, 도나리·하라주쿠·치카이치로 이어지는 생활 동선이 더해져요.

이제 그 장면들을 차례로 따라가 보면서,

왜 사람들이 ‘시간을 만들어서’ 이곳으로 오는지 천천히 확인해볼게요.


1) 역사와 창립 배경 — 오래됨을 ‘자산’으로 만든 방식

코스기유는 1933년 도쿄 스기나미구 코엔지에서 문을 열었어요. 건물을 철거하거나 새로 짓지 않고, 1960~70년대엔 증축을, 1989·2004년엔 부분 개보수를 거치며 내부를 보강해 왔죠.

2020년엔 남탕 벽의 후지산 벽화를 새로 복원했고, 2021년엔 국가지정 등록유형문화재로 등재되며 목조 기와지붕과 ‘도쿄형 센토’ 외관이라는 상징을 확실히 지켜냈어요.

한 줄 핵심: 외관의 정체성은 붙잡고, 내부는 필요할 때 보강—‘오래됨=낡음’이 아니라 ‘오래됨=신뢰’로 작동하게 한 선택.


※ 현장 적용 팁(일반 가이드): 오래된 공간이라면 상징 요소 보존과 필요 설비 보강을 나란히 가져가요. 기억은 살리고, 사용성은 오늘에 맞추는 방식으로요.


2) 소유자/운영 철학 — “깨끗하고 기분 좋은 물”

가업 3대에 걸쳐 내려온 문장은 단순해요.

“깨끗하고 청결하며 기분 좋은 물을 끓이는 것.” 현재 대표 히라유스케는 목욕탕을 ‘지역 커뮤니티 센터’로 바라보고, “일상의 연속 속 작은 비일상”을 목표로 잡았죠.

그리고 “깨끗하고 쾌적한 탕을 끓여 100년도 이어지는 동네 목욕탕”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계속 갱신해 왔어요.
한 줄 핵심: 멋진 말보다 중요한 건 ‘매일 같은 품질’—그 일관성이 세대와 시대를 넘어 신뢰가 되죠.


3) 운영 & 이색 이벤트 — 우유탕·테마탕·게임·전통놀이의 조합

운영의 기본형은 남녀 공중목욕탕, 합리적 입장료(성인 약 520엔), 그리고 상징이 된 우유탕(유백색 욕조)예요.

여기에 제트탕과 온·냉 교대욕이 더해지고, 계절과 주간에 맞춘 테마탕(유자, 토마토 등)이 ‘오늘 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줘요.

탕에서 나온 뒤엔 작은 휴게 공간, 우유·맥주 자판기, 만화 코너가 체험의 여운을 부드럽게 이어주고요.


무엇보다 이색 이벤트가 눈에 띄어요.

코스기유는 문신 허용으로 젊은 층과 외국인까지 포용했고, 시가 추진한 WELCOME! SENTO 흐름과도 보폭을 맞췄어요.

‘달리는 코스기유’로 러닝과 목욕을 연결했고, 지역 예술 전시·인디 공연·크래프트 맥주 협업 같은 기획으로 “목욕=즐거움”이라는 새로운 기억을 심었죠.


2017년엔 남탕 내부 게임 토너먼트라는 파격으로 화제를 모았고, 2025년 하라주쿠 점에선 닌텐도와의 하나후다(花札) 이벤트로 전통 놀이를 현대적으로 풀어냈어요(마리오 테마 카드·체험·굿즈 등).

한 줄 핵심: 전통(우유탕·센토) 위에 변주(테마탕·놀이)를 얹고, 포용 정책(문신 허용)과 생활 맥락(러닝)을 붙여 층을 넓혔다는 사실.


4) 지역 커뮤니티 — ‘우리 동네’ 의식이 쌓이는 절차

코스기유는 말 그대로 동네 사랑방처럼 작동해요.

여러 세대가 자연스럽게 섞이고, 직원과 단골의 짧은 안부가 낯선 이에게도 ‘제2의 집’ 같은 편안함을 만들죠. 하라주쿠 2호점은 문을 열면서 지역 한정 프리오픈을 택해 주민·직장인에게 먼저 공간을 열었고, 이후 지하 1층 전체를 치카이치라는 작은 마을처럼 구성해 운동–목욕–식음–엔터/업무가 한 동선으로 이어지게 했어요.
한 줄 핵심: 지역을 먼저 주인으로 세우는 개점 절차와 일상의 반복 접점이 재방문과 구전을 낳아요.


5) 브랜드 확장 — 도나리·하라주쿠·치카이치

본관 옆 별동 도나리(となり)는 1층 공유 주방·거실, 2층 다다미 코워킹, 3층 개인 발코니 방으로 구성된 멤버십/주말 드롭인 공간이에요.

2024년에는 하라주쿠 2호점이 도큐 플라자 하라주쿠 B1에 들어서며, 본점의 우유탕·온냉 교대욕 같은 핵심 경험을 그대로 유지했죠.

치카이치 프로젝트는 지하층을 작은 마을로 엮어, 목욕을 중심으로 한 생활 동선을 확장했어요.
한 줄 핵심: 코어는 지키고, 접점과 문맥을 넓힌다—브랜드를 공간에서 라이프스타일로.


6) 미디어/SNS — 기록하는 브랜드, 참여하는 팬

2017년 법인화 이후 기록과 홍보를 체계화했고, 2021년 웹사이트 리뉴얼과 함께 편집부를 발족해 온라인 미디어 「ケの日のハレ」를 운영해요.

X(구 Twitter)와 인스타그램은 코엔지·하라주쿠 계정을 분리해 일상·이벤트·휴일 공지를 전하고, note(노트)에는 콜라보 취재·인터뷰·기획 의도 같은 심층 글을 싣죠.

라이브 방송 「계속하기 위해, 시작하는 것」으로 팬과 실시간으로도 만나고요.
한 줄 핵심: 오프라인의 하루를 꾸준히 기록·발신해 친숙함→지지→참여로 이어가요.


※ 현장 적용 팁(일반 가이드): 이미지가 있다면 캡션이나 대체텍스트에 핵심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넣어 접근성과 검색 친화성을 함께 챙겨요.


7) 지속가능성 — 재정·리노베이션·일상 품질

코스기유는 합리적 가격대(약 500엔대)에서 높은 만족도로 두터운 단골층을 만들었고, 도나리 멤버십·드롭인, 콜라보 굿즈(마리오 하나후다 등)로 수익원을 다각화했어요.

시설은 주기적 보수와 상징 요소(후지산 벽화) 갱신을 이어갔고, 문화재 등록을 통해 일부 수리비 보조도 받았죠.

하라주쿠 확장은 도큐와 파트너십으로 상업시설 내 임차·프로듀싱 형태를 취해 초기 부담을 낮춘 점도 눈에 띄고요.
한 줄 핵심: 전통 계승과 경영 혁신의 균형—재정과 문화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잡는 방식.


8) 팬덤 — 소비자→참여자→협력자

세대를 아우르는 팬층이 형성됐고, 게임·하나후다·음악·예술 같은 서브컬처 연계 이벤트가 취향 기반 팬덤을 넓혔어요. 특히 ‘센토구라시’처럼 단골이 기획·운영 파트너로 자라난 사례가 인상적이죠. 편집부의 외부 필진·포토그래퍼, note의 필자들 역시 애정 어린 참여자들이었고, 도나리 멤버들이 자체로 대회를 여는 장면도 이어졌어요.
한 줄 핵심: 진정성·지역 밀착·창의적 콘텐츠가 만나면, 손님은 팬이 되고 팬은 협력자가 돼요.


결국 코스기유가 보여준 건, ‘목욕’이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다시 살아보게 하는 작은 비일상이라는 사실이에요. 그걸 오래된 외관과 현대적 운영을 함께 붙들어 지금 여기의 현실로 만들었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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